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터뷰①] “내 유튜브 구독하면 진짜 신세계가 뭔지 보여줄 것”


ⓒ 강원FC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올 한 해 강원FC는 다사다난한 한 시즌을 보냈다. 임채민, 고무열, 김승대 등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품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고 FC서울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는 3-1 완승을 거두며 팬들에게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한때 리그 하위권으로 쳐지며 막다른 골목에 몰렸고 뜬금없는 선수단 내 파벌설이 터지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대단한 성공이라고, 그렇다고 실패라고 보기에도 애매했던 한 시즌이었다.

그러나 한 선수의 활약은 분명 눈에 띄었다. 바로 베테랑 수비수 신세계다. 프로 데뷔 후 상주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수원삼성에서만 뛰었던 신세계는 지난 겨울 강원 유니폼을 입으며 새 도전에 나섰다. 시즌 초반 세 경기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이후 차츰 출전 시간을 늘려나가며 강원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 신세계는 중앙 수비수, 측면 수비수, 미드필더 등 다양한 자리에서 뛰며 강원 선수단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스포츠니어스>는 19일 오후 신세계와 전화 통화를 통해 새 유튜브 채널 개설부터, 강원에서의 첫 시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반갑다. 시즌이 끝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시즌이 끝나니 아내와 아들이 가장 많이 생각나고 고맙더라. 그래서 가족들과 잠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갔다 와서도 계속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 그리고 지금 내가 유튜브를 준비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상을 하고 있다.

안 그래도 유튜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어떤 콘텐츠를 생각하고 있나?
딱 정해놓은 것은 아직 없다. 일단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브이로그’도 해보고 싶고 아내와 함께 ‘먹방’도 해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방송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여러가지를 해볼 생각이다. 거기서 반응이 좋으면 더 할 계획이다. 팬들이나 구독자들과 소통하면서 라이브 방송도 많이 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올 시즌 팬들과 접촉이 없었는데 원래 팬들과 소통을 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으로 준비 중이다. 미디어 쪽으로 내 모습을 많이 비춰드리는 걸 좋아한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방금 말한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부분도 있다. 여러가지 계기가 있다. 아들이 한 명 있고 곧 아들이 한 명 더 태어나는데 몇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싶은 그런 욕심은 없다. 우리 가족과 관련된 ‘브이로그’를 찍고 싶다. 첫째 아들이나 곧 태어날 아들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놓으면 나중에 너무너무 좋을 것 같더라.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내가 팬들께 관심받는 걸 좋아한다. 축구장 밖에서의 나의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K리그 선수들 중에 유튜버가 많다. 그 선수들과 상의를 해봤나?
유튜브 하는 선수들 중에 가장 친한 형이 (조)원희 형이다. 원희 형과 같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고 이 부분에 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많이 물어본다. 원희 형이 너무 잘하고 있다. 빨리 콘텐츠를 같이 찍어서 모기처럼 피를 빨아먹고 싶다.

원래 방송 쪽으로 조원희가 대박을 칠 거라 생각했나?
그렇다. 원희 형이 유튜브를 할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무조건 하라”고 했다. 원희 형은 콘셉트가 잘 잡혀있다. 피지컬적인 부분이나 축구적인 부분에서 원희 형의 이미지가 잘되어 있어서 잘될 거라 생각이 들어 “무조건 하라”라고 얘기했다.

유튜브를 한다고 했을 때 강원 동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또 본인 유튜브에 출연시키고 싶은 팀 동료들이 있나?
애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를 한다고 하니 다들 웃더라. 아직 자발적이거나 적극적으로 내 유튜브에 나서고 싶다는 선수는 없는데 내가 말하면 무조건 하게 돼 있다. 할 수 밖에 없게 만들 거다. 강원에 내 친구들이 많다. (임)채민이, (조)지훈이 등 또래들이 많고 워낙 친하다. 또 강원 구단 자체적으로도 올 시즌 인스타그램 방송을 많이 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배들도 잘 따라올 거라 생각하고 있다. 일단 유튜브 채널명은 ‘열려라 신세계’다. 내년 시즌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축구에 피해가 가지 않게 준비를 하고 있다. 자칫하면 안 좋게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열려라 신세계’를 구독하시면 진짜 신세계가 무엇인지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채널명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수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를 응원해 주시는, 내 팬 계정을 만들어주신 팬이 한 분 계신다. 그 팬께서 만들어주신 내 팬 계정이 ‘열려라 신세계’다. 채널명을 고민하다가 너무 할 게 없다 보니까 그 팬 분께 “채널명으로 내 이름을 활용해보고 싶은데 고민이다”라고 상담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열려라 신세계’가 눈에 보이더라. 너무 가까이 있었는데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거다. 그래서 “열려라 신세계 너무 좋다. 이거 나한테 양도할 수 있겠냐”라고 물어봤다. 팬께서 허락을 해주셨다. 대신 내 팬 계정 이름은 ‘걸어서 세계 속으로’로 바꾸셨다.

