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이광선 “눈앞에서 놓친 승격, 올해는 반드시 해내야죠”


경남 통영에서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이광선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통영=김현회 기자] 이광선은 빛나지는 않지만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선수다. 경남에서 2019년 주축 선수로 강등을 경험한 그는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27경기에 출장하며 주전 수비수로서 역할을 다했다. 최후방에서 듬직한 수비력을 발휘한 이광선은 이따금씩 최전방까지 진출해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남은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밀려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 이광선을 경남 통영의 전지훈련장에서 직접 만났다. 이날 이광선은 올 시즌 경남의 첫 연습경기에서 용인대를 상대로 전반 30분 교체 투입됐다. 연습경기가 끝난 뒤 이광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각오를 물었다. 두 시즌 동안 경남의 부주장을 맡았던 그는 올 시즌에는 부주장 타이틀을 반납하고 고참으로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이광선은 경남에서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반갑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요새 열심히 동계훈련 중이다. 오늘은 연습경기를 하고 좀 쉬다가 밥을 먹고 한숨 자려던 참이었다. 일주일 중 사나흘은 오전과 오후에 훈련을 하고 하루이틀은 운동을 한 타임만 한다. 오늘은 처음으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경남이 다른 팀들에 비해 체력 훈련을 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건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 무조건 뛰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고 해서 그게 체력훈련은 아니다. 우리는 다른 식의 체력훈련을 할 뿐 체력훈련이 덜하지는 않다. 패스 위주의 체력훈련을 하는 거지 체력훈련이 소홀한 건 아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가 확고하다. 그런 면에서 나도 이제 감독님과 2년째 겪다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설기현 감독의 축구를 처음 접한 이들은 혼란스럽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새롭게 온 선수들은 아직 감독님의 축구에 익숙하지 않아서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나도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하지 않았던 새로운 축구를 하려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했다. 정말 새로운 축구다. 안 하던 걸 하려다보니 아무래도 몸도 힘들고 머리도 힘들 것이다.

지난 시즌 2-3-5 포메이션에서 최후방 수비를 맡았다. 고생이 정말 많았다.
우리 팀이 실점이 많아서 그게 스트레스였다. 골을 먹지 않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감독님께서도 물론 수비적인 고민이 있으셨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공격 지향적인 축구다. 2-3-5 포메이션 때는 8명이 공격에 올라가 있고 두 명이 수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러 전술을 썼고 후반기에는 실점이 줄었다. 올해는 설기현 감독님의 축구가 2년차니까 선수들이 더 익숙할 거다. 실점이 더 줄지 않을까 싶다.

지난 시즌 아쉽게 승격 문턱에서 좌절했다. 허털감이 컸을 것 같다.
마지막 수원FC와의 승격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꿈을 꾼 것 같았다. 뭔가 눈 앞에서 확 사라진 느낌이었다. 계속 하나의 목표를 향해 쫓아가다가 그게 한순간 사라지니 너무 허무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허탈감에 빠져서 몸 관리도 잠시 소홀히 했다. 운동도 많이 안 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괜찮아 지더라. 결국에는 다 지난 추억이다.

올 시즌 다시 소집된 동료들이 지난 시즌 승격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인가.
당시에는 많이 했다. 너무 아쉬웠고 다시 경기를 하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굳이 동계훈련에 다시 모여서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는다. 그때를 생각할 여유도 없다. 올해는 반드시 승격하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프로축구연맹

오늘 연습경기에서는 교체로 출장했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건가.
최근에 장염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 1년에 한 번씩 장염이 오는데 그게 딱 동계훈련 기간에 겹쳤다. 몸에 큰 무리가 있는 건 아니고 하루이틀 쉬었다. 또한 감독님께서는 늘 우리 팀에는 주전 선수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감독님이 더 많은 선수를 보고 싶어서 나를 교체로 투입한 것 같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잘 회복됐나.
2019년도에 무릎을 수술했는데 그 시즌에는 무릎에 물도 차고 그랬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는 많이 회복됐다. 경기할 때만 보호 차원에서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운동할 때는 따로 테이핑을 하지는 않는다. 무릎 상태는 좋다.

오늘 연습경기에서 김영찬을 대신해 투입됐다. 아무래도 스타일이 비슷하다보니 설기현 감독이 둘의 공존은 좀 어렵다고 느낀 걸까.
우리 둘의 스타일이 비슷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선수들로도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다. 오늘 영찬이가 빠지고 내가 들어갔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다. 오늘은 그저 여러 조합을 테스트했을 뿐이다. 시즌이 시작하면 누가 경기에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 위치에서 열심히 할 뿐이다. 나와 영찬이, (배)승진이 형 등 많은 수비수들이 있는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어느 선수가 경기에 나설 건지는 나중에 개막하면 판가름 날 것이다.

부산에서 합류한 김명준도 있다. 수비 조직력이 어떨까.
감독님께서 우리 팀에 가장 적합한 선수들을 데리고 왔다고 하셔서 기대가 많이 된다. 지난 해보다는 실점이 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서로 같이 해본 선수들이 많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파악해야 한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이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새로 합류한 김영찬이 결혼설로 포털 사이트를 장식했다. 그 이야기를 김영찬을 비롯한 동료들과 나눴나.
장난 삼아 이야기했다. “검색어에도 오르고 유명세도 타서 영찬이는 좋겠다”는 말을 장난으로 했다. 그러면서 농담 삼아 “결혼할 때 주례 선생님 섭외는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영찬이는 며칠 지내보니 그런 걸 막 대놓고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조용조용하게 최대한 말을 아낀다. 같이 지내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애가 무게감이 있다.

