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터뷰②] “강원FC 파벌설? 기사 보고 웃어넘겼다”


ⓒ 강원FC 유튜브 캡쳐.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지난 겨울 강원FC에 합류한 신세계는 올 시즌 “모든 면에서 한층 성장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는 이번 시즌 센터백부터 시작해, 좌우 윙백,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자리를 오가며 강원을 위해 헌신했다. 시즌 초반에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차츰 출전 시간을 늘려나갔고 올 시즌 리그 18경기에 출전해 맹활약하며 강원의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19일 오후 진행된 신세계와의 전화 인터뷰. 그 2편을 소개한다.

올 시즌 막판 한국영이 경기 중 상대와 충돌해 의식을 잃었을 때 재빠르게 다가가 응급처치를 했다.
선수들 모두 매년 단체로 그 부분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내가 아니라 다른 어떤 선수라도 그때 그 상황에서 가까이 있었으면 나와 같이 행동했을 거다. 프로 생활하면서 그렇게 큰 부상을 눈앞에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긴박한 상황이었다. 병원에서 국영이와 연락을 했는데 국영이와 연락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했다. 국영이도 고마워하더라.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이었다. 특히 시즌 중반 한때 “선수단 내에 파벌이 있다”라는 이야기도 외부에서 흘러나왔다.
선수들도 다 그 기사를 봤다. 그때 우리가 연패를 하고 있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사를 보고 선수들은 그냥 웃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었다. 그냥 ‘성적이 안 좋아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웃어넘겼다. 별로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못하니까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선수들끼리 마음을 다잡았다. 감독님을 웃게 해드리고 싶었다. 계속 이기고 싶다. 선수들 모두 그런 마음이 큰 것 같다.

나도 올해 강원에 왔고 채민이도 올해 갑자기 시즌 도중에 주장이 됐다. 더군다나 나는 시즌 초반에 경기를 못 뛰었다. 그래서 내가 중심 역할을 하진 못했다. 한국영, 임채민, 신광훈, 이재권 이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던 것 같다. 어린 후배들 중엔 김지현, 이현식, 조재완 선수가 우리와 가장 발을 많이 맞춘 후배들이다. 이영재 선수도 있다. 아 김영빈 선수도 있다. 그런데 걔는 얼굴이 동생 같지가 않다. 그러니까 영빈이는 일단 빼겠다. 어쨌든 너무 고마운 동생들이다. 또 강원 축구에서 중심 선수들이다. 이 친구들이 올 시즌 형들을 너무 잘 따라줬다. 축구도 잘하지만 다들 너무 착하다. 너무 좋은 것 같다.

방금 말한 후배들 대부분이 10월에 있었던 국가대표팀 경기에 소집되는 기쁨을 누렸다.
너무 좋았다. 상주 때부터 같이 뛰었던 영빈이도 뽑혔고 지현이, 현식이, 영재도 다 뽑혔다. 재완이도 부상이 없었으면 무조건 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뽑히지 못해 안타까웠다. 동생들이 대표팀에 뽑힌 게 너무 기뻐서 SNS에 “자랑스럽다”고 올렸다. 또 명단 발표가 나자마자 후배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했다. “가서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해라. 형은 안 가봤지만 가서 기죽으면 안된다. 당당하게 하고 와라. 네 것 보여주고 와라”라고 했다. 동생들이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쑥스러워하더라.

애들한테 편하게 해주고 싶고 장난도 치고 싶은데 올해가 이적한 첫 시즌이기도 했고 가족들도 강릉 생활에 적응해야 해서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지금 아내가 둘째를 임신 중이기도 하다. 후배들에게 많이 신경 써주지 못한 게 시즌 끝나고 나서 너무 후회됐다. 밥 한 번 더 사주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랬어야 했는데 말이다. 내년에는 더 후배들을 신경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둘째는 언제 출산 예정인가?
동계훈련 때인 1월 중순에 태어날 예정이다. 얼마 안 남았다. 동계훈련 기간이긴 하지만 아마 감독님께서 (휴가를) 보내주실 것 같다. 첫째 아들이 태어날 때는 상주에서 뛰고 있었는데 그 시기에 맞춰 휴가를 냈고 김태완 감독님도 휴가를 보내주셨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면 하루 이틀 정도 아내와 있다가 훈련에 복귀해야 할 것 같다. 아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운동을 시작해야 하는데 운동을 하다가 12월 2일에는 C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러 포천으로 간다.