벌써 구독자가 몇 명 있더라.
영상은 아직 안 올렸는데 구독자가 300명 정도 있다. 영상을 올리고 주변 선수들에게 “홍보 좀 해달라”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는데 벌써 많이 구독을 눌러주셨더라. 일단 편집자는 따로 구했다. 내 에이전시 직원 분이 도와주실 계획이다. 아내도 너무 좋아한다. 아내가 나를 재밌게 생각한다. “이런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거 같다”라고 말하면서 유튜브에 너무 적극적이다. 아내가 촬영 담당 PD가 될 것 같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가족들에게 재밌는 아빠인가 보다.
아들하고 정말 잘 놀아준다. 그 부분에서는 자신이 있다. 우리 가족 셋이 정말 잘 논다. 강릉에 온 지 1년이 조금 안됐는데 너무 편하다. 강릉은 차도 안 막혀서 운전하기에도 편하다. 그런 부분은 편하긴 한데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아기를 키우는 입장인데 의료시설이 그전에 살던 동탄과는 조금 다르긴 하다.

프로 데뷔 후 첫 이적이었다. 한 시즌을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시즌 초반에는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다. 감독님 축구 색깔이 워낙 뚜렷하시다. 내가 감독님 축구에 적응을 빨리 하지 못해 경기에 많이 못 나갔다. 내 능력이 부족해서 적응을 빨리 하지 못했던 거다. 하지만 밖에서 우리 팀의 축구를 보면서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물론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 하지만 ‘적응만 하면 무조건 뛸 수 있겠다’는 자신도 있었고 무엇보다 벤치에서 경기를 보며 공부가 잘 됐다.

이 부분이 나중에 경기에 뛸 때 도움이 되더라. 이후에 감독님이 신뢰를 주셔서 경기를 뛰었다. 내년이 프로 10년차인데 올 시즌이 축구적으로는 가장 행복하게 보냈던 시즌이 아닐까 싶다. 물론 성적은 조금 아쉬웠지만 감독님에게 축구를 배우면서 ‘이렇게 행복하고 재밌게 축구를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공허함이 없다. 너무 좋았던 시즌이다.

김병수 감독의 축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주로 하는 말이 “즐겁다”라는 것이다.
어떤 K리그 팀들을 찾아봐도 선수가 인터뷰를 할 때 “감독님과 축구를 해서 행복하고 재밌다”는 팀은 없다. 우리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나와 같은 부분을 느끼고 있는 게 신기하다. 가장 중요한 건 신선하다는 것이다. 유소년 때부터 배워온 축구가 아니다. 그래서 너무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진다. 감독님은 지루한 걸 굉장히 싫어하신다. 훈련 때도 지루한 훈련을 싫어하시고 선수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것도 싫어하신다. 운동량을 길게 끌고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신다. 훈련을 짧고 다이내믹하게 하신다.

우리가 훈련 때 배웠던 전술적인 부분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나왔을 때 선수로서 쾌감이 있다. ‘훈련을 했던 부분이 경기에서 나오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을 때 경기가 너무 재밌고 축구에 빠져들게 되더라. 결과는 안 좋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었지만 ‘우리가 이런 경기를 했다’는 만족감이 크다. 물론 프로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결과는 올해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이팀은 감독님이 중심이 되어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진짜 건강한 팀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축구만 생각하면 되는 팀이다. 감독님이 훈련 때 열정적이시다. 선수들이 훈련 시간에 빠져서 열정적으로 하는 걸 원하신다. 그 외의 시간에 있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실 뿐더러 선수들도 알아서 잘한다. 감독님은 선수들이 운동 시간이나 경기 때만큼은 프로선수로서 보여주길 원하신다. 코치 선생님들도 사생활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않으신다.

