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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광양=김현회 기자] 전남드래곤즈 전경준 감독은 ‘전술가’로 통한다. '풋볼 지니어스'라는 별명도 있다. 그런 그에게 진지하게 전술에 대해 토론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김현욱이다.

전남드래곤즈는 1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김천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홈 경기에서 김현욱의 두 골에 힘입어 정승현이 한 골을 만회한 김천에 2-1 승리를 따냈다. 지난 안산그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둔 전남은 이로써 최근 두 경기 연속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나 김현욱은 지난 안산전 도움에 이어 최근 두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맹위를 떨쳤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전경준 감독은 전술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했다. 역시나 ‘전술가’다운 면모였다. 그는 “공간을 잡은 상태에서 상대를 미는 훈련을 했다. 수비할 때 대응하는 법에 미스가 있어서 잡아가는 상황이었다. 상대가 퇴장 당하면서 승부는 후반전에도 날 수 있었다. 초반부터 밀어내려고 준비는 했었는데 상대가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고 탈압박으로 빠져 나가면서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 상대가 퇴장 당하고 우리가 위쪽에서 같이 맞받아치는 형태로 운영했다”고 전략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현욱에 대해 언급했다. 김현욱은 이날 두 골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두 골을 넣은 선수에 대한 플레이를 칭찬할줄 알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의외였다. 전경준 감독은 “김현욱은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다”라면서 “팀에서 전술적인 질문도 가장 많이 하는 친구다. ‘이런 게 괜찮지 않겠냐’는 건의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전술가’ 전경준 감독 앞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전술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 전경준 감독은 이런 점에서 김현욱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전경준 감독은 “(김)현욱이 뿐 아니라 (이)종호나 외국인 선수들, 수비수들도 전술에 대해서 나와 많은 이야기를 한다”면서 “탈압박 형태를 잡는 거나 앞에서 ‘킥옵션’을 걸어놓는 것 등을 계속 상의한다. 큰 틀은 나와 코칭스태프가 영상으로 작업을 하고 그걸 선수들에게 대입했을 때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선수들과 직접 이야기를 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경기장에서 로봇처럼 움직이는 거다.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선수마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 그런데 현욱이는 늘 질문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현욱은 쑥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했다. 김현욱은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감독님을 많이 신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이 감독님의 전술과 전략을 어려워할 때도 있고 나도 그렇다. 이거보다 편한 길이 있을 수도 있을 거 같다는 내 의견도 감독님에게 내는 편이다. 경기장에 가기 전에 모든 이야기가 완벽히 끝나야 그라운드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 부분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술가’ 전경준 감독과 전술로 토론하는 김현욱다운 똑 부러지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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