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사무엘이 밝힌 한국 오기 전 ‘친구’ 제리치에게 들은 조언

[스포츠니어스|광양=조성룡 기자] 사무엘은 전남드래곤즈의 새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전남의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활약도는 아쉬웠다. 특히 골을 넣어줄 최전방 자원의 모습은 무언가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전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나이지리아 공격수 사무엘 은나마니를 팀으로 데려왔다. 이제 사무엘은 전남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생활을 시작한다.

<스포츠니어스>는 전남 광양의 클럽하우스에서 사무엘을 마주했다. 미리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그는 치솜, 제리치와 친분이 있었다. 갑자기 훅 걱정이 밀려왔다. 치솜과 제리치는 미디어 앞에서 그다지 유쾌한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사무엘을 대했지만 그는 이들과 또 다른 캐릭터였다. 지금부터 그와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만나서 반갑다. 잘 지내고 있는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중이다. 이번이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서의 첫 번째 경험이다. 처음이라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나는 지금 새로운 세계에 들어와서 정말 모든 것에 대해 새로움을 느끼고 있다. 심지어 시차마저도 달라졌다! 먼저 시차 적응부터 해서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 나아지고 있다.

당신 말대로 이번이 첫 번째 아시아 도전이다.
과거 스웨덴에서 3년 동안 경기를 많이 뛰었다. 나름대로 축구를 하는 동안 내 이름을 많이 알린 것 같다. 그 때 치솜을 상대팀으로 만났다. 치솜은 나이지리아에서 두 번째로 좋은 팀에서 뛰다가 스웨덴으로 와서도 잘 활약했다. 지금도 치솜과는 잘 연락하고 지낸다. 굉장히 빠르고 골을 많이 넣을 줄 아는 선수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 새로운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분이 나이지리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팀에도 많은 도움이 되면서 내가 한국에서도 좋은 선수라는 것을 각인시켜주고 싶다.

치솜과 친구라고? 굉장히 노잼이던데…
맞아. 하하. 치솜은 굉장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물론 나도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많은 영향을 받아 같은 기독교 신자다. 하지만 치솜의 독실함은 내가 결코 이길 수가 없다. 아마 치솜 그 친구가 재미 없는 이유도 신앙심이 정말 깊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리치와도 친구라고 들었다.
맞다. 내가 한국에 오기로 결정한 다음에 제리치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특히 제리치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생활해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성공할 수 있는지 알려줬다. K리그는 외국인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심리적인 부분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리치 말로는 동계훈련이 시작되면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K리그 팀들의 동계훈련 강도가 높은데다가 홀로 외국인 선수의 입장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서 잘 이겨내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에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운동에 집중하고 매 경기에 집중하면 주위에 있는 한국인 동료들이 더욱 더 신뢰하고 친하게 지낼 것이라고 하더라. 결국 동료와의 호흡도 잘 맞아 떨어지면 시너지 효과가 나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역시 항상 매 순간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한다.

나이지리아와 한국이 비슷하다는 것이 흥미롭다.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정말 비슷하다. 특히 사람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다. 두 나라는 모두 사람을 대할 때 친근감과 호의를 가지고 대한다는 부분이 같다. 특히 내가 지난 3년 동안 뛰었던 스웨덴을 생각한다면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정말 그런 것 같다.

스웨덴에서 생활할 때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했다. 내가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도 그저 기피하더라. 각자 자기들 만의 세상이 있었다. 특히 내가 스웨덴의 첫 번째 팀에서 뛸 때는 모든 선수들이 스웨덴 사람이었다. 이들은 훈련이 끝나고 모여서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없이 그냥 집에 갔다.

내가 그나마 아내가 스웨덴 사람이고 아이도 스웨덴 국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일 다른 사람이었다면 꽤 적응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나마 마지막으로 뛰었던 팀에서는 다국적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 좋은 가족 같았다. 그래서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사람 만나고 같이 어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사람이 자가격리 2주는 어떻게 버텼나.
하… 정말 쉽지 않았다. 정말 힘들었던 2주였다.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2주 동안 허송세월 하면서 보낼 수는 없었다. 자가격리가 끝나면 곧바로 팀에 합류해야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만나야 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 아니겠는가.

그래서 꾸준히 훈련을 계속했다. 피지컬 코치가 자가격리 중인 나를 위해 매일 훈련 스케줄을 만들어줬다. 그 지시에 따라서 계속해서 훈련했다. 하지만 그래도 남은 시간이 많았다. 할 것도 없어서 계속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방 안을 걸어다녔다. 다행히 매일 밥은 구단에서 양식 위주로 배달을 해줘 먹을 수 있었다.

자가격리가 끝난 순간 곧바로 뛰어나갔다. 정오에 딱 끝나자마자 나갔다. 새로운 공기가 내 코에 들어왔다. 좋은 공기를 쭉쭉 들이마셨다. 약 10분 간 나와 있었지만 많은 것을 봤다. 한국에는 어떤 건물들이 있고 어떤 사람들이 돌아다니는지 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도 즐거운 순간이었다.

광양이라는 도시는 어떤가?
시국이 시국인지라 많이 다녀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다른 도시에 비해 광양 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이곳은 확실히 포스코가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대부분 포스코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비슷한 옷을 입고 다닌다.

게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광양에서 거주할 준비를 했다. 대형 마트에 가서 집에 필요한 것들도 샀고 식당에 처음으로 혼자 가서 밥도 먹었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을 데려오지 못했지만 빨리 가족들에게 이 도시를 보여주고 싶다. 특히 아내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서 굉장히 궁금해할 것 같다. 물론 지금은 훈련에 집중해야 하지만 말이다.