외부에서 볼 때는 ‘감독이 편하게 해주면 선수단 내에서 군기반장이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동의한다. 우리가 너무 자유롭다고 말하니까 염려하는 다른 팀 선수들도 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주장 채민이를 중심으로 “우리가 잡아줄 부분은 잡아줘야 한다”고 많이 이야기를 한다. 자유롭지만 자유로운 가운데서도 우리만의 규칙이 있고 그걸 어겨선 안된다. 그런 부분을 채민이가 중심이 되어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채민이가 시즌 도중에 주장이 되어서 그런 부분들을 잡지 못하고 시작했던 면이 있다. 내년에는 채민이가 동계훈련 때부터 이 부분을 엄격하게 가져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염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선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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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시절에는 측면 수비수로 뛰었는데 올 시즌에는 중앙 수비수로도 많이 뛰었다.
중앙 수비수로는 상주에서 딱 한 경기를 뛰어봤다. 올해 네다섯 개의 포지션을 본 것 같다. 포백일 땐 측면 수비수, 스리백일 땐 중앙 수비수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도 봤다. 여러 자리를 돌아다녔다. 센터백 중에서도 왼쪽 센터백, 오른쪽 센터백을 봤고 측면 수비수로도 왼쪽, 오른쪽 윙백을 다 뛰었다. 경기마다 다른 자리에 섰다. 강원 선수 중에 나만 많이 돌아다닌 것 같다.

중요한 건 감독님 축구에 있어서는 센터백이라고 해서 수비만 하는 게 아니라 빌드업에도 다 참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백으로 나섰지만 센터백이라고 말하기도 뭐하고 측면 수비수라고 하기도 뭐하다. 그만큼 굉장히 유동적이다. 센터백인데 오버래핑도 나갔고 가운데로 침투도 했다. 선수로서 너무 재밌다. 센터백이 이렇게 깊게 나가니까 상대팀도 당황한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다.

강원은 수비진 상당히 깊은 지역부터 후방 빌드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에 후방 빌드업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감독님은 항상 “실수해도 돼. 일단 해야 해. 용기를 내야 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수비수 입장에서 밑에서부터 빌드업하는 게 진짜 살 떨리기도 한다. 상대팀에 외국인 공격수도 있고 실수를 한 번 하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감독님은 “그래도 항상 너희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하신다. 압박감이 있는 경기에서는 수비수로서 밑에서 빌드업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런 상황에서 실수가 나오면 우리를 자책한다. “우리가 못했고 우리가 못 따라갔다. 우리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이다.

경기마다 다르긴 했었는데 올 시즌을 돌이켜보면 밑에서 빌드업하는 거에 부담을 느꼈던 경기도 있지만 잘 풀어 나왔던 경기도 있었다. 우리가 훈련한 대로, 생각한 대로 상대 압박을 풀어나왔을 때는 경기장 안에서 탄력을 받았다. 선수들이 더 용기를 내기 시작했고 그게 11명 전부에게 퍼져 모두가 용기를 내 우리 축구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재밌게 했던 경기들이 있다. 반면 안 풀렸던 경기도 많다.

올 시즌 빌드업 능력이 굉장히 향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수원 시절에 곽희주 선수와 함께했는데 희주 형과 내가 한창 함께 뛸 때가 희주 형이 은퇴하기 직전이었던 35살~36살쯤이었다. 그런데 희주 형이 본인이 부족한 패스, 빌드업 부분에 대해서 “지금이라도 늘 수 있다”고 하면서 훈련을 계속하시더라. 그런 희주 형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는데 나도 강원에 와서 느낀 게 ‘지금 내가 31살이지만 지금이라도 더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는 걸 느꼈다. 감독님의 영향이 크다.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어떤 선수든 감독님의 축구에 빠져들면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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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으로 이적하는데 있어서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하다. 김병수 감독이 본인을 원했던 건가.
감독님이 나를 원해서 이야기가 나온 건 맞을 거다. 분명한 건 내가 강원을 선택한 점에 있어서는 감독님이 거의 100%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채민이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진짜 친했다. 채민이는 영남대를 가고 나는 성균관대를 갔지만 너무 친하니까 대학교에 가서도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았다. 당시에 영남대가 계속 우승을 차지하고 센세이션했다. 채민이 얘기를 들어보면 채민이가 감독님 축구에 굉장히 빠져있었다. 감독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영남대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부럽더라.

한 번은 우리가 대회에서 영남대와 붙었는데 우리 팀이 영남대를 상대로 공을 한 번도 못 찼다. 충격이었다. 채민이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정말 영남대로 편입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너무 부러웠다. 어렸을 때부터 채민이가 해준 이야기의 영향이 컸는데 마침 내가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였고 기회가 찾아왔다. 강원에서 좋게 봐주셔서 이야기를 나눴다. (강원을 선택하는데) 망설임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2편에서 계속.

henry412@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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