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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전남드래곤즈 최효진이 지금껏 밝히지 않았던 질환에 대해 공개했다.

2005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한 최효진은 포항과 서울 등을 거친 뒤 2015년부터 전남에서 활약 중이다. 데뷔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려 16년간 매 시즌 두 자리수 연속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꾸준한 기량에 철저한 자기관리가 더해진 결과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에서 413경기에 나와 23골 30도움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에는 전남과 플레잉코치 계약을 맺었다.

최효진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16년 연속 두 자리수 출장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전했다. 그는 “축구선수로 살기 위해 인생을 재미없게 보냈다”면서 “당장 오늘 밤에 친구들과 노는 게 목적이 아니라 다음 날 훈련을 위해 휴식을 하며 젊은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유혹도 많았지만 나는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에 나가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게 더 좋았다”면서 “그래서 그런 유혹도 뿌리쳤다. 그렇게 살다보니 유흥에는 지금도 별로 관심이 없다”고 웃었다.

최효진은 대기록을 달성하면서도 남모르게 병마와 싸워야했다. 최효진은 “선수 생활 내내 갑상선 질환과 싸워야 했다”면서 “2007년 포항에 입단한 후 갑자기 체중이 쭉쭉 빠지고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내가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인데 숨도 차고 너무 힘들더라. 평상시에 가만히 있어도 맥박이 막 뛰어서 느낌이 안 좋아 병원에 가봤더니 갑상선 질환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운동을 중단하고 약을 먹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갑상선 질환이 나의 가장 큰 적이었다”고 고백했다.

K리그에서 가장 폭발적인 체력을 자랑했지만 그에게는 남모를 고통이 있었다. 최효진은 “박항서 감독님이 계실 때 상주상무에 입대했었다”면서 “내가 정말 체력으로는 자신이 있는 편인데 한 번은 여름에 경기를 하면서 못 뛸 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경기가 너무 힘들어서 끝나고 구토를 할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병원에 가보니 어김없이 갑상선에 다시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2~3년에 한 번씩 갑상선 질환이 다시 나를 찾아와 괴롭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효진은 이 와중에도 긍정적이었다. 그는 “갑상선 질환이 생기면 보통 약을 2년씩 먹는다. 군 면제 사유가 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라면서 “하지만 나는 약을 한 달 정도 먹으면 다시 괜찮아졌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요즘에는 큰 어려움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오로지 축구로 성공하기 위해, 우승하기 위해, 다음 경기를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살다가 서른이 넘어가고 전남에 오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하루하루 동료들과 어울리고 즐겁게 지내다보니 몸도, 마음도 편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최효진은 올 시즌 플레잉코치로 전남을 이끈다. 그는 K리그에서 염기훈과 함께 현역 선수 중 유이한 A급 지도자 자격증 보유자다. 여기에 플레잉코치 활동도 지도자 경험으로 인정돼 지도자 자격증의 최종 단계인 P급 지도자 자격증을 향해 남들보다 일찍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최효진은 “16년을 이어온 두 자리수 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이 올해도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내가 경기에 나간다는 건 그만큼 팀이 잘 안 풀린다는 뜻이다. 애착이 가는 기록이지만 이제는 기록보다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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