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서울이랜드 정정용 감독이 야심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서울이랜드를 통해 K리그 감독에 데뷔한 정정용 감독은 2년차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정 감독의 서울이랜드는 아쉬움을 남겼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막판 순위 싸움에서 밀리며 부임 첫 해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정 감독은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있었다.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결과를 내겠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전지훈련의 막바지를 달려가는 정 감독을 직접 마주하고 앉았다. 올 시즌 정 감독의 야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였다.

전지훈련은 잘 진행됐는가?

오히려 내가 묻고싶다. 많은 감독들을 만나고 왔을테니… 만족하는 지도자가 있던가?

사실 없었다.

맞다. 나도 그렇다. 축구가 그렇다. 만족하려고 하고 선수들을 믿고 의지하려고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내가 바라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단계는 맞다. 하지만 완성까지 도달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100%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의지와 확신을 가지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운동장에 나가서 함께 훈련하면 그런 인상을 많이 받는다. 이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의 아쉬운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는 올 시즌의 동기부여가 됐을 것 같다.

이제 때가 온 것 같다.

무슨 말인가?

결과를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이야기다. 과도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내 자존감을 세워야 할 때가 온 것 같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서울이랜드에서 감독 2년차다. 1년차라면 속칭 '초짜'라 좀 겸손하고 고개 숙일텐데 이제는 2년차다. 이제 확실하게 우리가 노리던 목표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1년차는 내가 목표를 잡고 나름대로 콘셉트를 잡고 했던 것들이 있다. 그 중에는 선수 육성도 있었다. 이는 서울이랜드에서 단단하게 뼈대를 만들어가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모든 선수들에게 평등하게 기회를 주려고 했다. 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로 인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여러 측면에서 젊은 친구들이 발전할 수 있었다.

올해 서울이랜드의 콘셉트는 다르다. 프로라면 어쨌든 도약을 해야한다. 제 자리에서 정체되면 안된다. 선수단 뿐만 아니라 프런트 입장에서도 그렇다. 지금이 무언가 더욱 발전해야 할 시기라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다. 올 시즌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다. "훈련 과정에서는 최대한 공정하게 하고 싶다. 하지만 실전 경기만큼은 결과를 도출해야 하기 때문에 평등할 수는 없다. 경기에서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작년에 비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2년차에 결과를 내겠다는 것은 스스로 부담을 쌓는 것 아닌가?

오히려 3년차가 되면 더 부담될 것 같은데? 하하.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더 부담되는 것이다. 부담감은 늘 프로 감독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1년차일 때 멋도 모르고 덤벼서 좋은 결과 나오면 최상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1년 지나보니 어떻게 만들어가면 될지 조금 알 것 같다.

물론 사실 좋은 결과라는 것은 시즌이 개막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될 거 같은데 안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감독을 해봤고 거기서 일장일단을 파악했다. 나쁜 점이나 단점 등 보완할 것들을 알고 있으니 그 부분을 잘 만들어가면 훨씬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서울이랜드의 축구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을까?

우리가 잘하는 것을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 부분은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물론 우리가 잘하는 전술 하나 업그레이드 시켜서 한 시즌 내내 버티는 것은 역부족이다. 따라서 두세 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상대도 수비하고 우리도 수비하면 수비하는 팀끼리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상대가 수비에 치중한다면 우리가 공격을 해야한다. 이런 것에 대처해야 한다. 물론 상대가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면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걸 하면 되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하다보면 각 포지션마다 선수들의 역할이 조금씩 달라진다. 현재는 선수들의 활용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두세 가지 정도 준비하고 있다.

이적시장에서 완전영입을 중심으로 움직인 것도 비슷한 맥락인가?

이랜드그룹이라는 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축구단의 브랜드 가치나 자산들을 봤을 때 사실 서울이랜드에는 선수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로 필요하고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할 때 임대 제도만 활용할 수 없었다. 서울이랜드도 선수라는 자산을 영입해 가치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선수들로만 효율적으로 접근했다. 임대선수를 완전이적한 경우도 있지만 타 팀에 있는 선수들을 데려올 때도 임대보다는 완전이적으로 데려오려고 노력했다. 내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구단 또한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외국인 선수는 작년같은 경우 우리가 급하게 영상을 보면서 준비를 했던 부분이 있다. 어떻게 보면 초짜 감독이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경험한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하하. 1년차의 교훈은 검증된 선수가 가장 최고라는 것이다. K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가 좋은 거 같다는 부분이 있어서 K리그2 경험이 있는 바비오를 영입했다. 내가 원하는 축구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선수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만큼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했다. 사실 국내 공격수 중에 확실하게 골을 책임져주거나 내가 원하는 수준의 선수는 연봉이 거의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우리가 지출을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계속해서 영상을 보고 지켜본 결과 괜찮다고 생각한 선수를 선택했다. 조금 늦은 감은 있다.

다들 코로나19 변수로 외국인 영입에 난관을 겪더라.

