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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제주=김현회 기자] ‘애제자’ 송민규를 상대팀으로 맞이해 골을 허용한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제자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농담을 건넸다.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U-23 올림픽 대표팀의 비공개 연습 경기에서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이 3-1 승리를 따냈다. 오세훈과 이동률, 송민규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포항에서는 이광준이 한 골을 만회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송민규의 활약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포항 소속인 송민규는 원소속팀을 상대로 경기에 출장해 1골 1도움이라는 맹활약을 이어 나갔다. 전, 후반 50분씩 진행된 연습 경기에서 송민규는 후반 투입돼 35분 이동률에게 어시스트를 했고 후반 종료 직전에는 조영욱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스포츠니어스>와 단독으로 만난 포항 김기동 감독은 “오늘 전반전과 후반전 멤버를 싹 다 바꿨다”면서 “우리가 외국인 없이 훈련 중이다. 전반전에는 우리가 그래도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고 후반전에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오범석과 신광훈 등이 경기에 나섰지만 권완규와 이광혁 등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선수들은 경기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동 감독은 상대팀으로 만난 송민규에 대해서 농담을 건넸다. 김기동 감독은 “내 계획 하에 민규가 우리를 상대로 한 골과 한 개의 도움을 올렸다”면서 “나는 항상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 민규가 들어오면 살짝 열어주라고 말했다. 민규는 올림픽에 가야한다. ‘학범슨’ 감독님 눈에 들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한다. 지더라도 민규를 위해 양보하자고 했다”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김기동 감독은 “초반에는 상대가 전방 압박을 엄청해서 당황스러웠는데 전반 15분 이후에는 우리의 페이스를 찾았다”면서 “내용은 괜찮았다. 아직 임상협 등의 컨디션이 완벽하지는 않은데 일부러 좀 뛰게 했다. 외국인 선수가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아 선수를 기용하는데 있어서 고민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 하창래가 출전했는데 잘했다. 군대에 가야하는데 사실 군대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기동 감독은 송민규에 관한 에피소드를 하나 더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오늘 민규가 후반전에 들어가서 (오)범석이를 한 대 까더라”라면서 “그리고 범석이가 화를 내려고 일어나면서 뒤를 돌아보니 자기를 가격한 상대가 민규라는 걸 알고는 어깨를 두드려줬다”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오늘 민규가 잘하더라. 우리 팀 소속인 이수빈도 전반전에 나와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상대팀이지만 흡족한 플레이를 펼친 제자들을 평가했다.

김기동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으로 떠나기 전 송민규를 많이 배려했다. 김기동 감독은 “송민규가 우리 이 서귀포 숙소에서 지난 4일부터 훈련을 하다가 올림픽 대표팀의 강릉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는 올림픽 대표팀이 우리와 같은 서귀포 숙소로 옮기면서 다시 이곳으로 이동했다”면서 “민규가 올림픽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 걱정이 많더라. 우리는 2월에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일정이 있어서 12월부터 체력훈련을 했다. 민규가 올림픽 대표팀에 가면 또 체력훈련을 시작해야 해 걱정하고 있어서 일주일 정도 가벼운 훈련만 시켰다”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송민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자신의 재계약 조건에 송민규와 강상우는 꼭 잡아달라는 조항을 넣었을 정도다. 김기동 감독은 “우리 팀에서 올림픽 대표 선수도 나오고 성인 대표 선수도 나와야 한다”고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기대의 주인공은 당연히 송민규다. 상대팀 선수에게 1골 1도움을 허용했지만 김기동 감독은 이날의 패배가 기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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