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가 조재완을 직접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양산=김현회 기자] 강원FC 조재완이 김병수 감독을 잘 따르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 표현이 과한 적도 있었다. 조재완은 서울이랜드 시절 김병수 감독이 팀을 떠나자 자신의 SNS로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이 서울이랜드를 떠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듯이 ‘D-DAY’를 세며 이를 SNS에 게시한 것이었다. 당연히 팀에 애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에 팬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기도 했다.

이후 조재완은 지금껏 이 이야기를 한 번도 공식석상에서 꺼낸 적이 없다. 민감한 이 사안에 대해 물어본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김병수 감독을 존경 수준을 넘어 ‘추종’하는 듯한 조재완의 입장에 대해서도 그의 답변을 들어본 적이 없다. 과연 조재완은 왜 그토록 김병수 감독을 따르는 것일까. 2018년 서울이랜드를 떠나면서 SNS에 ‘D-DAY’를 게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분노하는 서울이랜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너무 궁금한 게 많아 조재완을 직접 경남 양산의 전지훈련장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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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

나도 반갑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다 물어보라.

알겠다. 조금 짓궂은 질문이 있을 수도 있다.

평범한 질문만 있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떤 질문이건 답하겠다. 괜찮다.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지난 시즌 피로 골절 부상을 당했고 재활을 하느라 1차 전지훈련에는 합류하지 못했었다. 현재 이곳 양산에서 진행되는 2차 전지훈련에 합류해 열심히 몸을 만드는 중이다. 부상 부위는 이제 괜찮아졌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체력 훈련 위주로 진행되는 1차 전지훈련을 빠지고 2차 전지훈련에 합류한 게 부담이 되지는 않나.

몸 상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이다. 나도 외부에서 재활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2차 전지훈련에 합류했는데 다른 선수들은 1차 전지훈련부터 착실하게 해 내 현재 컨디션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잘 준비하고 있어서 큰 걱정은 없다. 요즘은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 팀에서 연습경기 위주로 부족한 걸 채워나가고 있는 단계다. 전술적인 부분을 가다듬고 있다.

김병수 감독이 그렇게 훈련량이 많지는 않다고 들었다.

그렇다. 지금까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감독님께서는 현역 시절부터 부상이 많았던 분이라 지금도 선수들의 부상에 예민하다. 어제는 연습경기를 했고 내일도 연습경기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템포를 낮춰서 가볍게 훈련에 임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한다던지 그러지는 않는 편이다.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의 몸 관리를 자기가 알아서 하길 원하신다.

부상 복귀 이후 연습경기에는 나서고 있나.

어제 연습경기는 못 나갔다. 이번 주까지는 재활에 집중하고 다음 주부터 실전 감각을 키울 것 같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과 연습 때 조금씩 발을 맞추고 있다. 연습경기할 때 밖에서 지켜보니 마사나 실라지 같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더라. 공격진에서 나만 잘하면 그 친구들은 알아서 잘하니까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 이적 이야기가 나왔다. 어떻게 된 건가.

그건 사실이다. 전북으로부터 실제로 이적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내 첫 번째 선택은 강원FC에 남는 것이었다. 나는 강원에서 이루게 싶은 게 있다. 재계약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구단과 의견 차이가 있다. 나와 강원FC도 재계약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느라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전북에서 좋은 제안이 왔고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강원FC에서 이뤄야 할 걸 이루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원FC와 재계약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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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와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전북이 이렇게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게 협상 카드가 됐을 것 같다.

내 재계약이 너무 늦게 발표됐다. 이적도 아닌 재계약 소식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전북과의 협상 이야기까지 나오니까 사람들이 “쟤가 너무 재고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건 아니다. 강원FC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했고 내가 바라는 조건과 구단에서 해줄 수 있는 조건이 달라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전북과의 협상 사실을 카드로 내세운 건 아니다.

강원FC와의 재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나쁘지 않았다. 이영표 대표님께서도 최선을 다해주셨다. 재정이 좋지 않은 시민구단인데 그래도 좋은 대우를 해주셨다.

앞서 말한 내용 중 강원FC에서 이루고 싶다는 게 뭔가.