조금 이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수원에 대한 애정이 깊은 선수였다.
수원에서 굉장히 오래 뛰었다. 팀을 떠날 때 SNS에 내 마음을 담아 팬들을 위한 글을 남겼다. 아직도 마음 속으로는 수원을 응원하고 있다. 수원에 대해 애정이 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팀이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감사한 팀으로 남아있다. 사실 내 목표는 (염)기훈이 형의 은퇴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었다. 기훈이 형한테도 “형 은퇴할 때는 내가 무조건 옆에 있겠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최근에 기훈이 형이 수원과 재계약을 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다. 기훈이 형이 가장 그립다. 기훈이 형은 내 축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고 감사한 분이다. 형이 보고싶다. 일단 기훈이 형은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너무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선수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리더다. 축구계의 유재석이라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정말 모든 선수들이 형을 따랐던 것 같다.

동갑인 홍철과도 상당한 ‘케미’를 자랑했다.
철이와 상주에도 같이 갔다 오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철이도 울산으로 이적했는데 행복하게 축구를 하는 것 같더라. 비록 준우승 두 개를 거뒀지만 말이다. 그걸로 엄청 놀리고 있다. 철이도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팀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걸 보니까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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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앨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니다. 오해다. 최근에 제네 더 질라라는 래퍼 분이 ‘강원FC’라는 노래를 내셨는데 강원FC 선수로서 너무 좋기도 좋았고 감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감사의 의미를 담아 강원 구단 자체적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거기서 내가 래퍼처럼 나왔다. 2분 분량이고 나 혼자 출연했는데 강원FC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시고 팬들이 너무 좋아하셨다. 진짜 앨범을 낸 게 아니라 그 뮤비를 보고 팬들이 “앨범 낼 생각 있냐”라고 장난으로 말씀하신 거다. 앨범을 낼 생각은 전혀 없다.

2분 분량이지만 촬영 시간은 상당히 길었을 것 같은데?
훈련 시간 전에 찍었는데 일사천리로 끝났다. 한 시간 만에 끝난 것 같다. 내가 힙합을 굉장히 좋아한다. 옷도 ‘스트리트 패션’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 다른 가수 분들의 뮤직비디오는 따로 참고하지 않았다. 원래 힙합에 관심이 많아서 뮤비를 많이 보는 편이다. 가수 분들의 표정과 제스처를 따라했는데 막상 뮤비가 나중에 나오니까 나와 아내는 뮤비 속의 내 모습을 진짜 못보겠더라. 2분을 버티고 뮤비를 다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대단하신 거다. 그래도 팬들은 재밌어 하셨다.

ⓒ 강원FC 유튜브. 뮤비에 출연한 신세계의 모습.

앞으로도 구단의 영상 콘텐츠에 참여할 의향이 있나?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구단에서 ‘랜선 팬사인회’를 계속해서 진행했는데 거기서 내가 MC를 봤다. 다른 선수들을 초대해서 팬사인회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는데 만약 내년에도 코로나19가 계속되면 동계 훈련 때부터 ‘랜선 팬사인회’를 시작할 것 같다. 팬들이 ‘랜선 팬사인회’를 너무 좋아하신다. 한국영 선수와 함께 방송할 때는 3천명 정도가 라이브를 보셨다. 기본적으로 1천명~2천명 정도가 방송을 보신다. 물론 선물도 있고 상품도 있는데 선수들이 소통을 하다 보니까 팬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MC가 진짜 어렵더라. MC로서 막힘없이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한 번씩 막힐 때가 있다. 막히면 멍을 때리게 되고 진땀이 난다. 그래도 내 성격상 라이브 방송이 잘 맞는 것 같다. 구독자가 적든 많든 개인 유튜브로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조금 나아지면 팬들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축구도 함께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제약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달변가였나?
어렸을 때부터 워낙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활발했다. 그런 성격 때문에 친구 관계도 좋았다. 내가 웃기게 말을 하는 편이다 보니 친구들이 웃어주더라. 그게 좋았다.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도 좋아했다.

축구장 안에서도 활발한 성격인 것 같다. 동료들이 파울을 당하거나 신경전에 휘말렸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상대와 싸우고 싶고 이런 건 아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K리그를 뛰면서 느낀 게 경기장 안에서의 기싸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싸움으로 인해 분위기가 넘어올 때도 있고 넘어갈 때도 있다. 선수들에게 “어떤 걸 잘해라”라는 이야기는 절대 안 한다. 대신 “경합 상황에서 지지 않고 싸웠으면 좋겠다”라고 한다. 축구적으로 싸웠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내가 수비수다 보니 선수들이 더 다부지게 했으면 좋겠으면 하는 마음이다. 기싸움에서 지기 싫고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그러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다.

