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ArabSoccer HD' 캡쳐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이라크리그에서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갑자기 관을 든 남성들이 등장하며 운구행렬이 펼쳐졌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이라크 1부리그팀인 알 카르흐와 알 탈라바는 최근 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0-0으로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후반 15분경 갑자기 경기가 난데 없이 중단됐다. 이후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던 방송사 카메라는 그라운드가 아닌 그라운드 밖 한 곳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그곳엔 수십 명의 남성들이 관을 들고 운구행렬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을 막고 있던 철조망이 열렸고 남성들은 관을 든 채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며 운구행렬을 펼쳤다. 운구행렬에 참여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를 감싸쥔 채 소리를 지르며 슬픔에 빠진 모습이었다. 한 남성은 이라크 국기를 들고 운구행렬을 에스코트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장면을 목격한 양 팀 선수들 역시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12월 1일(이하 한국시간) 과거 이라크 국가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고 은퇴 후 지도자로 이라크의 여러 팀들을 지도했던 카림 살만 감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현재 이라크에선 하루 평균 2천명 정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망률 역시 2.2%로 결코 낮지 않다. 그렇게 살만 감독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살만 감독은 이날 경기가 펼쳐진 두 팀과 모두 인연이 있다. 살만 감독은 사망 전까지 이날 홈팀이었던 알 카르흐를 감독으로 이끌고 있었다. 원정팀 알 탈라바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과거 알 탈라바에서 수석코치와 감독직을 역임한 바 있다. 이날 경기장에 살만 감독의 시신이 담긴 관이 등장하자 양 팀 선수들 모두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이유다.

운구행렬에 나선 팬들은 경기장 한 바퀴를 크게 돌며 슬픔을 달랬다. 이후 모든 선수들은 살만 감독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경기장 중앙에 모여 그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경기는 8분간 중단된 후 재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또 한 번의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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