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랜드FC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단 한 장의 포스터에도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서울이랜드FC가 '서울 더비'를 앞두고 발표한 포스터에도 숨겨진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가 열렸다. K리그1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축구단 FC서울과 K리그2의 서울이랜드FC가 맞붙었다.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두 팀의 '서울 더비'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FA컵 토너먼트 팀을 추첨할 때부터 충분히 두 팀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추첨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서울이랜드는 무난하게 인천송월FC를 꺾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맞붙을 수 있었다.

서울이랜드 구단으로서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였다. 구단 창단 최초로 같은 연고의 프로팀과 '더비'를 치르게 됐다. 서울이랜드 구단은 송월FC를 꺾고난 뒤 FC서울과의 '서울 더비'가 성사되자 '서울 더비'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서울이랜드에서 발행한 경기 홍보물이다.

서울이랜드가 발표한 홍보물에는 서울이 모두 담겨있다. 왼쪽 상단에는 FC서울의 붉은 색 배경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남산타워, 광화문 등이 상징적으로 그려져 있다. 오른쪽 하단에는 서울이랜드의 네이비 색을 배경으로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롯데타워가 그려져 있다. 두 팀을 가르는 사선은 한강을 표현했다.

이미지는 많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다. 서울이랜드는 이 이미지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 서울이랜드 구단 관계자는 "우리팀을 강조하는 것보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펼쳐지는 축구 경기라는 것을 담고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관계자는 "지리상 FC서울은 강북에서 경기를 치르고 서울이랜드는 강남에서 경기를 치른다. 그래서 이미지의 초안은 북쪽에 위치한 FC서울이 위에 있고 남쪽에 위치한 서울이랜드가 아래쪽에 있었다"라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구단이 밑에 있는 그림이라 곤란한 점이 있었다. 강북과 강남, 그리고 서쪽과 동쪽을 고려해서 한강을 사선으로 배치했다"라고 전했다.

이 '서울 더비'의 포스터를 지켜봤던 축구 팬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비록 이날 경기는 FC서울의 홈 경기로 치러졌지만 팀의 역사가 쓰이는 만큼 서울이랜드의 정성과 바람으로 가득한 경기가 됐다.

서울을 담아내겠다는 서울이랜드의 바람이 통했을까. 이날 경기는 A매치를 방불케 하는 많은 취재진이 모여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관중들도 1,974명이 모였다. 취재진의 관심에 정정용 감독도 마스크 뒤로 활짝 웃었다. 정정용 감독은 "월드컵 이후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오랜만이다"라며 "축구 발전을 위해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거 자체가 영광스럽다. 이걸 시발점으로 해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이 있었으면 한다"라는 바램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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