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 생활 중인 박동진이 편지 인터뷰를 통해 “하루가 이틀 같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상주상무에 입대한 박동진은 시즌이 끝난 현재 뒤늦게 육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입대 후 일주일간 기초군사훈련을 진행한 뒤 6월부터 국군체육부대로 파견돼 팀에 합류했던 그는 일병 신분으로 훈련소 생활 중이다. 박동진을 비롯해 이정빈, 우주성, 김용환, 심상민, 박지민, 김동민, 강지훈, 정원진, 허용준, 오현규, 정재희 등은 12월의 한파 속에서도 훈련병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니어스>는 지난 달 26일 직접 박동진에게 위문 편지를 보내 사상 최초의 훈련병 서신 인터뷰를 시도했다. <스포츠니어스>는 직접 훈련병 주소를 수소문한 뒤 박동진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스포츠니어스>는 편지를 통해 “상주상무 구단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드리려고 했는데 훈련소에 입소했다고 하셔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며 “누구한테 손 편지를 쓰는 건 한 20년 만의 일인데 그 주인공이 박동진 선수가 될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썼다.

스포츠니어스가 박동진에게 보낸 위문 편지, 아니 서신 인터뷰

그러면서 <스포츠니어스>는 편지에 “미친 개, 아니 군견이 나라를 지켜주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다”면서 “아실지는 모르겠는데 FC서울은 대대대행님 체제로 ACL에 나갔고 박동진 일병님의 남자다움을 직접 확인했던 홍철은 여전히 여기저기 선수들 인스타그램에 악플을 달고 있다”고 바깥 세상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일병 때 훈련소에 가는 기분은 어떤지 궁금하다”며 “훈련소 생활에 대해 답장을 주시면 기사로 전달하겠다”고 서신 인터뷰 요청을 보냈다. 이후 <스포츠니어스>는 빠른 우편으로 이를 훈련소로 부쳤다.

16일 박동진으로부터 답장이 날아들었다. ‘대한민국 육군’에서 제공하는 편지 봉투에 익일 선납 등기 금액 2,980원이 찍힌 이 편지의 발신인은 충남 논산시 연무읍의 박동진 훈련병이었다. 박동진이 서신 인터뷰에 응한 것이었다. 박동진은 한 장을 빼곡하게 채운 편지를 통해 훈련소 생활을 전했다. 그는 답장을 통해 “편지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생각보다 훈련소 개인 정비 시간이 많아 답장 드린다. 편지로 인터뷰는 또 처음이다. 최대한 성의껏 답변해 드리겠다”고 썼다.

박동진은 “훈련소에서는 누워있질 못해 허리가 너무 아프다. 식사가 영양적으로는 굉장히 부족하지만 맛있게 먹고 있다”면서 “재미난 건 우리보다 입대가 늦은 분대장님들이 굉장히 무섭다는 점”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일병 박동진보다 따지고 보면 군번이 더 늦은 이들이 훈련소에서는 교육 및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박동진은 “여기에서 훈련병들과 일병을 달고 온 나와 똑같이 훈련을 받고 있다. 분대장님들이 계급은 다 떼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니어스가 박동진에게 보낸 위문 편지, 아니 서신 인터뷰

그러면서 박동진은 훈련 성과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현재 사격과 수류탄까지 전부 합격했다”면서 “기록사격은 19발을 맞췄다. 한 발만 더 맞췄어도 만발인데 아쉽다. 훈련이 힘들다기 보다는 잠잘 시간이 부족하고 많이 걸어 다니는 게 힘들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안 간다. 하루가 이틀 같다. 체감상 하루에 아침과 오전, 오후, 저녁이 두 번씩 있는 것 같다”고 훈련병들이라면 다 경험해 봤을 법한 이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육군훈련소에는 박동진을 비롯해 상주상무 선수들이 대거 입소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전부 각자 흩어져 있다. 박동진은 “불행하게도 동료들은 소대별로 한 명씩 전부 떨어져서 지나가다가 한 번씩 보는 게 전부다”라면서 “그러면서 전우애가 더 생기는 것 같다. 한 번씩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박동진은 “퇴소하면 맛있는 걸 먹고 싶다. 그냥 평범하게 늘 하던 게 그립다”면서 “이렇게 편지로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재미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들어오는 순간 계급은 훈련병이다. 상무 선수들도 몸 건강히 잘 하고 있으니 걱정하시지 마시고 코로나로 많이 힘드실 텐데 우리를 보고 힘내달라. 꼭 코로나를 이겨내서 마스크 벗고 다닐 수 있는 날은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이상 서울의 미친개ㅎㅎ”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동진은 “발만 사용하다보니 글을 잘 못 쓰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이걸로 기사거리가 될진 모르겠지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감사한 마음이다. 충성”이라고 편지를 마쳤다. 사상 최초로 진행된 훈련병 서신 인터뷰는 박동진의 정성스러운 답장 덕분에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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