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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안산=홍인택 기자] 안산그리너스의 이준희가 놀라운 선제골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안산그리너스의 이준희는 2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김천상무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수비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이준희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반 5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이상민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더니 오른발 바깥쪽으로 슈팅을 때렸다. 이준희의 슈팅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감기면서 이른 시간부터 안산이 앞서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비록 안산은 후반전 정원진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K리그1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던 김천상무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낸 것에 대해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이준희는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김천상무는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 부담감도 있었다"라면서도 "홈에서 지지 않으려고 했다.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됐다. 이기진 못했지만 오늘 결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준희의 골을 경기장에 있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천상무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선제골이었는 데다가 슈팅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오른발 바깥쪽으로 감아 찬 훌륭한 골이었다. 이준희는 이 골에 대한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준희는 골 장면에 대해 "연습 때 대부분 장난 삼아 각이 없는 곳에서 슈팅 연습을 많이 했다. 마침 이번에 기회가 와서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슈팅했는데 바람을 잘 탄 거 같다. 나도 골이 들어가니 얼떨떨 하더라"라며 "내 지분 보다는 바람의 지분이 더 컸던 거 같다. 운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준희는 골에 대한 새로운 감회를 전했다. 그는 "작년 후반기 들어서 무릎 부상으로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경기에도 많이 못 나갔다. 골이 들어가니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러더라. 그래서 세리머니도 좀 차분하게 했다. 감회가 남달랐다. 마음 고생을 날릴 수 있던 골이었다"라며 후련한 모습을 보였다.

이준희는 워낙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 중이다. 본인은 "스리백의 왼쪽 윙백이 가장 편하다"라고 전했지만 "팀에 맞게 오른쪽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도 전했다. 이준희는 "감독님께서는 올해 포 백을 주문하셨고 포 백의 수비도 많이 주문하셨다. 까뇨뚜에게 시너지 효과를 많이 주라고 주문하셨는데 감독님껜 죄송하지만 가끔 막히면 오늘처럼 공격을 좀 나가야 하지 않을까. 좋은 옵션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이날 이준희의 활약은 대단했다. 공격 면에서도 팀의 선제골을 기록했고 수비 면에서도 상대의 크로스를 막아서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천상무로서도 이준희 존재는 골치 아팠다. 이준희를 공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선택했지만 결국 김천상무가 기록한 동점골은 정원진의 중거리 슛에서 나왔다.

좋은 경기력에 대해 이준희는 "홈이다 보니까 오랜만에 관중들이 찾아와 주셨다. 기운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재치 있는 말을 던졌다. 이준희는 "내가 뛴 자리에서 아스나위랑 경쟁하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선발로 나섰는데 경기력이 안 좋으면 인도네시아 팬들이 욕할 거 같았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라며 웃었다.

이준희는 이어 아스나위에 대해 "좋은 경쟁으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은 팀이 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건강한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아스나위도 좋은 선수니까 배울 건 배우려고 한다"라며 자가 격리 중인 동료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훈련은 이틀 같이 해봤다. 원래 그 나라는 한번도 눈이 오거나 추웠던 적이 없다고 하던데 한국이 추워서 제대로 적응했는지 모르겠다. 아스나위의 영상을 봤을 땐 공격적이고 파이팅이 넘치더라. 아스나위의 영상이 내 골에 많은 도움이 됐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준희는 "아스나위에게 배우겠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본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점도 있지 않을까. 이준희는 잠깐 생각하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한국어는 제가 좀 더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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