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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조성룡 기자] FC서울 팔로세비치의 역할은 생각보다 중요했다.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삼성과 FC서울의 경기에서 원정팀 FC서울은 전반전 상대 정상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기성용의 동점골과 박정빈의 역전골을 묶어 수원삼성을 2-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은 포항스틸러스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 팔로세비치를 영입했다. 팔로세비치는 지난 시즌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다. 따라서 서울에서도 그와 같은 활약 또한 기대됐다. 하지만 슈퍼매치 전까지 팔로세비치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슈퍼매치에서도 팔로세비치의 모습은 포항 시절에 비해 어색했다. 팔로세비치는 공격적인 모습보다 전방과 후방을 연결하는 역할에 주력했다. 팔로세비치가 2선에 위치하는 것보다 중원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특히 전반전에 서울이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팔로세비치는 더욱 수비적인 위치로 내려갔다.

분명 팔로세비치의 위치와 플레이 스타일은 어색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포인트가 하나 있었다. 이로 인해 기성용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좀 더 지켜보면 팔로세비치가 기성용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 기성용이 팔로세비치의 위치로 올라간다. 그리고 이날 기성용은 동점골을 넣었다.

서울 박진섭 감독도 팔로세비치에 대해 "포항에 있을 때 비해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기회가 비교적 적다. 득점력이나 공격적인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팔로세비치의 문제가 아니었다. 박 감독이 기성용과 팔로세비치의 위치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팔로세비치의 희생이 기성용의 득점 행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기성용은 세 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고 있다. 기성용의 공격적인 능력이 빛을 발한 것도 있지만 팔로세비치의 남 모르는 헌신이 있기에 기성용이 좀 더 수월하게 공격적인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것이었다.

기성용도 공격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다들 후방에서의 패스를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 공격 지역에서 도움을 주는 것도 좋다"라면서 "오스마르가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팔로세비치가 고립되지 않도록 전술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기성용과 팔로세비치 모두 공격적인 재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박 감독의 머리는 더욱 아파질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팔로세비치에게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박 감독 또한 "팔로세비치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계속 소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팔로세비치는 그 와중에도 이날 혼자서 도움 두 개를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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