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양산=조성룡 기자] "이제 가자! 버스 떠난대!"

9일 양산종합운동장, 강원FC의 전지훈련 캠프는 제법 활기찼다. 이날 훈련은 전날 성균관대와의 연습경기로 인해 가볍게 회복훈련을 하는 정도였다.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훈련장에 나타난 선수들은 요가 매트에 누워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다음 공을 만지면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다른 팀에 비해 강원의 훈련시간은 짧은 편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짧은 시간 동안 몇 차례의 트레이닝 세션을 거친 강원은 마지막 20분 가량 김병수 감독의 주도 하에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모두가 그라운드에 서서 김 감독의 지시를 경청했고 연습에 들어갔다. 조금 훈련이 달아오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쯤 강원의 훈련은 끝났다.

흥미로운 것은 강원의 훈련이 아니다. 훈련이 끝난 뒤다. 보통 선수들은 훈련이 한 차례 끝나면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고 짐을 정리한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오른다. 훈련이 끝난 다음 모두가 버스에 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그런데 강원은 훈련이 끝난 이후 선수들이 좀처럼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는다.

훈련이 끝나도 강원 선수들은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서성인다. 동료들과 공을 가지고 놀거나 혼자서 슈팅 훈련을 한다. 강원 관계자는 "이게 강원의 평소 모습이다. 훈련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조금 허전한 선수들은 훈련 이후에도 좀처럼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김동현은 이런 훈련 방식에 대해 "다른 팀에서의 훈련은 몸이 힘들었다. 그래야 훈련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하지만 강원에서의 훈련은 다르다. 뇌가 피곤해야 제대로 하는 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훈련시간 동안 최대한의 집중을 해야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분위기가 낯선 인물은 바로 마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사는 수원FC에서 강원으로 이적했다. 과거 안산그리너스 시절부터 마사는 '연습벌레'로 유명했다. 강도가 제법 센 훈련을 소화한 이후에도 좀 더 훈련을 해야겠다며 혼자서 운동장을 뛰거나 슈팅 연습을 해왔다.

그런데 강원은 마사의 훈련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굉장히 짧다. 힘든 훈련에도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마사다. 그에게 강원의 훈련은 너무나도 낯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여전히 마사는 훈련이 끝난 뒤에도 혼자 슈팅 연습을 하거나 헤더를 연마하는 등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도 마사의 훈련량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다. 전지훈련장인 양산종합운동장과 강원의 숙소는 차로 10분 가량 걸린다. 버스에 있는 동료들이 하염없이 마사를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날도 코치가 "버스 떠난다"라는 이야기를 하자 마사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마사는 아직 강원의 새로운 훈련 방식이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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