머리 스타일을 보면 미용실부터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이 머리 스타일?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많이 하는 드레드 스타일이다. 머리가 길어지면서 이렇게 한 번 해봤다. 이 스타일을 유지한지 한 2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이 머리 스타일을 유지할 만한 미용실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옆머리만 커트하는 정도로 관리하고 있다. 에이전트와 좀 이야기해서 미용실도 찾아볼 생각이다.

그 머리가 한국에서는 꽤 비싸다.
골을 많이 넣어야겠네…

한국 음식은 잘 적응했는가?
나이지리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밥과 고기를 먹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다. 만일 내가 스웨덴 사람이라면 음식이 상당히 달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이지리아 사람이라 괜찮다. 매운 것도 잘 먹는다. 심지어 전남 선수단에 합류하고 첫 끼는 매운탕이었다.

치솜은 이태원 나이지리아 음식점을 제법 가더라.
아마 치솜은 고향이 많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하하. 나는 2014년부터 해외 생활을 하면서 음식에 대한 것은 까다롭지 않다. 어디를 가더라도 음식에 대해서는 준비되어 있다. 새로운 곳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부담감은 조금 있었지만 계속해서 한국 음식을 맛보면서 적응하고 있다.

지금 생활은 간단하다. 출근해서 팀 훈련을 소화한 다음 저녁을 먹고 집에 가서 계속 전화를 한다. 나이지리아에 있는 가족들과도 통화해야 하고 스웨덴에 있는 아내와 아이에게 통화해야 한다. 외국인 등록증이 빨리 나와야 집에 송금도 할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조금 불편할 뿐이다.

시래기국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소문이 났더라.
내가 처음에 한국에 온 이후 자가격리도 마친 다음 에이전트와 식사를 했다. 여기서 처음 먹어본 것이 시래기국이었다. 너무나도 맛있었다. 정말 맛있게 먹어서 에이전트에게 이 음식의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다. 이게 한국말로 ‘시래기국’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전남에 합류한 다음 동료들이 내게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어봤다. 그 중에서 떠오른 것이 바로 시래기국이었다. 그런데 그 때는 순간적으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시…시…”하니까 동료들이 바로 “아, 시래기국!”하고 맞추더라. 그래서 소문이 난 것 같다.

동료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많이 적응한 모양이다.
일단 전남 구단의 분위기가 정말로 가족같다. 동료들과 나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잘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전남 선수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있다. 만일 훈련이 힘들고 좋지 않은 결과가 있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전남드래곤즈 제공

나이지리아와 비슷하게 한국에서도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도 조금씩 파악하는 중이다. 아직은 형들과 빡구(박찬용) 정도만 안다(통역은 박찬용의 ‘박’을 발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에서는 식당에 가면 테이블이 크게 세 개로 나뉘어 있다. 여기서 전남 선수들의 나이를 조금씩 파악했다.

선수들이 세 개의 테이블에 앉는다. 그런데 각 테이블마다 막내, 중간, 고참으로 구분이 되더라. 보면서 적당히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밥을 먹는 사람들이 제일 막내라고 생각했다. 하하. 처음에 나는 아무것도 몰라서 제일 나이 어린 선수들 사이에 앉아 밥을 먹었다. 그런데 주장 이종호가 같이 밥을 먹자고 해 이제는 최고참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있다.

어쨌든 전남에서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다. 물론 나는 전남에 새로 왔기 때문에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많은 미팅도 하고 다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현재 분위기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광양루니(이종호)와 고대앙리(박희성)가 있어 주전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주장과 12번! 잘 알고 있다. 하하. 루니와 앙리 사이에서 주전 경쟁은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경쟁을 하다보면 항상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 또한 찾을 수 있다. 주전 명단을 정하는 것은 전경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할 일이다. 나는 좀 더 동기부여를 만들어내서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아마도 루니와 앙리가 있는 공격수 자리에서는 좋은 경쟁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전술적인 부분은 미세하게 다를 수 밖에 없다. 내가 언제 투입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들어갈 때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고 들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팀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싶다.

지난 시즌 전남의 외국인 농사도 아쉬웠던 가운데 당신이 제리치와 치솜의 친구라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클 것 같다.
그렇게 전남 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경기를 할 때 내가 골이나 도움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부담감은 내려놓고 책임감으로 뛰려고 한다. 팀과의 조화를 신경쓰겠다. 팀이 잘되면 나도 잘된다.

치솜이나 제리치같은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잘했다. 그래서 그들과 비교가 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압박 받는 편은 아니다. 치솜 만의 스타일이 있고 제리치 만의 플레이가 있고 나 만의 특징도 있기 때문이다.

K리그 시즌이 시작된다면 내가 뛸 때 제리치나 치솜 같은 선수가 언급될 것이다. 이런 것은 내게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두 친구를 알고 있는 덕분에 미디어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기도 하다. 운동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K리그2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1월까지는 주로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다. 이제 2월부터는 연습경기가 많이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다. 지금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잘 이어가서 K리그2 첫 경기부터 긍정적인 생각을 통한 좋은 결과를 만들어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내 한국 생활도 이제 시작이다. 아까 말한 것처럼 한국에서 내 이름을 좀 더 많이 알리고 싶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면 내가 원하는 공격포인트도 많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팀이 먼저다. 팀을 위해서 내가 최선을 다한다면 내 이름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사무엘은 치솜과 달리 상당히 유쾌한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축구 이야기를 할 때면 한없이 진지했다. 올 시즌 전남의 호성적은 사무엘의 발 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사무엘은 그의 친구 치솜과 제리치처럼 K리그에 깊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을까. 사무엘의 첫 아시아, 그리고 한국 생활은 이제 막 시작됐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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