그렇다. 지금도 자가격리 중인 선수도 있고 이제 격리가 막 끝난 선수도 있다. 시즌이 코 앞인 상황에서 이런 부분이 약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적인 부분 등에서 봤을 때 여러가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아마 우리 첫 경기 상대인 부산아이파크도 그럴 것이다. 이 때 승점을 잘 쌓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서울이랜드가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팀이 된 것 같다. 선수들 인터뷰를 보면 "정정용 감독님과 함께해서 좋다"라는 이야기도 많더라.

에이 무슨… 내 덕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경적인 요소 등 외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여러 환경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단도 넋을 놓고 있는 게 아니고 적극적으로 선수들 입장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것이 보일 거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사내 복지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쌓이는 것이다. 점점 이곳이 발전할 수 있는 구단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기업구단이다. 선수들이 볼 때는 좋을 것이다. 감독은 솔직히 모르겠다. 나라는 감독 스타일이 어떤지 선수들이 어떻게 볼까? 그나마 내가 욕은 안한다. 이건 선수들이 좀 편하게 느끼지 않을까?

요즘은 젊은 감독들이 참 많이 등장했다.

내가 정말 까암짝 놀랐다. 나는 늘 젊은 감독이고 소통하는 감독인 줄 알았는데 요즘 감독들을 보니까… 정말 젊다. 나는 '삼촌' 소리 들으면서 U-20 월드컵 나가고 그랬는데 이제 보니까 삼촌 소리 들을 나이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 나이대 감독들은 다 족보가 꼬여있다. 서류상 나이와 실제 나이가 다르다.

전북 남원 지역이 그렇게 '나이 맛집'이라고 들었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이 서류 상으로 나보다 어리지만 실제로는 나와 동기다. 족보가 그렇게 꼬인다. 옛날에는 조금씩 그렇게 나이를 속여서 국가대표에 차출되는 일이 제법 있었다.

혹시 당신도 실제 나이는 다른가?

아니다. 나는 내 생년월일이 그대로다. 이제 와서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지만 예전에 한 감독님이 나보고 두 살만 어리게 만들라고 했다. 하하. 뭐 그 때는 "100만원이면 나이 바꿔준다"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쨌든 현재 감독들의 나이를 봤을 때 내가 거의 최고령에 가깝더라. K리그2에서는 FC안양 이우형 감독 다음이 나다.

일각에서는 젊은 감독들이 다 잘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시 경험 많은 감독들이 조만간 돌아올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 감독들도 더 열정적으로 임하고 더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K리그 감독들에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축구를 얼마나 연구하고 준비하고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관리하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리더로서 감독이 해야 할 일을 잘 해야한다. 나도 열심히 해야한다.

요즘 그 감독들이 너무 치열한 경쟁에 하소연하는 것도 제법 들었다.

당연하다. 올 시즌 K리그2는 내가 볼 때 춘추전국시대다. 어쨌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K리그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축구인 입장에서 이렇게 화제들이 많은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알다시피 부산이나 김천상무는 스쿼드가 두텁다. 이런 좋은 팀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맞다. 그래도 우리 또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서울이랜드에서 여러가지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모든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올 시즌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만 당신은 긍정적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

아니다. 나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 스트레스는 안받을 수가 없다. 하다보니 1년의 세월 훅 지난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경기에서 이기면 일주일 동안 다음 경기를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지만 지고 연패를 당하면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실 프로의 세계가 그렇다. 프로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스트레스는 프로라면 어차피 받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스트레스를 받아 뒤통수가 뜨거울 때도 있고 경기 끝난 날에는 잠을 자는 게 버겁기도 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도 어쨌든 팀이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인다면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구단이 발전하면 차후에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어차피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일들은 모두 지나간 일일 뿐이다. 그거 가지고 '왜 졌을까. 왜 이 선수를 투입했을까' 생각하면 안된다.

물론 '왜?'라는 것은 계속해서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결과에 좀 초연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과에 너무 집착하면 스트레스 받는다.

나는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밑에서부터 다 해봤기 때문에 지도자 생활에 후회는 없다. 내가 무조건 해야한다고 다급하게 굴어 될 일도 아니다. 나는 그저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다. 서울이랜드가 발전적으로 변하기만 하면 만족한다. 거기에 결과까지 따라오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부담되는 경기가 하나 있지 않은가. 서울 더비…

에이, FC서울과 FA컵에서 서울 더비로 붙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하지만 그 앞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서울이랜드는 마장축구회-송월FC 승자를 꺾어야 FC서울을 FA컵에서 만날 수 있다. 아직 서울 더비가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어쨌든 앞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늘 이야기하지만 축구라는 것은 90분이 끝나봐야 아는 것이다. 내가 연령별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그랬다. 꼭 한 번씩 발목을 잡힌다. 내가 예전에 동티모르와도 비긴 적이 있다. 그런 경험을 겪어봤기 때문에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벌써부터 서울 더비를 이야기하면 안된다. 김칫국 마시지 말아야 한다.

