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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전북현대 일부 관중이 경기 도중 사이렌을 울려 논란을 일으켰다.

전북현대는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경기에서 고승범과 정상빈, 이기제에게 연속골을 내준 뒤 일류첸코가 한 골을 만회하며 1-3으로 패했다. 올 시즌 8승 5무를 기록하고 있던 전북은 이로써 올 시즌 14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하게 됐다. 최근 세 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으로서는 네 경기 연속 무승(3무 1패)의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전북현대 일부 관중은 전북이 수세에 올린 상황마다 사이렌을 울렸다. 일부 관중은 전반 7분 수원삼성 정상빈이 측면을 돌파하는 순간 사이렌을 켰다.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서 첫 코너킥을 하려는 순간 경보나 주의보 등에서 활용되는 사이렌을 울렸다. 전반 13분 수원삼성의 두 번째 코너킥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관중은 골대 뒤 서포터스석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비매너 행위’를 했다.

코로나19 이후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하고 있는 K리그에서는 육성 응원이 금지된 상황이다. 북과 함께 팬들의 박수 소리 등으로 응원이 대체되고 있다. ‘에어혼’ 등 상대를 야유할 때 쓰는 응원 도구가 이따금씩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날도 에어혼은 수원의 공격 때마다 울려퍼졌다. 에어혼 사용은 그나마 애교스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사이렌은 다르다. 지속적으로 울리는 사이렌은 경기 관람을 방해하는 수준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한 명이 지속적으로 울려대는 사이렌에 ‘고막 테러’를 당했다. 전반 28분 고승범의 슈팅 순간에도 사이렌은 짧게 울려 퍼졌다. 이후 주변 관중의 제지로 더 이상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지만 적막한 경기장에 전반 28분까지 이어진 여러 차례 울려 퍼진 사이렌 소리는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전북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특별히 제지한 건 없다”면서 “상대가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일부 관중이 잠시 사이렌을 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맹 규정 ‘제 20조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 3항에는 ‘연맹, 클럽, 선수, 팀 스태프, 관계자를 비방하는 사안이나, 경기진행 및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서는 경기감독관의 지시에 의해 관련 클럽은 즉각 이를 시정 조치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관해 연맹 관계자는 “경기감독관이 현장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면서 “일단은 현장에서 경기 감독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경기 진행에 문제가 된다면 제지해야 하는 사유는 맞다”고 전했다. 전반 수 차례 사이렌 응원 이후 일부 관중이 이 행위를 멈추면서 논란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 전북은 세 골이나 허용한 뒤 경기가 과열되는 분위기로 흘렀지만 이 상황에서도 더 이상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대다수의 관중이 매너 있는 응원을 펼치는 상황에서 소수의 이런 행위에 전체의 이미지는 실추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기 종료 후 일부 관중은 승리 기념 사진을 찍은 수원삼성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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