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리그에 감독은 늘 화려하게 등장한다. 선임될 때는 희망을 주는 말들을 잔뜩 하고 비전을 제시한다. 많은 이들이 감독이 뭔가를 바꿔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떠날 때는 초라하다.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조용히 팀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이 실패를 통해 배운 건 뭔지 제대로 물을 시간이 없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지만 부임할 때의 화려함과 사퇴할 때의 초라함은 너무 큰 차이가 있다.

임완섭 감독도 그랬다. 안산그리너스 시절 돌풍을 일으켰던 그가 올 시즌 2월 인천을 맡을 때는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결국 그는 9경기에서 2무 7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지난 6월 조용히 팀을 떠났다. 그리고 인천에는 조성환 감독이 부임하고 극적으로 잔류하면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조성환 감독에게 향했다. 이럴 때 임완섭 감독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난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임완섭 감독은 <스포츠니어스>의 인터뷰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임완섭 감독을 지난 20일 경기도 안산에서 만났다.

임완섭 감독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반갑다. 경기장이 아닌 이런 사석에서 만나니 새롭다.

나도 그렇다. 당신이 나오는 팟캐스트를 잘 듣고 있다.

내가 하는 거 유료 팟캐스트다.

안다. 회원가입 해서 매주 결제해서 듣고 있다. 경기장 취재를 갔다와서 그 팀에 대해서 쭉 이야기하는 걸 흥미롭게 듣는 중이다. 사실 인천에 있을 때부터 들었다. 심판 이야기도 신랄하게 하더라. 재미있더라.

그래도 당신이 맡은 인천을 막 심하게 비판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도 들으면서 ‘이건 좀 심한데?’라고 느낀 적은 없다.

요새 어떻게 지내고 있나. 팟캐스트를 챙겨 들을 만큼 한가한가.

인천 감독을 그만둔지 이제 5개월이 지났는데 요새도 축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내내 집에서 안 움직이고 축구만 본다. K리그가 동시에 열리면 텔레비전으로 한 경기를 틀어놓고 노트북으로 또 다른 경기를 켠다. K리그2는 선발 명단과 엔트리를 챙기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이렇게 주말 동안 축구에만 빠져 지내는 중이다.

집에서 축구를 보는 것보다 경기장으로 향하면 되지 않나.

나도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보고 싶다. 그런데 내가 경기장에 가면 괜히 오해의 소지가 생긴다. “임완섭이 어디 경기장에 왔다”고 하면 그 팀의 새로운 감독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현장을 가고 싶어도 못 간다. 그래서 집에서 조용히 경기를 보고 있다. 해설하는 분들은 경기를 보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들어보는 걸 좋아한다. 일요일 경기까지 다 보면 그 다음에는 집에 있는 작은 작전판으로 이것 저것 구상을 한다.

감독 생활하면서 그렇게 축구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좀 쉬어도 되는 것 아닌가.

상대가 투톱일 때, 원톱일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고민해 보고 수비가 포백일 때나 스리백일 때는 어떻게 공을 소유하고 풀어가는지도 많이 생각 중이다. 이런 훈련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도 고민하고 있다. 언제까지 쉬고만 있을 수는 없다. 기회가 돼 다른 팀 감독을 다시 맡게 된다면 접목해야 할 것들을 미리 구상하고 있다.

쉬는 동안 인천과 안산의 경기도 자주 챙겨봤나.

이상하게 이 두 팀 경기는 안 보게 되더라. 인천 경기는 선수가 누가 나왔고 결과가 어땠는지 정도만 봤다. 내가 인천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고 나와 미안한 감정이 크다. 그래서 내용은 못 보겠더라. 안산 경기도 이상하게 눈이 안 갔다. 내가 20년 넘게 안산에 살아왔고 지금도 안산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장도 집에서 가깝다. 그런데 내가 안산을 맡았을 때 선수 구성과 지금의 구성이 얼마나 다른지, 내가 지도했던 제자들 중에 누가 뛰는지 정도만 챙겨보게 되더라.

그렇다면 가장 흥미롭게 챙겨본 팀은 어디였나.

K리그1에서는 강원과 성남의 경기를 눈여겨 봤다. 병수, 아니 친구라 이 표현이 더 익숙하지만 인터뷰니까 김병수 감독이라고 칭하겠다. 김병수 감독이 원래 그런 점유율 축구를 좋아한다. 상대 전략에 따라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런 점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또한 성남 경기도 흥미로웠다. 개막전에서 광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고 이후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한쪽을 찌그러트리는 미드필드 구성도 인상적이었고 선수 기용 변화도 가장 많았다. 초반에는 잘 나가서 신선하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시간이 갈수록 경기가 안 풀리는 상황을 보면서 나름대로 그 이유도 분석해 보고 그랬다.

축구 공부 외에는 뭘하며 시간을 보냈나.