물론 우리가 2라운드를 통과해 서울 더비가 성사된다면 이거는 정말 즐거운 일이다. 축구 그 자체도 그렇고 팬들 입장에서도 즐거울 것이다. 서울 더비에서 이기고 지는 것?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화제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이 K리그에서는 중요하다. 만일 성사가 된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과거 FA컵을 돌아보면 K리그2 팀들은 선택과 집중을 하며 일부 로테이션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이랜드는 서울 더비라는 부분으로 인해 이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럴 수도 있다. 우리 또한 지난 시즌에 FA컵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경기를 한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우리 또한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다 경기에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서울 더비는 서울 더비다. 선택과 집중도 상대에 따라서 할 생각이다. 서울 더비 또한 중요한 경기다. 일단 상황을 좀 지켜볼 생각이다.

김정환 말로는 당신이 "FA컵 우승"을 이야기 했다고 하더라.

내 입장에서는 선수들에게 무언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 K리그2에서는 늘 승격이 누구나 이야기하는 것이다. 어느 팀을 가더라도 승격을 말한다. 그래서 조금 승격이라는 단어가 식상하게 느껴졌다. 머리에 그냥 '우리 승격해야지'라는 목표가 있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신선한 게 뭐 없을까 하다가 우리의 방향성을 생각했을 때 비슷한 부분이라 선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먼저 "첫 번째는 올 시즌을 무패로 마쳤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니 선수들이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라. 지금까지 무패를 기록한 팀이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이어 내가 "이게 안될 거 같으면 두 번째로 하고 싶은 게 있는데 FA컵 우승을 해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2019년에 대전한국철도가 FA컵 결승전에 올랐고 화성FC가 4강에 진출했다. 그런데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K리그1 팀들도 FA컵 8강부터는 우승컵을 노리고 베스트 멤버를 내세운다. 한 번 노려보고 싶은데 선수들은 '쉽지 않다'라는 반응이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그렇다면 세 번째로 하고 싶은 것은 승격이다. 우리 승격 좀 해야겠다. 셋 중 하나는 꼭 해야겠다"라고 말했다. 그냥 승격만 말하면 선수들에게 무언가 동기부여를 충분히 주기가 어렵다. 하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동기부여를 승격에 맞추지 않고 FA컵이나 리그 무패에 맞추다보면 선수들이 도전적으로 나서게 되고 자연스럽게 승격이라는 결과물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번 동계훈련에 임했다.

역시 소통 리더십을 발휘하는 감독 다운 발상이다.

내가? 내가 그렇게 소통 잘하는 감독은 아닌 것 같은데… 오히려 벽창호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국장님, 내가 벽창호 같다는 소리 혹시 없습니까? 선수들이 그런 이야기 할 것 같은데?(동석했던 김은영 사무국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면서 "무슨 소리를 하시는가"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있다. 내가 U-20 대표팀을 할 때와는 좀 다른 것 같다. U-20 대표팀에서는 선수들이 다 '애들'이었다. 어리다보니 내가 먼저 다가가기도 해야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있어야 했다. 그런데 서울이랜드는 프로다. 청소년 레벨과 프로 레벨은 소통 방식에 있어서 좀 다른 것 같더라.

인터뷰 동안 방향성에 대해 많은 강조를 했다. 지금까지 서울이랜드에서 그려왔던 계획이 어느 정도 완성됐는가? 그리고 올 시즌 어디까지 만들어 볼 생각인가?

올 시즌까지는 서울이랜드의 안팎에서 내가 계획했던 부분의 80% 이상까지 완성했으면 좋겠다. 서울이랜드라는 하나의 구단이 자연스럽게 구단다운 팀이 되고 이후 세계적인 구단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나아갔으면 좋겠다.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선수단 구성이나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종합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어떤 지도자가 나의 후임으로 오더라도 서울이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쭉 밀고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구단 직원들을 비롯해 모두가 함께 여러가지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조금 더딜 뿐이다. 하하.

알겠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앞두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을 했다. 팬들에게 드려야 하는 말씀이다. 내가 축구팬의 입장에서 축구를 봤을 때 무언가 지루하면 안된다는 것은 정말 맞는 말이다. 당연히 좋은 결과도 만들어야 하지만 돈을 주고 경기장에 들어온 팬들이 지루해서는 안된다. 운동장에서 역동적으로 빠른 템포로 계속 움직여야 한다. 이런 역동적인 축구를 90분 내내 하고싶은 것이 욕심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분명한 사실은 축구가 90분 내내 전술적으로 공격 일변도로 막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비할 때는 분명히 할 것이다. 그러나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돼 진행될 때는 우리 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우리의 플레잉 스타일을 지켜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

특히 올해는 다시 리그가 길어졌다. 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수가 줄어들었지만 올 시즌에는 다시 돌아왔다. 그러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만일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 시즌이 끝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달게 받아 들이겠다. 서울이랜드 구단과 팬들이 하나가 되어 끝날 때까지 같이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정 감독은 '방향성'을 상당히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K리그2는 유난히 치열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많은 구단들이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감독은 도전적으로 나섰다. 올 시즌 정 감독의 승부수는 어떻게 될까. 어찌보면 2021시즌은 서울이랜드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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