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수원=조성룡 기자] 과거 감독과 코치의 맞대결에서 코치가 웃었다.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삼성과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홈팀 수원이 김건희와 강현묵, 정상빈의 골에 힘입어 울산을 3-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8위에 머물러 있던 수원삼성은 이날 승리에 힘입어 상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 전 화두는 수원삼성 박건하 감독과 울산 홍명보 감독의 맞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과거 한솥밥을 먹고 역사를 쓴 바 있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의 주역이 이들이다.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박건하 감독은 코치로 일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 사람의 맞대결은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수원삼성 박건하 감독은 거제도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홍명보 감독님과의 만남은 굉장히 부담도 될테고 의미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분 좋은 만남이 될 것 같다. 기대가 크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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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사람은 드디어 만났다. 박 감독은 경기 전 홍 감독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경기를 하자고 이야기했다. 같이 감독과 코치로 있다가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났다.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고 홍 감독 또한 "예전에 좋은 추억이 있다"면서 "박건하 감독도 많이 준비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만남을 떠나 수원삼성과 울산의 경기에서는 울산의 승리가 예상될 수 밖에 없었다. 이 경기 전까지 울산은 2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었던 반면 수원삼성은 한동안 승리가 없어 K리그1 8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홍 감독의 말 대로 수원삼성은 정말 많이 준비한 모습이었다.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를 활용해 중원 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았고 울산의 장점인 측면을 잘 봉쇄했다. 이와 함께 전반전 김건희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더욱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여기에 후반전 터진 강현묵의 환상적인 중거리 골과 정상빈의 다이빙 헤더 골은 보너스였다.

세 골 차, 그것도 수원이 세 골 차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울산에 상당히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홍명보 감독 체제의 울산이 세 골을 실점한 것도 처음이었고 세 골 차 패배를 당한 것도 처음이다. 홍 감독의 자존심에 제대로 금이 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과거 홍 감독의 밑에 있었던 박 감독이었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이렇게 충격적인 결과로 끝났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맞대결을 더욱 불타오르게 해줄 장작이 들어간 셈이다. 박건하 감독도 경기 후 "앞으로 울산과 만나면 항상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벌써부터 수원삼성과 울산의 다음 맞대결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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