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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잠실=홍인택 기자] 탄탄한 선수층과 주축 선수들의 충분한 휴식으로 서울이랜드가 대승을 거뒀다.

서울이랜드FC는 4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부천FC1995와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뒀다. 레안드로, 바비오, 고재현, 김정환의 골로 4-0 승리를 거뒀다. 정정용 감독은 "준비한 내용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적장이었던 이영민 감독도 "완벽한 우리의 실패"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서울이랜드는 3월 동안 무패 행진을 달렸다. 리그에서는 2승을 거둔 뒤 2무의 성적을 거뒀다.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정정용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대승을 거뒀던 초반 2승과는 달리 전남드래곤즈, 경남FC와의 경기에서 1-1, 0-0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울이랜드는 FA컵에서 그동안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을 주로 기용하면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서울이랜드의 FA컵 상대는 K5리그에서 뛰는 인천송월FC였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격차는 컸다. 서울이랜드는 이건희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주축 선수를 기용하지 않고도 5-0 대승을 거뒀다.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거둔 5-0 대승으로 서울이랜드는 많은 것을 얻었다. '무패 행진'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다가 주축 선수들의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이랜드의 중원을 책임졌던 김선민은 경남FC와의 경기 이후 종아리 근육 1cm가 찢어지는 경미한 부상도 있었지만 FA컵을 통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선민은 이날도 장윤호와 짝을 이루며 부천 미드필더진을 괴롭혔다. 서울이랜드가 부천과 격차를 3-0까지 벌리자 김선민은 후반 10분 최재훈과 교체되어 벤치로 들어올 수 있었다.

반면 부천은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팀이다. FA컵 때도 몇몇 주전 선수들이 뛸 수밖에 없었다. 박준희, 장현수, 조범석 등이 재믹스축구클럽과의 FA컵 경기에 이어 서울이랜드 원정까지 뛰어야 했다. 1주일 간격으로 리그 경기와 FA컵 경기가 펼쳐졌지만 이 아주 작은 차이가 서울이랜드에 대승을 안겨줬다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가장 강력한 중원 장악력을 보여주는 김선민의 회복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부천의 경기력은 결코 나쁘지 않았지만 전반전 동안 김선민과 장윤호, 바비오가 중원을 장악하면서 부천이 매우 힘든 경기를 펼쳤다. 부천은 후반전 들어 조금씩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후반전 크리슬란과 와타루를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린 부분도 있지만 김선민이 벤치로 들어오면서 중원 경쟁력이 살아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부천의 이영민 감독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취재진과의 만남을 통해 "K리그2의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한 단계 높이 나아가려면 탄탄한 선수층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영민 감독의 해석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이다. 부천은 한지호, 이시헌, 조수철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두텁지 않은 선수층이 부상으로 더 얇아졌다. 서울이랜드도 김민균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지만 다른 선수들로 충분히 FA컵을 소화할 수 있었다.

한편 FA컵을 통해 조금씩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던 한의권은 이날 경기에서 제외되면서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서울이랜드 관계자는 "한의권이 완전히 뛸 수 있는 상태가 되면 공격 옵션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이랜드는 탄탄한 선수층에 이어 FA컵 휴식기까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실력과 함께 운까지 따르는 서울이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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