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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구=김현회 기자] 전직 프로축구 선수의 폭력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과거 그가 몸담았던 대구FC 측은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상황을 파악했지만 아직 성추행과 관련한 문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구FC는 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성남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를 앞두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18년 대구FC 소속 선수가 팀 동료에게 폭력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해자인 제 동생에 대한 성추행 및 폭력을 사실을 묵인한 프로 축구단 대구FC와 가해 선수의 정당한 처벌을 원합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을 요청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자는 국민청원 게시판 외에도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글을 남기며 폭로를 이어갔다.

이 청원인은 “프로축구 선수 출신 동생을 둔 29살 일반인”이라면서 “3년 전 프로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 구단에 있던 고참 선수 오ㅇㅇ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또 폭력 및 성추행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동생은 밤 낮 가릴 것 없이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구단 내에서 정상적인 정신으로 운동을 하기 힘들었고 그 계기로 어릴 때부터 간절하게 꿈꿔왔던 프로 축구선수를 그만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다 있는 식당에서 동생에게 유리로 된 물건을 던져 동생의 정강이를 찢어지게 하였고 그대로 달려와 동생을 주먹을 사용해 폭행하며 넘어뜨려 발로 밟기까지 한 일이 있었다”면서 “식당 어머니들과 다른 선수들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고참’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무시 하였고 그대로 동생의 머리채를 잡고 1층부터 세탁실이 있는 4층까지 끌고 올라가 가두어 문을 잠그고 때리는데 이것도 동생의 몸에 최대한 구타한 흔적을 덜 나타나게 하려고 주먹에 옷을 감고 마구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층에 끌려 올라와 맞는 도중 폭행의 사실을 알게 된 구단 코치와 닥터가 무슨 일이냐며 말렸는데 가해자가 하는 말이 동생이 잘못해서 맞는 것 이라고 둘러댔다”면서 “취침시간에 카톡으로 동생에게 동생이 있는 방의 문을 살짝 열어두라고 지시를 하였고 매일 같이 찾아와서 1시간 정도의 대부분의 시간들을 동생의 옷을 벗겨서 동생의 룸메이트에게 방안에 있는 묶을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하여 손, 발을 묶으라고 지시하였고 손, 발을 묶은 뒤에는 동생의 몸을 비하하면서 놀리고 더듬고 성기도 만지고 툭툭 치기도 하며 생각하기도 싫은 심각한 성적 수치감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청원인은 이런 폭력에는 구단의 묵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FC라는 프로 축구구단 안에서 벌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면서 “구단에서 취한 조치는 가해자에게 그냥 며칠 운동을 쉬게 한 것이 전부였다. 동생이 심하게 폭행을 당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하였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쉬쉬했다. 구단의 수석코치에게 밤마다 무섭고 잠도 오지 않고 힘들다며 호소하였고 앞으로 가해자가 너를 괴롭히는 일이 없을 것 이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틀 뒤, 가해자의 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고 프로 축구팀이라는 단체에서 최소한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해줬더라면 가해자와 같이 두지 않았을 텐데 그러한 조치도 제 생각에는 너무 잘못된 것 같다”면서 “이런 상황이 분명 구단 수뇌부 몇 명은 확실히 알고 있었고 더 높은 관리자들 귀에도 들어갔었을 텐데 같은 지역 출신인 구단 수뇌부가 진주에서 운영하는 재단의 축구클럽에서 축구 감독을 하고 있고 또 감독으로 그 가해자를 임명한 그 구단 수뇌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이병근 감독은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병근 감독은 “오늘은 질문을 받기 전에 제가 먼저 한 말씀 드리고 싶다”면서 “다른 기사거리보다는 경기에 관련된 질문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건 구단에서 알아보고 거기에 대해 이야기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지금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구단 관계자들도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한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달 정도 전부터 대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구단에서도 최근에 이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 식당에서 벌어진 폭행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을 마쳤다. 하지만 성추행과 관련한 문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사건 파악이 완벽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떤 말씀을 드리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홈 경기가 열리는 날 실시간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분의 가족이 인터넷에 사건을 올리고 있다”면서 “우리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들이 올라오고 있어 당황스럽다. 일단은 홈 경기를 잘 마친 뒤 이 문제에 대해 대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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