2019년에 우리가 워낙 잘했다. 2020년을 앞두고 팬들의 기대도 컸고 나도 우리 정도면 충분히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0년 성적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서 꼭 강원 유니폼을 입고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다. 우리는 파이널A 진출, 그 이상을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당신은 2019년 강원과 포항의 명승부에서 혼자 3골 1도움이라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그 경기는 강원이 네 골을 먼저 내주고 다섯 골을 넣은 명승부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금도 그 당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 경기가 나에게는 선수로서 터닝 포인트였다. 그 포항과의 경기 전에는 내가 팀에 잘 적응을 하지 못했고 출전 기회도 적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 경기로 인해서 내가 한 단계 발전했다. 많은 팬들이 그 경기를 잊지 못하는데 사실 나도 마찬가지다. 가끔 유튜브로 그 경기를 한 번씩 찾아본다. 재미있긴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보여준 ‘회오리 감자슛’도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 아니었나.

그렇다. 그 골을 넣고 내가 좀 더 업그레이드 된 건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그 당시 슈팅이 노린 건지, 얻어 걸린 건지 궁금해 하시더라. 지금도 팬들의 의견은 여전히 반반으로 엇갈려 있다. 그런데 내가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그런 자세로 슈팅을 하겠다고 의도는 했는데 골문 구석을 노렸던 건 아니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자세가 딱 그거밖에 없었다. 공을 발에 맞춰 골대에만 집어넣자는 생각이었다. 그 골 이후 기세가 좋았는데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루고 싶은 걸 이루지 못해 아쉬웠다.

알겠다. 여기까지가 형식적인 인터뷰였다. 이제 정말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려고 한다.

뭔가. 이미 마음의 준비는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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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감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좋아하는 것 이상의 감정인 것 같다. 이를 ‘추종’이라고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훌륭하고 큰 선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김병수 감독님을 만나서 이 정도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독님의 축구가 좋았다. 물론 이게 다른 축구가 싫고 다른 감독님의 축구가 별로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김병수 감독님의 축구 색깔을 좋아한다.

당신을 김병수 감독이 지도했던 영남대 출신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당신은 대학교 시절 김병수 감독과 제자로 만난 적이 없다. 언제 그렇게 김병수 감독에게 흠뻑 빠졌나.

내가 상지대를 다녔는데 대학교 시절 상지대가 김병수 감독님의 영남대와 연습경기를 엄청 많이 했다. 그런데 그때 영남대의 경기력에 반했다. 우리도 프로팀하고 연습경기를 많이 해봤는데 영남대가 프로팀보다 더 잘하는 거 같았다. 프로팀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 힘들더라. ‘어떻게 하면 이렇게 축구를 잘하지?’라는 의문이 늘 있었다. 그런데 김병수 감독님께서 2018년 서울이랜드로 가셔서 나에게 영입 제안을 해주셨다. 그래서 흔쾌히 서울이랜드행을 결정했다.

보통 상대팀이 잘하면 상대팀 선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텐데 상대팀 감독에게 궁금증이 생기는 건 의외다.

따지고 보면 그렇다. 그런데 당시 영남대는 특정 선수가 잘한다기 보다는 선수단 전체가 다 잘했다. 내가 4학년 때였는데 당시 그렇게 영남대에 이름을 날리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영남대의 전술이 독특했고 처음 그런 상대를 만나 너무 신기했다. 한 번은 김병수 감독님께 배워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병수볼’ ‘병수볼’ 한다. 김병수 감독의 축구에 대해 뭐가 다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전술적인 부분은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는데 축구를 처음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건 말씀드릴 수 있다. 김병수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 잘못돼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그렇게 다른가.

강원에서 초반에는 감독님 축구를 하면서 힘들었다. ‘내가 감독님 축구하고는 안 맞나보다’라는 생각을 자주했다. 감독님을 의심했다. 그때 강원에 처음 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적응해 보니 내가 습관을 잘못 들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조금씩 적응하다보니 정말 좋은 축구였다. 이거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와서 배워봐야 안다.

