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광주FC 박진섭 감독은 올해 다시 도전에 나선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을 차지한 광주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뛴다. 하지만 첩첩산중이다. 승격은 했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어렵다. 제한된 예산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야한다. 승격을 해도 광주는 여전히 강등권 후보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팀의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록 박진섭 감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창 K리그1 준비에 한창이다. 새 시즌이 다가왔지만 광주는 크게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 않았다. 박 감독은 "항상 하던 것을 그대로 하고 있다"라면서 "기본적인 포메이션 등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광주의 처지는 다르다. 지난 시즌까지 최상위권에서 우승을 노리던 광주는 이제 이번 시즌에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을 펼쳐야 한다.

그래서 광주는 포메이션 대신 스타일의 변신을 꾀한다. 박 감독은 "아무래도 K리그2에 있을 때와 전술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라면서 "전략적인 면에서는 변화를 줄 계획이다. K리그2에서는 우승해야 승격할 수 있으니 더욱 공격적으로 이기는 축구를 했다. 하지만 K리그1에서는 수비적인 축구를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역습 등도 신경쓰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지난 시즌 박 감독과 광주는 K리그2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실을 얻었다. 그만큼 관심도 많이 받았다. 특히 젊은 나이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박 감독의 지도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박 감독이 다른 팀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박 감독은 이직 대신 광주와의 재계약을 선택하며 다시 한 번 도전을 택했다.

이 이야기를 하자 박 감독은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다른 곳에서 오라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광주에 대한 의리를 과시했다. "이곳은 내가 첫 감독을 맡은 팀이고 우승도 한 팀이다. 선수들이 K리그1에 대한 꿈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을 때 내가 그들을 버리고 다른 곳을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광주와 재계약을 할 생각이었다. 계약이 조금 늦어졌지만 내 거취 때문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난관은 많다. 여전히 광주는 시민구단이다. 예산의 한계가 있다. 게다가 올 시즌에는 박 감독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기영옥 단장이 없다. 박 감독은 먼저 예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시민구단은 항상 그렇다. 하지만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자원에 맞는 효율적인 운영을 해야한다. 많은 돈을 쓰지 못하지만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돈을 잘 써야 한다. 그래서 광주는 끈끈한 조직력과 선수들의 투지로 승부해야 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기 단장의 사임에 대해서 박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도 그 공백을 느끼고 있다. 아무래도 축구에 대해 많이 아시는 분이기 때문에 선수 구성 등에서 상의도 많이 했고 조언도 많이 얻었다. 이제는 기술적인 문제를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올 시즌 초가 좀 힘든 점이 많다. 혼자 해야하니 더 바쁘다. 사실 머리가 많이 아프다"라고 토로했다.

그래도 박 감독은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일단 김창수와 한희훈, 김효기 등 베테랑을 영입하며 경험을 보강했다. 비결에 대해 박 감독은 웃더니 "그냥 부탁했다"라면서 "대부분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전화해서 '한 번 와주세요'라고 말했다. 많은 연봉을 받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광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영입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포화 상태이던 골키퍼 교통정리도 어렵게 완료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주는 주전급 골키퍼를 여럿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봉진을 부천FC1995에 임대 보냈고 윤보상을 제주유나이티드로 이적시켰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정말 어려운 선택이었다"라면서 "고민이 많았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기에 정리해야 할 방법이 쉽게 안나왔다. 특히 특수 포지션이라 더 고민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제 광주의 선수단 구성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좀 더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다. 그는 "아마 K리그1에서는 우리가 수비에 치중할 일이 많을 것이다"라면서 "공격 쪽에 무게감을 더할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다. 펠리페보다 조금 뒤에서 그를 돕거나 펠리페가 막혔을 때는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인 선수도 한 명 정도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광주의 목표는 생존이다. 박 감독은 "올해 목표는 일단 생존이다. 그 이상은 고민하고 있지 않다"라면서 "K리그1 생존이 결정되면 그 다음을 생각하겠지만 지금은 냉정하게 생존해야 한다. 첫 번째는 K리그1에 살아남는 것이다. 바로 다시 강등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팀이 K리그1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튼튼한 뿌리와 힘을 만드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 시즌 광주는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마지막으로 "올해는 새 운동장과 클럽하우스가 생기는 등 환경도 많이 개선된다. 그리고 광주라는 팀이 창단된지 10주년을 맞는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은 분위기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관중들이 많이 경기장에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첫 번째 해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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