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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전남드래곤즈가 FC서울 박정빈에게 합의서 이행을 촉구했다.

FC서울로 입단한 박정빈이 과거 전남과의 합의서 이행 문제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유소년 시절 광양제철중과 광양제철고에서 뛰었던 박정빈은 이후 독일 볼프스부르크 진출 과정에서 전남과 마찰을 빚었다. 고등학교 재학 도중 구단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독일 테스트와 입단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전남 구단은 이를 놓고 법적 소송에 들어가 승리했다. 하지만 이들이 해당 판결을 실제로 이행하지는 않았다. 전남과 박정빈 측이 합의를 했다. 당시 합의서에는 박정빈이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전남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이를 위반할시 위약금 약 1억 5천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약 10년이 지나 박정빈은 전남이 아닌 서울로 돌아왔다.

전남은 박정빈이 서울에 입단했다는 소식에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박정빈이 서울로 입단할 때까지 전남은 어떠한 소식도 전해듣지 못했다. 약 10년 동안 박정빈이 해외 생활을 했기에 전남과 박정빈의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끊긴 상황이었다. 게다가 박정빈은 2019-20시즌 종료 이후 2020년 12월까지 무적선수 신분이었다. 원소속구단을 통해 연락을 취하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전남은 한국으로 들어온 박정빈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현재 소속팀인 FC서울과 박정빈의 에이전트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면서 박정빈과의 연락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전남과 박정빈이 서로 직접 소통한 적은 없다. 전남 구단 관계자는 "에이전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한 수준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는 박정빈이 문제 해결에 굉장히 소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전남 구단은 "박정빈이 우리에게 연락한 적이 없었다"라면서 "오히려 우리가 박정빈과 연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대부분 성공적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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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은 조금씩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2월 초에 전남 구단은 박정빈 측에 합의서 내용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자 박정빈 측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박정빈 측은 당시 계약 당사자였던 부모님이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오는 대로 합의서 이행에 대한 대화를 나누자고 전남 구단에 전달했다. 여기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법적인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남 구단은 합의서 대로만 이행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비록 과거 소송도 있었고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어쨌든 박정빈은 과거 우리 유스 팀에서 키워낸 선수고 향후 K리그라는 같은 무대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다"라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합의서 대로 이행한다면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남의 요구는 간단하다. 박정빈이 합의서 대로 이행하기만 된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박정빈이 이미 서울과 도장을 찍은 상황에서 우리가 영입 등을 노리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합의서 대로 이행하라는 것이다. 합의서에 적힌 대로 이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는 반드시 합의서 대로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아쉬움은 남는다. 한 관계자는 "합의서 작성 당시 박정빈의 부모님이 개입된 것은 박정빈이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라면서 "이제 박정빈은 성인 아닌가. 본인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전남은 조용하지만 강경하게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어찌보면 전남은 마지막까지 남은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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