최근 모친상을 당해서 어머니를 아버지 옆으로 모셨고 못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모교인 한양공고도 한 번 다녀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경남 통영에서 열린 대학축구연맹전을 보러 다녀왔다. 현장에 다니는 게 아까 말한 것처럼 괜한 오해를 살까봐 부담이 돼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 구석에 조용히 앉아서 경기를 보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알아 보더라. 아, 지난 주에는 유상철 감독과 골프도 한 번 쳤다.

유상철 감독은 잘 지내고 있나.

잘 지내고 있다. 아마 다음 주에 한 번 더 정밀 검진을 받는다고 들었다. 항암치료를 더 할지 수술을 할지 결정하는 검진이라고 하더라.

임완섭 감독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이제 인천 시절 이야기를 해보자. 안산에서는 성공했는데 인천에서는 왜 실패했을까.

첫 번째 원인은 나다. 상황이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인천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조금 순화해서 잘 써달라. 인천에서 내가 느낀 건 코치들이 다 인성도 좋고 훌륭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팀을 맡을 때는 코치 구성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확실히 내가 함께 데리고 온 코칭스태프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인천을 택한 내가 가장 큰 문제다.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조심스러운 답변이라는 걸 잘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축구를 하면 ‘내 새끼, 내 선수’라는 개념이 꽤 강하다. 그런데 인천에서는 ‘내 선수’라기보다는 ‘구단 선수’라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했네, 못했네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2월에 팀에 늦게 합류해 내가 구성하지 않은 선수단으로 팀을 꾸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외로웠다’는 표현이 맞을까.

비슷한 느낌이었다. 일단 팀을 만들어 갈 때는 둥글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됐다. 일단은 인천이 생존에 성공해 다행이다. 후반기에 오반석과 아길라르가 영입됐는데 결과론적으로 드는 생각은 내가 있을 때 그런 영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내가 있을 때 그런 영입을 좀 해줬으면’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인천이 늘 전반기에는 힘을 쓰지 못하다가 후반기에 새로운 감독이 등장해 생존하는 패턴이다. 그런 면을 보면 내가 책임을 지고 전반기가 끝난 뒤 나간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천에서 결국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2무 7패였다.

축구를 하다보면 질 경기를 비길 때도 있고 비겨야 될 경기를 이기는 경우도 있다. 초반 7경기 동안 첫 승을 빨리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고사가 대표팀에 차출되고 케힌데가 수원삼성전에서 부상을 당해 결국 아웃됐다. 그때 케힌데의 컨디션이 좋을 때였고 무고사와의 호흡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부노자도 부상으로 쉬게 됐다. 무고사와 케힌데, 부노자에 맞춰서 훈련을 해왔는데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순간적으로 빠지다보니 어려웠다. 물론 이것도 다 감독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도 자기들이 다치고 싶어서 다친 건 아닐 것이다.

인천으로서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 감독으로서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물론이다. 그때부터 왼쪽 귀가 잘 안 들리기 시작했다. 병원에 갔는데 중이염도 아니고 스트레스성이라고 했다. 머리도 빠지고 등에는 담이 심하게 와서 움직이기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이 이야기를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삭힐 시간도 없이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감독을 그만두니 몸도 괜찮아지더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천과의 작별이 착잡했을 것 같다.

물론이다. 9라운드 서울전을 끝으로 물러나게 됐는데 사실 서울과의 경기 전 전달수 대표에게 “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물러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물론 선수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서 이 상황에서는 내가 물러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전달수 대표와는 지금도 개인적으로 통화도 하고 잘 지내고 있다.

임완섭 감독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후임 감독이 와서 생존에 성공한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들 것 같다. 내가 떠난 뒤 성적이 나오면 솔직히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강등이라는 역사에 이름을 남길 뻔하다가 그걸 피한 건 다행 아닌가.

맞다.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다. 지금 와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내가 있을 때는 그 어렵던 득점이 감독이 바뀐 이후에는 더 쉬워진 것 같기도 했다. 만약 내가 떠난 뒤에 강등이 됐더라면 계속 인천의 강등이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 지나가다 인천 팬을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을 것이다. 강등을 피해 정말 다행이고 인천 팬들에게는 축하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미안한 마음도 크다. 내 감정은 정말 복잡하다.

돌이켜보면 인천에서 치른 9경기 중에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언제인가.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0-1로 패한 전북전이었다. 경기 내용이 정말 좋았고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게 보였다. 그런데 수비에서 불필요한 플레이로 결국 페널티킥을 내줬다. 득점 기회도 있었던 경기였는데 이 경기가 가장 아쉬웠다. 잘하는 팀을 상대로 했을 때 경기력이 좋다는 건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만약 그때 전북을 잡았더라면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텐데 아쉽다. 수원삼성전도 최소한 비겨야 했던 경기였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사퇴 전 마지막 경기였던 서울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것도 아쉬울 것 같다. 인천 입장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특히 그날 이우혁의 페널티킥 실축은 두고 두고 아쉬울 것 같다.

