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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안양=홍인택 기자] FC안양의 치열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중원 조합의 문제다.

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는 FC안양과 안산그리너스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경기가 열렸다. 이날 안양은 반드시 안산을 잡고 싶어했다. 안양은 홈 개막전에서 안산을 3년 연속으로 만났다. 지난 2년 간은 1무 1패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한 안산전 이후 부천FC1995까지 기세를 이어간 후 대전하나시티즌과 김천상무를 상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있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안양은 안산에 1-2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안양이 세웠던 계획은 조금 뒤로 밀리게 됐다. 이우형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홈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는데 승리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팬들이 비시즌 내내 기다리던 홈 개막전에서 패배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안양에 새롭게 합류한 홍창범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전반전에는 홍창범이 중원을 장악하면서 안양이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경기 초반 이상민과 김륜도의 호흡으로 역습을 노렸던 안산은 중원을 완전히 홍창범에게 내주면서 수비지역에서 공을 길게 걷어내기 바빴다.

이는 안산으로서는 더 안 좋은 선택이었다. 측면으로 공을 길게 보냈지만 그 곳에도 안양의 선수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정준연과 주현우가 안산의 공을 따내면서 맹성웅과 홍창범에게 공을 뿌렸다. 맹성웅은 중원에서 공을 배급하며 경기 운영을 도우는 한편 홍창범은 박스 투 박스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FC안양의 경기를 지켜보던 축구 관계자, 그리고 안양의 귀빈들까지 모두 홍창범의 이름이 절로 나왔다. "14번 잘한다. 14번이 누구냐"부터 시작했던 수근거림은 이내 "또 홍창범이다"로 바뀌었다. 그만큼 홈 팬들에겐 그의 활약이 반가웠다. 특히 이번 시즌 새로 영입된 신인이라 더 기대감이 컸다.

이우형 감독도 홍창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홍창범에 대해 "지난 경남과의 경기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고 오늘도 지난 번 경기보다 안정된 경기를 치렀다"라면서 "앞으로 우리 안양의 미드필더로서 미래의 좋은 재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창범의 경기력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안양에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취재에 따르면 애초에 안양이 계획했던 중원 조합은 맹성웅과 최호정이었다. 홍창범이 이번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하기도 했고 당시엔 임선영이 팀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창범이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안양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만큼 안양은 옵션이 많다. 4-4-2 플랫의 중원 조합은 맹성웅을 중심으로 최호정, 홍창범, 임선영을 모두 쓸 수 있다. 최호정은 포백 시스템에서도 경쟁력이 있지만 스리백을 구성할 때도 꼭 필요한 존재다. 스리백을 쓸 땐 닐손주니어의 활용을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중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는 것이다. 선수의 몸상태를 비롯해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내는 게 현재 안양의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한편 홍창범은 전반전에 모든 걸 쏟아냈는지 후반전에는 조금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창범은 후반 41분 박대한과 교체되면서 벤치로 들어왔다. 최호정은 이날은 명단에서 제외되며 경기장 본부석 근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임선영은 지난 시즌 경기 출장수가 부족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옵션이 많은 안양이기에 어떤 중원 조합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일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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