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과 나상호의 시너지, 광주 시절과 달라진 건?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광주에서 환상의 결과를 냈던 스승과 제자가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K리그2에 있던 때와는 많은 것이 변했다.

나상호는 지난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나상호는 왼쪽 측면에서 꾸준히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며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나상호는 이미 지난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도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서울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비록 득점은 없었지만 충분히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는 활약이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홈 개막전에서 불을 뿜었다.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 뒷공간을 노리던 나상호는 순식간에 공간을 찾아 움직였다. 최후방에서 공을 잡고 있던 기성용은 나상호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공을 뿌렸다. 나상호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을 기록했다.

확실한 일대일 상황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만으로도 훌륭한 홈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나상호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34분 이인규의 패스를 받은 나상호는 박스 바깥쪽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날렸다. 나상호의 슈팅은 유현을 지나 오른쪽 구석으로 그대로 꽂히며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서울은 나상호의 활약으로 수원 FC를 3-0으로 꺾고 기분 좋은 홈 개막전을 치렀다.

나상호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자연스럽게 박진섭 감독과의 관계성도 다시 떠올랐다. 나상호와 박진섭 감독은 광주FC가 2부리그에 있던 시절 엄청난 성적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했다. 특히 나상호는 2018년 광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2 득점왕, MVP,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3관왕을 차지했다. 나상호는 당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FC도쿄로 이적,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며 꾸준히 자신의 주가를 올렸다. 이후 국내로 복귀한 나상호는 성남FC를 거쳐 새롭게 박진섭 감독을 선임한 FC서울로 이적하면서 이 둘은 다시 감독과 선수로 만났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둘이기에 박진섭 감독 선임이 알려지자 나상호의 영입을 기다리는 서울 팬들도 많았다. 나상호는 그렇게 서울 팬들과 박진섭 감독을 위해 두 골을 기록했다. 수원FC전 두 골을 기록한 나상호는 “시즌을 시작할 때 득점이 늦게 터지는 시즌이 많았다. 올 시즌은 첫 경기부터 골을 넣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라면서 지난 전북전에서의 아쉬움을 먼저 말했다. 그러면서 “2라운드 때는 꼭 골을 넣을 욕심을 갖고 경기를 치렀다. 그러다 보니까 득점을 하게 된 거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돌고 돌아 오랜만에 박진섭 감독에게 골을 선물한 나상호는 “광주에 있을 때 골이 늦게 터져서 감독님과 내가 속이 터졌었다”라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골을 일찍 넣고 싶은 생각이 컸다. 앞으로도 계속 골을 넣고 팀의 승리를 이끌고 싶다”라고 전했다. 비록 첫 경기부터 골이 터지진 않았지만 광주 시절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 초반부터 득점포를 신고하면서 나상호와 박진섭 감독의 바람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셈이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진섭 감독은 두 골을 득점한 나상호에 대해 “나상호가 광주 때와는 다르게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평가했다. 이를 전해들은 나상호는 “달라진 게 있다고 하시긴 한다”라면서도 “감사하지만 나는 아직 한참 부족하고 배울 게 많다. 감독님에게 더 많이 배우고 싶고 나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선수 입장에서 본 박진섭 감독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나상호는 “감독님은 그 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라면서도 “그나마 달라진 게 있다면 점점 더 잘생겨지시는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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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나상호는 해트트릭도 기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이인규가 상대 진영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은 모두 나상호가 페널티킥을 찰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3-0으로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두 골’과 ‘해트트릭’의 의미 차이는 컸다. 그러나 킥은 나상호가 아닌 이인규가 처리했다. 하지만 이인규가 페널티킥 득점에는 실패하면서 ‘나상호가 찼다면 어땠을까’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았다.

이 장면을 두고 일각에서는 ‘나상호가 양보한 것 같다’는 해석도 있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박진섭 감독은 “나상호가 양보했는지는 모르겠다. 벤치 쪽에서 이인규를 지정한 건 맞다. 이인규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니 마무리 지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나상호 또한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나상호는 “해트트릭 욕심은 솔직히 있었다. 해트트릭을 언제 했지 싶을 정도로 기억이 안 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인규가 얻어낸 파울이다. 인규도 욕심이 있었을 거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득점까지 했다면 자신감도 얻고 득점력도 오를 거라고 생각했다. 팀을 위해서 인규가 차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나상호는 시즌 개막 후 두 번째 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내며 자신의 득점 감각을 뽐냈다. 박진섭 감독과 함께하면서 K리그2에서 득점왕도 차지했기에 이번 시즌 서울에서 보여줄 두 인물의 호흡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상호는 “K리그1에서도 당연히 득점왕 욕심이 난다”라면서 “매 시즌 내 목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FC서울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대한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상호의 득점 감각은 서울로서 매우 반가운 현상이다.

K리그1은 이제 연달아 경기가 열린다. FC서울은 오는 10일 수요일 성남 원정을 떠난다. 이어 13일 토요일에는 인천 원정을 떠나는 일정이 잡혀있다. 빡빡한 일정에 대해 나상호는 “일단 몸 관리를 잘해야 할 거 같다. 좋은 거 먹고, 잘 자고, 잘 쉴 생각이다. 시즌 중에는 몸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 자체가 프로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며 다가오는 일정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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