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멸치 잡는 인천 김도혁이 말하는 시우타임과 전달수 대표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김도혁에게 2020시즌은 참 다사다난했다.

2020시즌을 K리그1 생존이라는 결과로 마친 인천 김도혁은 지금 고향에 내려가 있다. 그의 집은 경상남도 남해에 있다. 힘들었던 시즌이 끝나고 푹 쉴 법 하지만 김도혁은 요즘도 바쁘다. 멸치를 잡고 있다. 그의 부모님은 남해 특산물인 죽방멸치로 김도혁을 키웠다. 김도혁은 “아직 멸치 철은 아닌데 내가 집에 오자 멸치가 조금씩 잡히고 있다”라고 전했다.

멸치를 잡는 것도 축구만큼 조직력과 호흡이 중요하다. 그라운드에서는 동료 선수와 발을 맞추지만 바다에서는 아버지와 조직력을 다지고 있다. 김도혁은 “아버지가 ‘원’ 하면 내가 ‘투’라고 한다”면서 “인터뷰가 끝나고 또 멸치를 잡으러 가야한다. 조직력을 잘 맞춰서 죽방멸치 많이 잡겠다”라고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2014시즌 인천에 입단한 ‘원클럽맨’ 김도혁은 벌써 인천에서 여섯 번째 시즌을 마무리했다(아산무궁화 제외). 김도혁의 시즌은 항상 ‘강등과의 전쟁’이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더욱 힘들었던 인천의 생존 싸움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분들이 매년 ‘올해가 더 힘들다’라고 하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매년 그저 힘들 뿐”이라면서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 마음도 많이 지쳤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생존 싸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클 수 밖에 없었다.

올 시즌 인천은 이대로 무너지는 것 같아 보였다. 연패가 이어졌고 상위 팀과의 승점 차는 점점 벌어졌다. 그 와중에 전달수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는 일도 발생했다. 당시 전 대표이사는 어려운 팀 상황에 책임을 지겠다고 박남춘 구단주(인천시장)에게 사퇴의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전 대표이사는 사의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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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인천이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도 전 대표이사의 사의를 철회한 이유 중 하나였지만 무엇보다 서포터스와 시민주주, 프런트가 나서 전 대표이사를 만류한 것이 컸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김도혁과 이재성 또한 있었다. 결국 전 대표이사가 사의를 철회하면서 인천은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생존에 성공했다.

김도혁은 당시를 회상하며 “선수들 뿐 아니라 모두가 사퇴를 만류했다”라면서 “당연히 만류해야 했다. 전달수 대표이사님은 감독님만큼 자주 보는 인물이다. 경기장에 자주 나와서 선수들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 선수들을 정말 많이 신경 써주는 것이 우리에게는 계속해서 진심으로 다가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전달수 대표이사님의 모습은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진심이 느껴진다”라면서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대표님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선수들도 많이 봤다. 그 모습이 오히려 선수들에게는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공동체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도혁은 “대표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것이 있다”라면서 “대표님은 우리에게 ‘아들같이 생각한다’라고 말하신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이 모순되지 않고 일치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대표이사님을 많이 믿고 따른다. 대표이사님이 계시면서 우리 선수들은 예전보다 선수로서 더 많은 존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라고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래서 김도혁은 올 시즌 인천의 생존에 대해서 “다행이다, 신기하게도 살아남았다”라면서도 요인을 묻자 간단하게 “대표이사님, 감독님, 코치님. 이게 끝이다. 나는 이게 진짜 전부라고 생각한다”라고 꼽기도 했다. 이들에게 보내는 김도혁의 신뢰는 크다. 인천 구단의 방송에서 조성환 감독은 “김도혁과 닮았다”라는 이야기를 듣자 표정이 미묘해졌지만 김도혁은 <스포츠니어스>가 이 소식을 전하자 “영광스러운 이야기다”라고 넉살 좋게 말할 정도다.

하지만 생존의 공신 중에서 송시우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올 시즌 송시우는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비교적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 공격포인트들이 모두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골이 모두 결승골이었고 도움 두 개는 6-0 대승을 거둔 성남전에서 기록했다. 골을 넣을 때마다 송시우는 ‘시우타임’의 뜻을 담아 손목을 두드렸고 김도혁은 SNS에서 “돌핀(시계 브랜드) 모델을 하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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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김도혁은 나름 송시우에 대한 기준을 세워놓고 있었다. ‘시우타임’ 세리머니가 유명하니 송시우에게는 시계 모델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일단 튼튼하고 저렴한 국산 브랜드부터 시작해야 한다”라면서 “한 시즌 세 골 이하를 기록했기 때문에 돌핀 모델로 시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송시우는 올 시즌 두 골을 넣었다.

이어 김도혁은 “세 골 이상을 넣으면 또다른 국산 브랜드를 한 번 찾아보려고 한다. 원래 생각해둔 브랜드가 있었는데 일본 브랜드라 다른 국산 시계로 방향을 틀었다”라면서 “송시우에게 한 말이 있다. ‘네가 열 골 이상 넣으면 롤렉스를 섭외하든지 태그호이어 본사를 찾아가 문을 두드리든지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송시우가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하며 웃었다.

힘든 생존 싸움으로 가득한 2020시즌이었다. 하지만 김도혁에게는 무엇보다 팬의 소중함을 느낀 한 해였다.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김도혁은 “무관중 경기를 하다가 한 번씩 관중들이 들어왔을 때 정말 많은 힘이 생겼다. 관중이 많이 들어오지 못했는데도 그렇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으로 “관중들이 있으니 축구가 새삼 설레더라”면서 “경기 시작 전에 몸 풀러 그라운드에 들어가서 관중들만 봐도 감정이 벅차올랐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관중 없는 상황이)됐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축구장에는 팬들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보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함과 감사함이었다”라고 밝혔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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