ⓒ프로축구연맹

늘 공격하는 수비수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공격적으로 배치됐을 때 위협적인 모습을 많이 봐 왔다.
내가 공격에 올라가는 게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내가 공격을 한다는 건 팀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고 극단적인 전술을 쓴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공격에 올라가는 걸 반기지는 않는다. 물론 공격에 배치되면 열심히 하지만 그런 상황이 자주 나오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는 경기 시작부터 최전방에 배치되는 공격수가 아니라 팀이 지고 있을 때 극단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수비수다.

평소 공격적인 훈련도 자주하는 편인가.
슈팅 훈련을 하면 좀 신경을 쓰기는 한다. 가끔 공격적으로 올라가서 슈팅을 때릴 기회가 생길 수도 있으니 의식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런데 훈련 때도 잘 안 들어간다. 확실히 전문적인 공격수가 공격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문전 앞에서의 침착함도 공격수들이 나보다는 낫다.

최전방에서 공격을 하다보면 껄끄러운 상대 수비수는 누구인가.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 입장에서 당신의 의견이 궁금하다.
부천에서 뛰던 영찬이도 상대하기 어려웠고 수원FC의 조유민도 까다로웠다. 내가 공격수로 올라가면 늘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다. 대전의 이정문, 서울이랜드의 김수안, 그리고 부천에서 제주로 간 임동혁 같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높이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 까다롭다. 내가 공을 잘 차는 것도 아니고 공 낙하지점을 찾고 공을 따내야 하는데 옆에 키 큰 선수들이 딱 붙어 있으면 쉽지 않다.

자신만의 제공권을 장악하는 노하우가 있나. 워낙 키도 크지만 제공권에서 지는 모습을 거의 못 봤다.
나는 제자리에서 점프를 하기 보다는 뛰어가면서 점프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수비를 할 때도 이렇게 러닝점프를 하는 공격수들과 경합하는 게 훨씬 더 어렵다. 다른 수비수들이 아마도 내 그런 점프를 까다로워하지 않았을까.

2년간 맡았던 부주장직을 내려놓았다. 어떤 기분인가.
홀가분하다. 뒤에서 2년 동안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우리 팀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강등을 경험했고 지난 시즌에는 좋은 멤버로 승격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늘 성적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번에 주장을 맡은 (황)일수 형과 부주장을 맡은 (백)성동이가 워낙 리더로서의 역할을 잘한다. 이 선수들에게 맡겨 놓고 나는 뒤에서 열심히 받쳐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홀가분하게 동계훈련을 임하고 있다.

주장의 역할은 잘 알지만 부주장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부주장은 큰 책임감은 없지만 해야할 일이 많다. 일단 선수들에게 일정 전달하는 일을 해야하고 오늘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도 공지한다. 단체복을 입는데 매번 같은 옷만 입을 수는 없으니 오늘 트레이닝복은 어떤 걸 입어야 한다는 걸 공지로 알린다. 부주장이 티는 안 나지만 하는 일이 많다. 성동이가 워낙 꼼꼼해서 그런 걸 잘 할 거다.

올 시즌 K리그2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마 지난 시즌보다도 더 쉽지 않을 테지만 이건 다 핑계에 불과하다.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 우리 팀에는 K리그2를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선수들도 있고 승격을 경험한 선수들도 있다. 이런 다양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김천상무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난 해에 K리그2를 처음 겪어보니 어느 한 팀을 경쟁자로 꼽는 것도 무의미하다.

이광선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스포츠니어스

K리그2를 경험한 이들은 다들 그 이야기를 한다.
절대 한 팀도 쉽게 볼 수 없는 게 K리그2다.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K리그2에서 절실히 느꼈다. 팀마다 색깔도 분명하고 우리가 깔보고 들어갈 수 있는 팀이 없다. 아니 오히려 ‘우리가 가장 밑에 있다. 이걸 뒤집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나을 것이다. 우리도 그런 생각으로 올 시즌에 임할 것이다.

K리그1에서 줄곧 뛰다가 지난 시즌 K리그2를 처음 겪어본 소감은 어떤가.
확실히 K리그2가 스포트라이트가 적다. 지난 시즌에 우리가 대전을 상대로 원정에서 두 골을 먼저 실점하고 세 골을 넣어서 이긴 적이 있다. 아마 이 경기에 K리그1에서 있었다면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엄청난 걸 해도 K리그1에서 했을 때와 K리그2에서 했을 때는 다르다. 물론 실력으로 리그를 비교하자면 두 리그의 차이는 크지 않다. K리그1의 어느 팀이 K리그2에 내려와도 절대 쉽게 승격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올 시즌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당연히 팀의 승격이 목표다. 팀의 주축 선수로 그 목표를 이루고 싶다. 또한 내가 공격하는 수비수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경남에서는 두 시즌 동안 한 골을 넣은 게 전부다. 상주상무와 제주에서는 골을 많이 넣었는데 경남에서는 골이 많이 없었다. 올해는 경남에서 3년차니까 중요한 순간에 딱 세 골 정도 넣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광선은 올 시즌을 묵묵히 준비하고 있었다. 설기현 감독의 축구가 공격적인 스타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 후방을 묵묵히 지키는 이광선의 역할이 그래서 더더욱 중요하다. 이광선은 올 시즌 과연 그의 각오처럼 승격을 이뤄낼 수 있을까. 그는 경남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 시즌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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