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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올해 초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이 오는 12월 31일을 끝으로 EU와 완전히 결별한다. 이로 인해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영국 정부는 올해 1월 31일 EU 탈퇴(브렉시트)를 선언했다. 지난 2016년 6월 영국 정부는 EU 탈퇴를 두고 찬반 국민투표를 진행했고 투표에 참여한 3,355만명의 영국 국민 중 51.9%에 해당하는 1,742만명이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며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이후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두고 영국 내에서 많은 논쟁이 이어졌지만 결국 영국 정부는 국민들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고 지난 1월 31일 EU를 탈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국과 EU의 긴밀한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영국 정부와 EU는 협상을 통해 2020년 12월 31일까지는 현재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전환기'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전환기 동안 영국은 EU의 규칙을 따랐으며 영국과 기타 EU 회원국들 간에 자본, 인력 이동의 자유 역시 보장됐다.

그간 EU 회원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큰 문제 없이 이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규정으로 인해 EU 회원국 국적을 이중국적으로 보유한 비 EU 선수들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역시 어렵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이번 여름 첼시 유니폼을 입은 티아고 실바는 브라질 국가대표로 오랜 기간 뛴 선수지만 PSG에서 8년간 뛰며 프랑스 국적 역시 취득했기에 비 EU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깐깐한 워크퍼밋의 기준을 거치지 않고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브렉시트가 이뤄지며 EU 국적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마련한 자체 포인트 기반 시스템인 GBE(Governing Body Endorsement)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GBE는 선수가 기존에 뛰던 리그와 그 리그 안에서 해당 팀의 순위, 해당 선수가 A대표팀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했던 실적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FA는 이러한 수치들을 종합해 선수의 포인트를 매긴다.

브렉시트가 이뤄지며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어린 해외 국적 유망주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적지 않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리그 등에서 유망한 10대 초중반 선수들을 일찌감치 영입해 재미를 봤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이제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18세 미만의 해외 출신 선수들과 계약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 한 시즌당 구단이 계약할 수 있는 해외 출신 21세 이하 선수 역시 최대 여섯 명으로 제한된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지난 2003년 16세의 나이에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나 아스널로 이적했던 파브레가스와 같은 사례는 더 이상 프리미어리그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편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4부리그를 관장하는 풋볼리그(EFL) 측과 낸 공동 성명에서 "전환기가 끝나는 2021년 1월 겨울 이적시장부터 이 같은 조항들이 발효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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