그 경기에서 (이)우혁이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내가 한양중학교 시절 가르쳤던 제자였고 프로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다. 우혁이가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는 인천 선수 중 가장 인천에서 뛴 경험이 많았다. 김도혁과 송시우도 인천에서 오래 뛰었지만 이 둘은 군대에 갔다 복귀한 선수들이다. 이우혁은 계속 인천에 있던 선수라 누구보다도 인천의 플레이나 분위기를 잘 안다. 우혁이가 지난 시즌에도 무고사가 없을 때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넣었다고 듣기도 했고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할 때도 무고사가 없으면 우혁이가 페널티킥을 차는 걸로 의견이 일치했다. 그런데 믿고 맡긴 우혁이가 찬 슈팅이 골대에 맞은 것도 아니고 아예 빗나갔다. 축구란 게 이렇게 어렵다.

인천에서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아홉 경기를 치렀다. 인천 팬들로부터 한 번도 현장에서 응원을 받지 못했다. 안타깝다.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 아마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 그 시기에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더라면 나에 대한 비난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욕 먹는 게 숙명이다. 두려워하면 안 된다. 채찍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팬들에게 욕을 먹는다고 절대 기분 나쁘지 않다. 인천에서 감독을 할 때 시간이 나면 지난 시즌 인천 경기를 자주 돌려봤는데 그럴 때마다 인천은 후반에 더 강한 모습이었다. 인천 선수들이 팬들을 마주하고 공격할 땐 팬들의 힘이 정말 컸다. 힘들었던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는 모습이 보였다. 선수들의 체력이 극에 달했을 때 소리쳐 주는 팬들 덕분에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 인천은 팬의 힘이 크다. 그걸 느끼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돼 아쉽다.

이제 다시 다른 팀에서 도전해야 한다. 감독직이 공석인 팀에서는 늘 당신의 이름이 후보로 거론된다.

말만 있지 연락이 온 곳은 아직 없다. 구단에서는 감독을 선택할 때 여러 방침이 있겠지만 나는 구단에 팀을 만들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싶다. 짧게 보지 말고 좀 길게 봐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게 기다려 줄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

임완섭 감독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궁극적으로 어떤 축구를 하고 싶나.

나도 어린 선수들을 키워보고 싶다. 팀이 약하다고 기다려주진 않고 22세 이하 선수도 다른 팀에서 임대로 데려오거나 그런 식으로 계속 운영하는 시스템을 벗어나고 싶다. U-19 대표, 올림픽 대표도 배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그게 결국 구단도 살아남는 방법이다. 안산에서도 미리 계약된 선수들이 많아서 어린 선수들을 많이 뽑지는 못했고 인천에서도 미리 내가 오기 전에 장기 계약이 체결된 선수들도 많았다. 어린 애가 운동장을 휘젓고 다니면 그게 감독으로서는 키워냈다는 보람이 크다.

안산에서의 성공과 인천에서의 실패가 어떤 경험이 될 수 있을까.

인천에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감독이라는 직업은 어려운 여건에서 반전을 이뤄내야 한다. 그걸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돌이켜보면 1승을 빨리 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기회가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인천 팬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인천에서의 실패가 나에게는 큰 무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집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다 말로 설명할 순 없다. 나중에 팀을 다시 맡게 되면 위기 순간의 대처 능력이 더 생겼다. 팀을 맡으면 잘할 자신이 분명하게 있다. 한 번 실패를 경험해 보니 오히려 지금은 자신감이 더 넘친다.

혹시 새로운 구단에서 시간을 넉넉하게 준다면 당신은 뭘 이뤄낼 수 있나.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도 해야겠지만 감독으로서는 당연히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다. 나도 꼴찌하는 건 싫다. 성적을 내는 게 목표고 그 안에서 어린 선수들을 키워보고 싶다. 팬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이기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대신 어린 선수도 꾸준히 육성되어야 그게 건강한 팀이라는 생각이다.

임완섭 감독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스포츠니어스

알겠다. 워낙 능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라 금방 또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다. 혹시 구직광고라도 필요하면 지금 이 기회를 통해 해달라.

다시 기회가 온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한 건 더 잘할 수 있도록, 못했던 건 더 못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공부 중이다. 구직광고의 기회 대신에 마지막 답변으로는 인천 팬들에게 한 마디 드리고 싶다. 인천에서 나올 때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나왔다. 내가 SNS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당시에는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따로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내가 있는 동안 많이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인천이 강등 위기에서 싸워서 이겨내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내년에도 인천이 더 잘 되는 모습을 기원한다. 팬들이 나를 지지해줬지만 이제는 내가 인천 팬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 감사하다.

임완섭 감독은 이미 새로운 감독 체제로 또 하나의 역사를 쓴 인천에 대해서는 신중하고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인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비록 인천에서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 사퇴한 감독이지만 임완섭 감독은 K리그에서 감독직이 공석이 됐을 때 늘 1순위로 차기 감독 후보에 오르는 인물이다. 그만큼 평가도 좋고 실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패배를 통해 배운 임완섭 감독을 언제 다시 K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다시 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