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원두재 “중앙수비? 미드필더? 주어진 역할에 최선 다할 뿐”


[스포츠니어스|통영=조성룡 기자] 울산현대 원두재가 포지션 이동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울산 원두재는 통영 전지훈련장에서 진행된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년과 달리 바로 시즌에 돌입하는 것이라 조금 어려운 점이 있다”라면서 “AFC 챔피언스리그(ACL) 이후 자가격리를 하면서 체중도 좀 늘어난 상황이다. 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하면서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위해 맞춰가는 중이다”라고 근황을 밝혔다.

그는 ACL 이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거쳤다. 원두재는 “혼자 하면 조금 힘들 것 같은데 (이)청용이 형, (고)명진이 형과 함께 했다”라면서 “3일 정도는 격리되어 지내도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할 것도 없고 운동도 못하는 점이 제법 힘들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원두재는 새로 부임한 홍명보 감독 체제에 한창 적응 중이었다. “아직까지 크게 힘든 것은 없다”라고 말한 원두재는 “패스 게임이나 수비적인 전술 훈련 등을 재밌게 하고 있다. 앞으로 훈련 강도가 조금 더 세질 것이라고 하는데 기대도 된다. 빨리 훈련을 해보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원두재에게 홍명보 감독은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 원두재는 “홍 감독님의 2002년 월드컵은 내가 다섯 살이라 잘 기억이 안난다. ‘이경규가 간다’로도 잘 보지 못했다”라면서 “홍 감독님에게 수비적인 위치나 노하우 등을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원두재의 입장에서는 얼마 뒤 열릴 클럽 월드컵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카타르에 돌아와 자가격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시 카타르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클럽 월드컵 일정을 마치면 귀국한 뒤 다시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한 다음 K리그1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원두재는 긍정적인 생각이었다. 그는 “어쨌든 클럽 월드컵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출전한다는 사실에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게다가 강팀과 맞붙을 수 있는 기회다. 내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U-23 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동준이 팀 동료로 합류한 것은 원두재에게 힘이 될 것 같다. 그는 “작년부터 이동준이 울산에 올지 말지 이야기를 계속 했다”라면서 “이동준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게 되어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동준에게 그래도 부산보다는 울산이 나을 것이라고 추천을 했다”라면서 “(이)동준이 형도 경기에 이기고 싶은 승부욕이 남다르다. 아무래도 울산은 상위권 팀이기 때문에 동준이 형이 울산이라는 팀에서 올 한 해 많이 이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올해도 원두재는 바쁠 예정이다. 당장 클럽 월드컵에 출전해야 하고 이어 K리그1 시즌이 시작된다. 게다가 ACL 일정도 있다. 여기에 원두재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U-23 대표팀과 벤투 감독의 국가대표팀까지 왔다갔다 해야 한다. 또 그는 소속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원두재에게 포지션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는 “나는 솔직히 크게 상관은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네티즌들은 내가 센터백 보는 것을 싫어하시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원두재는 “나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각자 감독님이 나를 활용하는데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장점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뿐이다. 다음에는 센터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웃으면서 말했지만 원두재는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을 한 것 같았다. 그는 “네티즌 댓글도 다 보고 형들이 놀릴 때도 있다”라면서 “형들이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고 나면 ‘너는 왜 가서 중앙수비를 하고 있냐’라고 놀린다. 그래도 국가대표팀에서 잘하면 나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아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원두재가 ‘놀리는 형’을 언급하자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홍철이었다. 그는 동료들의 SNS에 악플 아닌 악플(?)을 달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원두재는 그를 언급하자 오히려 “홍철은 그 축에도 끼지 못한다”라면서 “(홍)철이 형은 자신보다 더 약한 애들을 많이 놀리는 편이다. 비등하거나 놀릴 때 반응을 세게 하는 후배는 괴롭히지 않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원두재는 웃으면서 “철이 형은 주로 만만한 후배들을 많이 괴롭히시는 것 같다. 나는 악플을 받을 때 가만히 있는 편이 아니라 조금 더 받아치는 편이다. 게다가 철이 형의 악플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 혹시 악플이 달리면 ‘고베전에 형도 잘한 거 없지 않냐’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면 된다”라고 홍철 공략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올 시즌 원두재는 눈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내가 미리 준비하는 성격은 아니다”라면서 “앞에 있는 것부터 잘 준비하겠다. K리그1도 있고 FA컵도 있고 ACL도 있다. 선수라면 다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멀리 보지 않고 매 경기 집중하면 언젠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고 냉정하게 임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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