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클럽맨’ 박주원이 말하는 시민구단 시절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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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거제=김현회 기자] 박주원은 대전 축구의 대대적인 변화를 몸소 체험한 유일한 선수다. 2013년 대전시티즌에 입단한 그는 2020년부터 이름이 바뀐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고 있다. ‘가난한 시민구단’의 대명사였던 대전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에 의해 재창단된 뒤 ‘플렉스’하고 있는 시점까지 유일하게 팀에 남아 있는 선수다. 누구보다도 대전의 변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박주원은 2013년 대전 입단 이후 군 복무를 위해 잠시 아산으로 떠났던 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대전에서만 뛰었다. 2014년에는 강등됐던 팀의 주전 수문장으로 팀의 승격을 이뤄내기도 했고 2020년 재창단 당시 대대적인 선수 변화라는 칼바람이 불던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기도 했다. 이렇게 대전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박주원을 <스포츠니어스>가 대전의 전지훈련지인 경남 거제에서 만났다.

박주원은 시민구단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달라는 말에 웃었다. 그는 “내가 2013년도에 입단했을 때는 숙소가 대전광역시 인재개발원 건물을 임시로 쓸 때였다”라면서 “그때는 보일러 시설이 없어서 히터나 라디에이터를 틀어놓고 추위를 이겨내야 했다. 겨울만 되면 너무 건조했다. 내복을 껴 입고 이불을 덮고 누워도 너무 추워서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클럽하우스는 최첨단 시설이다. 시스템 에어컨이 방마다 설치돼 있고 모든 게 최신식이다. 가장 좋은 게임기도 있다”고 말했다.

박주원은 “대전시티즌 시절에도 클럽하우스로 입주해 생각했는데 지금은 노후된 장비가 다 교체됐다”면서 “대표이사님께서도 선수들의 편의시설에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휴식공간도 업그레이드가 됐고 운동환경도 너무 좋아졌다. 재창단 과정에서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고 내 연봉에도 살짝 변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은 2020년 재창단 이후 K리그2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투자 규모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는 재창단 과정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대전시티즌 출신이다. 비결을 묻자 그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이다”라면서도 “실력도 어느 정도는 뒷받침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전에 있던 (최)은성이 형의 스토리도 구단에서는 반영을 했을 것이다. 대전시티즌 시절에 뒤던 내 모습을 하나금융그룹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신 것 같다”고 했다. 대전시티즌은 ‘원클럽맨’이었던 최은성을 전북으로 이적시키며 팬들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박주원은 2014년을 가장 행복한 시기로 꼽았다. 그는 “당시 우리가 2부리그에서 우승하면서 강등 1년 만에 승격을 이뤘다”면서 “내가 2013년에는 기회도 받지 못한 채 강등 당했는데 이듬해 기회를 부여 받고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갈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우승하면서 상도 받았다. 당시 멤버도 다 기억한다. 오른쪽에 (임)창우가 있었고 가운데에는 지금 울산시민축구단에서 코치를 하는 윤원일이 있었다. 안영규도 기억이 난다. 최전방에는 아드리아누와 (김)은중이 형도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대전시티즌은 열악하지만 종종 드라마를 써내는 감동을 연출했다. 박주원은 “예산이 많이 않지만 그 안에서 선수들의 끈끈함이 있었다”면서 “여기에서 잘 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것도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그게 대전시티즌의 저력으로 발휘된 것 같다”고 평했다. 하지만 대전은 하나금융그룹의 인수 이후 재창단된 뒤 곧바로 승격할 것이라는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승격에 실패했다. 시민구단 시절과 비교했을 때 투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었지만 저력은 오히려 부족했다.

박주원은 올 시즌 희망을 이야기했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대전은 혹독한 체력훈련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박주원은 “올 시즌 뛰는 걸로만 봐서는 우리가 1등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웃으면서 “2차 전지훈련에서 전술적인 부분만 잘 갖춰진다면 그 어떤 팀도 무섭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경기에 나서고 싶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한 경기에서 출장하지 못했는데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경기에 나서야 한다. 대전에 가장 오래 있었던 선수라는 타이틀보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골키퍼로서는 지금이 전성기 나이다. 내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박주원은 대전의 살아있는 역사다. 흥미로운 건 그가 K리그에 드래프트가 있을 당시 드래프트를 통해 대전에 입단했다는 점이다. 그는 “내가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대전에 올 줄은 몰랐다”면서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팀에 갔으면 아마도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매년 매년 내가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 팀에 있자’거나 ‘저 팀으로 가자’는 생각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한 팀에 오래 있게된 것 같다. 대전의 시민구단 시절과 기업구단 시절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선수로서 반드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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