나도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럴 수가 없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김병수 감독님의 축구를 궁금해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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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K리그 입성 당시 포항스틸러스의 좋은 제안을 거부하고 김병수 감독이 있는 K리그2 서울이랜드로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실인가.

민감한 질문이기는 한데 사실에 가깝다. 내가 대학교 3학년 때 프로팀에 갈 수 있는 조건이었는데 당시에는 K리그1 팀의 제안은 없었다. 그래서 1년 더 대학교에 있으면서 K리그1 팀 입단을 준비했고 실제로 대학교 4학년 때는 여러 K리그1 구단에서 영입 제안이 왔다. 그런데 그때 서울이랜드에서 김병수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다. K리그1 구단으로 가는 게 당연히 맞는데 김병수 감독님과 함께 해보고 싶어서 서울이랜드행을 결정지었다.

이 정도면 ‘김병수교 신도’ 아닌가.

그런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감독님 축구를 너무 좋아한다.

‘축구감독 김병수’가 아닌 ‘인간 김병수’는 어떤가. 무뚝뚝하고 시크해서 다가가기 어려운 스타일 아닌가.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너무 무뚝뚝하셔서 ‘감독님이 축구로는 대단하시지만 사람과 사람이 대하는 관계는 별개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인간으로서도 배울 게 많다. 진정성 있는 말씀도 자주 해주신다.

어떤 이야기에 ‘은혜’를 받았나.

이번에 재계약 협상을 하는데 감독님이 전화를 해주셨다. 평소 감독님의 성격상 당연히 전화는 안 하실 줄 알았는데 전화를 걸어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딱히 “팀에 남아달라”는 말씀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마음 편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감독님의 말씀에 많은 게 담겨 있었고 팀에 남아야겠다는 결정을 굳히게 됐다. 인간으로서도 배울 게 많고 좋은 분이다.

인간적으로도 그런 두터운 신뢰가 있다면 혹시 김병수 감독에게 현금으로 얼마까지 빌려줄 수 있나.

난감한 질문이다. 하지만 감독님은 그러실 분이 아니다.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김병수 감독으로부터 “재완아. 나 급한데 혹시 목돈 좀 빌려줄 수 있어”라는 전화가 온다면 얼마까지 가능한가.

김병수 감독님이 그렇게 금전적인 이야기를 꺼내신다면 내가 벌고 있는 선에서 최대한 빌려줄 수 있을 만큼 빌려줄 수는 있다. 억 단위로도 필요하시다면 빌려줄 용의가 있다. 그런데 감독님이 지금 나보다 수입이 더 좋지 않을까.

다른 친구들이 돈을 좀 빌려달라고 하면 그렇게 억 단위로 빌려줄 수 있나.

그건 좀 어렵다. 돈은 가족끼리도 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돈 때문에 친구를 잃을 수도 있다. 신뢰가 없는 사람들하고는 돈 거래는 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얼마까지 빌려줄 수 있나.

잘 벌지 않나.

아니다. 그래도 이 바닥에서 15년째 일하고 있으니 신분 보장은 확실한 거 아닌가. 얼마까지 가능한가.

어렵다. 많이는 못 빌려드려도 최선을 다해서 빌려드릴 용의는 있다.

30만 원 가능한가.

그 정도야 언제든 가능하다.

300만 원은 어떤가.

그 정도까지도 가능은 하다. 하지만 법적으로 장치를 해놓고 빌려드리겠다.

김병수 감독은 차용증을 안 쓰고도 억 단위로 가능한 건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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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속적으로 그렇게 김병수 감독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였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결국 당신은 ‘디데이좌’가 됐다.

알고 있다. 지금도 그 일로 욕을 많이 먹고 있다.

당시 심정을 좀 설명해 달라. 당신은 김병수 감독이 서울이랜드를 떠난 이후 SNS를 통해 구단이 떠날 날을 세며 이걸 게시글로 올렸다. 팬들 입장에서는 기분 나빴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었던 행동이다. 아직도 SNS를 통해 공식적으로 이 일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는데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당시에는 많이 죄송했다. 사실 그때 힘든 부분이 많았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구단이나 코칭스태프와의 의견 충돌도 좀 있었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됐지만 당시는 프로 1년차였고 어렸다. 부모님께 다 말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힘든데 기댈 데가 없더라.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한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나.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도 많았고 구단과의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SNS를 통해 그렇게 행동한 건 모두 내 잘못이다. 경솔했다.

