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30일에 열린 수원 더비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코로나 시대의 지역 더비 경기는 어떻게 운영될까.

10일 오후 7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수원FC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열린다. 같은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이번 시즌 첫 더비전이다. 2016년 수원FC가 승격하면서 리그에서 처음 열렸던 수원 더비는 같은 해 수원FC가 곧바로 강등당하면서 1년 만에 막을 내린 바 있다. 수원FC가 지난해 K리그2에서 플레이오프 혈투 끝에 K리그1 무대로 복귀하면서 5년 만에 다시 더비전을 선보이게 됐다.

더비전의 묘미는 단연 팬들의 화력 대결이다. 지역의 주인공을 가린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팬들과 선수단 모두 치열할 수밖에 없다. 2016년에 열렸던 네 차례의 맞대결 모두 선수들의 높은 경기력과 팬들의 응원 대결로 수원 더비의 이름값을 높였다.

올해 수원 더비는 수원FC가 승격에 맞춰 전력을 크게 강화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조직력을 앞세운 경기 운영으로 2연승을 기록 중인 수원삼성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다. 이번 시즌은 모든 구단이 관중을 받고 있지만 입장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다. 감염 우려가 큰 응원 행위 또한 일절 금지되어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공개했다. 현재 원정 응원석이 전면 폐지됐다고 알려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매뉴얼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유관중 운영이 가능할 때 원정석 운영도 허용된다. 단 원정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만 가능하고 의류와 구호 등으로 응원하는 행위는 안 된다.

원정석 운영 여부는 구단이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구단은 지역 간 이동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취지로 원정석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수원삼성의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수원FC의 수원종합운동장은 같은 수원 내에 있어 지역 간 이동 차단의 취지가 무색하다. 물리적 거리도 3km 남짓에 불과하다. 일단 수원FC는 이번 경기에서 원정석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삼성 팬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입장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원FC 관계자는 "현재 수용 인원의 10%만 관중을 받고 있다. 한정된 인원수에서 경기를 보기 좋은 위치로만 관중 구역을 정했기 때문에 골대 뒤 원정석은 운영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수원삼성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연맹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의류, 응원 행위 등이 금지되어 있을 뿐이다. 금지 사항만 잘 준수하면 원정 팬도 경기를 관람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수원FC 측은 향후 입장을 받을 수 있는 관중 수가 늘어난다면 그에 맞춰서 더비전의 원정석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경기는 경기 하루 전인 9일 전석 매진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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