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이적’ 김호남, “그때가 인천 팬들과 마지막인 걸 알았더라면…”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김호남 ⓒ수원FC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수원FC로 이적한 김호남이 인천 팬들과의 마지막 순간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수원FC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뛴 김호남을 영입해 측면 공격라인을 보강했다”면서 “김호남은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돌파 능력을 지닌 공격수로 올 시즌 수원FC 특유의 공격축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남은 지난 2011년 광주FC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데뷔 이후 2014시즌 37경기 8득점 5도움으로 1부 승격, 2015시즌 29경기 8득점 1도움의 활약으로 팀의 K리그1 잔류에 기여한 바 있다. 이후 제주, 상주, 인천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며 K리그 통산 244경기 46득점 19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호남은 지난 시즌 인천에서 14경기에 나서 두 골을 기록했다.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수원FC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김호남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나를 선택해 준 수원FC에 너무 고맙다”면서 “김호곤 단장님을 비롯해 김도균 감독님의 선택이 맞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적 과정이 복잡했다.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서 이적 관련 이야기를 자세히 하고 싶진 않지만 복잡한 과정이었던 것 만큼 그래서 더 수원FC의 선택이 고맙다“고 입을 열었다.

김호남은 “내가 그래도 꾸준하게 서른 경기 이상씩 뛰었던 선수인데 작년에 유독 부상 때문에 경기 수가 많이 줄었었다”면서 “어린 나이가 아니라 팀을 옮길 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는데 그럼에도 수원FC가 선택해줬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 김도균 감독님과 미팅하면서 감독님이 선수단에게 ‘간절하게 리그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게 되게 와 닿았다. 수원FC에 들어올 때 우리 가족들한테도 ‘올해는 더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 인천유나이티드

수원FC는 지난 4일 소집돼 6일 제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김호남은 아직은 어색한 선수들과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김호남은 “팀 분위기도 좋다”면서 “인천에 처음 이적할 때는 아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는데 수원FC에는 아는 선수들이 꽤 있어서 낯설지 않다. 김상원은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고 윤영선은 상무에서 같이 군생활을 했다. (유)현이 형은 운동장에서도 자주 만났다. 성격도 되게 좋으시더라. 장난도 먼저 쳐주고 해서 팀에 적응하는데 느낌이 좋다”고 만족해 했다.

김호남은 2년 전 말이 많았던 트레이드의 주인공이었다. 인천과 제주는 2019년 남준재와 김호남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트레이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김호남은 이 일의 최대 피해자였다. 더군다나 그와 맞바꾼 선수는 인천의 상징과도 같았던 남준재였다. 김호남은 인천 이적 무렵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김호남은 인천을 떠나며 많은 인천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는 존재가 됐다. 그만큼 그는 인천에 성실히 녹아들었고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다시 팀을 옮기게 됐다. 인천에 처음 올 때와 떠날 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김호남은 “처음 인천에 갈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라면서 “부담감이 엄청났었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를 아는 사람들한테는 다 티가 났을 거다. 작년에 인천에서 주장을 하면서도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동료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고 내가 팀을 떠나게 됐을 때 나에게 ‘정말 고생이 많았다’며 연락을 많이 해왔다. 이런 걸 보면 내가 인천에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상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지만 그래도 주장 역할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이적할 때 서운한 부분은 어느 정도 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감사한 마음에 집중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호남은 인천 팬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해줬는지 일화를 전했다. 그는 “2019 시즌 마지막 경남과의 경기에서 비기고 생존을 확정지을 때 내가 확성기를 들고 팬들에게 ‘X나 멋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리고 그 다음 시즌을 시작하는데 내 유니폼이 엄청 많이 팔렸더라. 팬들이 유니폼을 구입하면 마킹한 선수 친필 사인을 함께 선물로 보내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선수단 버스에서 주무가 각자 선수들에게 사인할 용지를 나눠주는데 내 사인 용지가 무고사 다음으로 많았다. 일일이 사인을 하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인천과의 작별은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시즌 팬들을 경기장에서 제대로 만나지 못한 그에게는 확성기를 들었던 2019년 11월 경남전에서 팬들에 대한 기억이 멈췄다. 그는 “생각해 보니 그날 확성기를 들고 팬들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면서 “그게 인천 팬들과의 마지막 만남인줄 알았다면 5분, 10분이라도 더 눈에 담아뒀을 텐데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 많은 분들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X나 멋있다’고 외친 걸 그래서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때가 아니었다면 그런 말을 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두고 두고 고마움을 전하지 못해 후회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김호남은 부상에 시달리며 아쉬운 활약에 머물렀다. 김호남은 “지난해 전반기 때 컨디션이 괜찮았는데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다”면서 “그 이후 욕심을 좀 냈다. 2~3주 쉬면 될 걸 일주일만 쉬고 복귀했고 그 다음에는 반월판 뿌리 연골이 파열됐다. 다행이 약물 치료를 해서 잘 회복했는데 재활에 욕심을 내다보니 2~3주면 나을 걸 두세 달이 걸렸다. 그런데 복귀하고 강원전 퇴장 당하기 두 경기 전부터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 잠도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통증이 극심했다. 그러면서 두 달 동안 쉬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호남은 지난 시즌 이 부상 외에도 안면에 큰 충격을 받고 교체 아웃된 적도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택해준 수원FC에 더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김호남은 “수원FC 들어와서 지금은 운동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은 했는데 관리도 꾸준히 해야한다”면서 “김도균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재발되지 않게 천천히 하라고 하시더라. 처음 팀을 옮기면 잘 보이고 싶은 모든 선수들이 무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감독님께서 완급조절을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다. 병원에서도 디스크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서 6주 정도 쉬라고 했는데 내가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9주가량 쉬었다. 지금은 치료와 병행하면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거의 완쾌 과정이다”라고 덧붙였다.

ⓒ 인천유나이티드

김호남은 어느 팀에 가건 늘 사랑받는 선수였다. 그는 “광주와 제주, 인천 등 거치는 팀마다 항상 운동장에서 거짓 없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열정과 에너지를 다 쏟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면서 “수원FC에 와서도 같은 생각이다. 팬들한테 이 선수가 프로선수로서 열정과 자세는 적어도 거짓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각오로 임할 것이다. 감독님께서는 나에 대해 기대하는 것과 우려가 동시에 있는 것 같다. 부상 이력에 대한 걱정이 있으신데 ‘그건 네가 경기장에서 증명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이 말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고 용기로 다가오더라. 올해도 간절하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호남의 과거 소속팀들은 모두 K리그1에 있다. 그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광주와 제주, 인천 등을 상대할 예정이다. 그는 “모든 맞대결이 기대된다”면서 “남기일 감독님이 계신 제주와 조성환 감독님의 인천도 기대된다. 또한 광주는 나를 키워준 팀이다. 아련한 마음이 있다. 광주가 전용경기장 지은 뒤 아직 그 경기장에서는 못 뛰어봤는데 그 경기장을 한 번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매 경기 설레는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서고 싶다. 나는 다치지 않는다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 일단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고 싶다. 김호남이라는 선수가 여전히 K리그에서 영향력이 있구나라는 걸 반드시 증명해내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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