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주인공’ 권씨 “기성용 편에서 협박? 선의를 이용 말라”

D와 박지훈 변호사 측에서 제공한 녹취 파일 편집 영상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기성용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C씨와 D씨 측이 “협박과 회유 전화의 증거”라며 녹취록을 공개한 가운데 녹취록에 등장하는 권모 씨가 <스포츠니어스>에 자신의 입장을 단독으로 전했다.

기성용 측 주장 “D, 권모 씨와 통화에서 오보 인정”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송상엽 변호사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C씨와 D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C씨와 D씨는 2000년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면서 선배였던 기성용과 B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기성용과 B씨는 각각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낸 뒤 서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기성용의 대리인 송상엽 변호사는 D씨가 사건 폭로 뒤 기성용 후배 권모 씨와 한 전화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D는 이 사건 보도가 나가자 오보이고 기성용 선수가 아니라고 자신의 변호사에게 정정해달라고 했는데 자신의 변호사가 ‘대국민 사기극’이 된다고 자기 입장이 뭐가 되냐고 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또 “그동안 상대방 측은 기성용 측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러나 (녹취 파일에는) D 스스로 기성용 측의 회유와 협박이 없다. 심지어는 소설 쓰는 허위주장이라고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D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의 변호사가 실수한 것이니 ‘자기가 싼 X을 자기가 치워야지’라고까지 하고 있다. 즉 이번 사건을 자신의 변호사가 싼 X이라는 것이 피해자라는 D의 진술”이라면서 육성 파일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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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측 주장, “기성용 측 권모 씨가 60여 차례나 협박 및 회유”
그러자 D의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19일 이를 반박했다. 기성용 측에서 공개한 녹음파일이 악의적으로 편집되고 조작된 파일이라고 주장했다. D씨는 “기성용 측에서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편집했다. 명확하게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2월 24일 사건 폭로 보도가 나간 직후 기성용 측은 여러 루트를 통해 집요하게 회유와 압박을 했다. 기성용 측 변호사는 내가 권모 씨와 나눈 대화 앞뒤를 잘라내 악의적으로 편집해 박지훈 변호사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줬다. 기성용 측은 파렴치한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후 C씨와 박지훈 변호사는 22일 다시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보도자료와 함께 편집 영상을 공개하며 “본 영상은 성폭행과 관련, 기성용 측의 지속적인 공개 요청에 응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변호사는 “최초 보도 자료를 공개하고 3시간여 만에 기성용 측으로부터 협박과 회유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며 “기사 오보에 대해 집요하게 강요해오던 60여통의 전화 중 일부”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권모 씨는 “성용이 형이 내게 전화가 왔더라”면서 기성용의 발언을 대신 전했다. 권씨에 따르면 기성용은 “지난날의 과오고 이제껏 잘못한 것도 있겠지만 형도 지금 축구인이고 다 이미지가 있지 않느냐”라며 “애들한테 사과할 수 있는데 벌써 사과하고 인정하면 다 잃는 거 아니냐. 애들이 형 지켜주려면 서로 대화라는 것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모 씨와의 유리한 녹취 파일만 공개하는 양 측
권모 씨는 이렇게 전하며 “이 말은 맞는 거 같다. 우리가 깨끗한 사람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 D씨는 “성용이 형에게 이야기 한 번만 전해줘”라며 “오보 기사 내는 건 변호사에게도 이야기했다. 문제가 커지면 내가 나서서 ‘오보다’라고 기자들과 인터뷰 할 테니까 절대 형 이야기는 하지 말고 계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D씨가 “성용이 형하고 ○○형(다른 가해자)과 같이 만나면 좋겠다”고 하자 권씨는 “오늘이라도 만나자고 할까요?”라고 했다. D씨는 “어 오늘. ○○형은 무조건 나와 달라고 해줘”라고 했고 권씨가 다시 “○○형은 오늘 만날 수가 없잖아요”라고 답하자 D씨는 “자기가 살려면 어떻게든 올라와야지”라고 말했다. 권씨가 “오보 기사를 먼저 쓰고 나서 만나자고 한다”고 전했지만 D씨는 “어떻게 먼저 쓰고 만나냐. 난 만나고 하는 게 나은데”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본 통화 내용 외 약 60여통의 회유, 협박, 강요 통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양 측에서 주장하는 녹취 파일은 같은 인물이 D씨와 통화한 것이다. 하지만 양 측은 같은 인물의 녹취 파일로도 전혀 다른 해석과 주장을 내놓고 있다. 자신들이 유리한 내용을 편집해 공개했다. 정작 2000년 논란 당시에는 전혀 이들과 관련이 없던 권모 씨가 언론전에서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과연 권모 씨와 D의 통화 내용은 이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이 첨예한 대립 속에 녹취 파일 속 주인공인 권모 씨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어렵게 그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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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 씨 “선의로 한 일, 날 이용하지 말아달라”
권모 씨는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좋은 마음으로 어떤 대가도 없이 양쪽을 화해 시키려고 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중재 역할을 하면서 양 쪽으로 듣기 좋은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D측이 “기성용이 잘못을 인정했다”고 주장하는 부분 등은 중재 역할을 하면서 권모 씨가 양 측의 화해를 위해 했던 말을 자신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의미였다. 양 측은 권모 씨와의 통화 내용에서 서로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편집해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권모 씨는 “내 녹취록이 어떤 증거가 될까”라면서 “내 녹취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권모 씨는 자신과 D의 녹취 파일이 과연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반문했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 축구를 했던 사람으로서 좋은 뜻을 가지고 했던 일이 커지자 권모 씨는 난처해졌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모 씨는 이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녹취 파일이 폭로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다. <스포츠니어스>와는 문자 메시지로 인터뷰를 나누게 됐다.

D씨 측 박지훈 변호사가 “기성용이 권모 씨를 통해 약 60여통의 회유, 협박, 강요 통화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 권모 씨는 단호한 입장이었다. 권모 씨는 “회유와 협박, 강요 통화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단 한 번도 회유와 협박, 강요를 한 적이 없다. 이건 D씨도 내가 그런 적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더 이상 나를 이용하지 말아주길 부탁드린다. 내 선의가 협박이나 강요, 회유가 되는 모습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권모 씨는 자신의 선의가 협박과 회유, 강요로 변질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이 더 이상 이 일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권모 씨는 “나는 누구 편도 아니다”라면서 “나는 그 사건을 모른다. 그저 축구인 한사람으로서 화해하길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여기서 멈춰줬으면 한다. 내 선의를 이용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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