하지만 또 강원 팬들은 당신이 김병수 감독을 워낙 따르다보니 김병수 감독이 팀을 떠나면 당신도 떠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건 딱 잘라서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사람 일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니 감독님께서 다른 구단의 좋은 제안을 받고 떠날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구단과 재계약까지 해놓고 바로 감독님을 따라간다? 이건 아니다. 나도 앞서 말한 거처럼 강원에서 이루고 싶은 게 있다.

늘 김병수 감독에 대한 애정은 표현해 왔지만 강원FC에 대한 애정이 딱히 보인 적이 없어서 그런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다.

오해다. 이 자리를 통해 오해를 풀고 싶다. 나는 2019년을 잊지 못한다. 한창 우리가 잘 나가던 춘천에서 그 여름의 기억이 강렬하다. 그때 많은 관중 앞에서 우리가 매번 역전승을 거뒀다. 지금도 그때 열기가 기억 속에 남아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 경기를 하면서 그걸 느끼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다음 다시 경기장에서 강원 팬들의 열기를 느끼고 싶다. 나는 우리 팀에 오로지 감독님만 보고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강원FC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감독님과 강원FC가 둘 다 좋으니 재계약을 한 거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가 강원FC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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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다. 그렇다면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작년에 내가 중요한 순간에 부상을 많이 당했다. 2019년부터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매번 다쳤다. 올해는 부상 없이 잘 마무리 하고 싶다. 대표팀에도 들어가고 싶고 강원FC가 파이널A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자면 두 자리 수 득점을 하고 싶다. 욕심을 더 낸다면 10골 10도움을 해보고 싶은 게 목표다. 나는 도움이 많은 선수가 아닌데 올해는 도움도 많이 해서 (고)무열이 형을 비롯한 다른 형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을 돕고 싶다. 나도 다른 공격수들을 돕고 그들로부터 도음을 받아 10-10을 해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알겠다. 당신을 응원하는 많은 강원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죄송한 마음이 크다. 재계약 발표가 생각보다 늦게 나면서 오해를 한 분들도 많을 거고 나를 걱정해 준 팬들도 많다. 올해 좋은 모습으로 강원이 더 높게 올라가야 그렇게 걱정해 준 분들에게 화답할 수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조심하셨으면 한다. 올해는 꼭 경기장에서 인사드리고 싶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을 ‘디데이좌’로 기억하는 서울이랜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달라.

이건 정말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그 동안 질문해 주시는 분들이 없으셨다. 어떤 한 분도 이걸 물어보지 않으셨다. 한 번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서울이랜드 팬들께 정말 죄송했다. 그때는 많이 어렸고 힘들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축구선수로서 팬들과 구단을 무시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 언젠가는 서울이랜드 팬들을 경기장에서 만나 꼭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FA컵에서 강원FC와 서울이랜드가 만나면 당신이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렇다. 한 번은 FA컵에서 만나고 싶다. 인사를 드릴 기회가 그것밖에 없지 않은가. 경기장에서 만나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서 인사하고 싶다. 서울이랜드는 내 첫 프로팀이어서 만나면 싱숭생숭할 것 같다.

당신이 그 경기에 나서면 야유가 엄청날 것 같다.

야유는 당연히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우리는 축구를 해야하는 직업이다. 야유를 받고도 계속해서 팬들께 빌다보면 언젠가는 팬들도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울이랜드 팬들께는 늘 죄송한 마음으로 지내겠다.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나도 한 번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질문해 주셔서 감사하다.

조재완은 진심을 다해 사과했다. 물론 그의 진심이 팬들에게 곧바로 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조재완은 용기를 내 사과했고 이제 새로운 시즌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부상을 털어낸 조재완이 개막 후 다시 한 번 그라운드에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 K리그 개막까지는 ‘D-19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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