과거 경기 도중 알렉스와 충돌했던 장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다 끝난 일이긴 하다. 알렉스가 진심을 담아 한의권과 내게 사과하더라. 당연히 경기장에서 흥분할 수 있는 거지만 알렉스가 한의권의 목을 조르는 걸 보고 ‘이게 말이 되나’ 싶었고 나도 돌아버렸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알렉스가 굉장히 착하고 신사적인 선수라고 하더라. 다음 경기 때 만났는데 “너무 미안하다”라고 계속 사과를 해서 웃으면서 넘겼던 것 같다.

ⓒ 스포티비 방송화면 캡쳐

여담이지만 한 번은 경기 도중 스로인을 하다가 너무 앞으로 나가 퇴장을 당했던 적도 있다.
내가 잘못했다. 그때 주심이 김종혁 주심이셨는데 나중에 인터뷰에서 “그 판정에 대해 후회하신다”고 말씀하신 걸 봤다. 그때가 전반전이었다. 우리가 이기고 있었지만 시간 끌 마음은 전혀 없었다. 시간 지연 이유로 카드를 받았다. 원래 선수가 스로인을 던질 때 앞으로 조금씩 나가면 구두 경고를 줘야 한다. 하지만 구두 경고를 주지 않으시고 바로 카드를 주셨다. 그 당시엔 정말 힘들었다. 그 경기에서 팀도 졌다. 하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팬들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재밌는 경험이 됐다.

그 장면을 돌려보기도 했나?
나중에 한 번 돌려봤는데 보고 바로 핸드폰을 던졌다. 내가 너무 많이 앞으로 나갔더라. 내가 미숙했던 것 같다.

다시 팀 이야기로 돌아와보자. 올 시즌 본인한테 몇 점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은가?
100% 만족하는 선수는 당연히 없다. 올 시즌을 생각해보면 100% 중에 60~70%였던 것 같다. 경기를 뛰면서도 ‘잘할 수 있는데’ ‘더 용기내서 드리블하고 전술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운동장에서 바로바로 나오지 않다 보니 아쉬웠던 것 같다. 내년에는 동계훈련에도 참여하고 감독님 축구에도 더 빠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엔 강원이 어떤 축구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서 축구 팬들의 관심이 깊다.
내년에는 더 발전된 모습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올 시즌에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많은 선수가 나가고 많은 선수가 유입됐다. 감독님 축구는 적응이 필요하다. 감독님 축구는 많이 봐도 막상 훈련을 해보면 안된다. 동계훈련 때를 생각해보면 기존에 있던 선수들은 너무 잘했는데 나, 채민이, 무열이 우리 셋만 ‘멘탈 붕괴’였다. 힘들었다. 올해는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하지만 이대로 선수들이 끌고 간다고 가정하면 훨씬 더 우리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어떤 부분에서 ‘멘탈 붕괴’가 왔나?
우리는 패스 훈련을 굉장히 많이 한다. 상황상황마다 이때는 논스톱 패스, 이때는 드리블로 시작 등 굉장히 디테일하다. 훈련 때도 잠깐 훈련을 중단하고 상대가 압박이 왔을 때 논스톱 패스하는 부분을 연습하는 등 각 포지션마다 디테일이 다르다.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선하고 처음부터 배우는 느낌이 든다. 패턴이 있지만 그 패턴조차도 굉장히 유동적이고 복잡하다. 그래도 재밌고 오히려 선수들은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을 가진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원 팬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강원 팬들을 경기장에서 많이 뵙지는 못했지만 SNS 등을 통해 강원 팬들이 정말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적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너무 따뜻한 응원을 많이 받았다. 그 정도로 정말 따뜻한 팬들이 많이 계신다. 마지막 경기 때 팬들과 호흡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이게 축구구나. 강원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는 걸 느꼈다.

올 시즌 우리에게 실망한 팬들도 계실 거다. 선수들도 실망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강원 축구는 색깔이 있고 자부심이 있다. 선수들도 그런 자부심을 느끼며 축구를 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팬들에게 그런 자부심을 드리는 게 목표다. 타 팀 팬들보다 강원 팬들이 더 당당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 내년에는 순위표로 팬들에게 확실한 만족감을 주실 수 있는 시즌을 만들어보겠다.

강원에 합류한지 채 1년의 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신세계는 이미 강원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 찬 선수가 되어 있었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세계는 팀의 수장 김병수 감독에 대한 존경심 뿐 아니라 늘 묵묵히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애정을 유감 없이 드러냈다. 더불어 앞장서서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까지 보이며 선배로서의 역할 또한 충실히 하고 있었다. 구단이 기획한 다양한 콘텐츠에 참여하며 ‘강원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음은 물론이었다. “감독님과 축구를 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라는 신세계. 과연 ‘행복 축구 전도사’ 신세계는 내년 시즌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강원은 어디까지 비상하게 될까. 강원과 신세계의 2021시즌에 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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