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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김현회 기자] 인천현대제철이 WK리그에서 전대미문의 8연패를 달성한 가운데 우승 세리머니 선곡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인천현대제철은 16일 인천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경주한수원과 2020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치렀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인천현대제철은 이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WK리그 8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3년 이후 WK리그에서 인천현대제철을 제외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없다.

우승 확정 이후 선수들은 젊은 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우승을 하고도 기쁨을 절제하던 과거와는 달랐다. 심판상과 준우승 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은 “춤을 추며 시상대에 올라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민아는 유쾌한 댄스 실력을 뽐내며 엘리에게 “너도 춤을 추며 올라가야 한다”고 웃었다. 엘리도 네넴과 함께 가볍게 춤을 추며 시상식에 올라갈 준비를 마쳤다. 선수들은 “삼바 댄스를 추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몇몇 선수들은 이 장면을 카메라로 담기 위해 준비했다.

준우승 팀 시상식이 끝나고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갈 순간이 됐다. 선수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댄스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음악이 선수들의 취향(?)과는 달랐다. 선수들은 신명나는 음악을 기대했지만 정작 경기장에 울려 퍼진 노래는 조수미의 ‘챔피언스’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감동을 담은 웅장한 그 음악이었다. 누군가 웃으며 외쳤다. “조수미 노래에 삼바 춤을 출 순 없잖아.”

선수들은 춤을 추면서 시상식에 올라가려고 하다가 멈칫했다. 몇몇 선수들은 그래도 흥에 맞춰 춤을 추려고 “더 음악을 크게 틀어달라”고 했지만 음악 볼륨은 커지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준비한 흥겨운 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 구단 측은 조수미의 ‘챔피언스’에 이어 퀸의 ‘WE ARE THE CHAMPION’을 틀었다. 선수들의 젊은 감각에는 다소 부족한 정석대로의 선곡이었다. 선수들은 조수미와 퀸의 웅장한 노래에 맞춰 챔피언의 위치를 즐겼다.

최근 부상으로 다리에 깁스를 한 동료를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선수들이 신나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동안 김도연은 무릎에 얼음을 대고 절뚝이며 골대 뒤로 달려갔다. 그러더니 의자를 들고 와 신담영에게 전했다. 다리에 깁스를 한 신담영을 위한 배려였다. 신담영은 김도연이 챙겨온 의자에 앉아 기념 사진을 찍으며 우승을 함께 했다. 이렇게 인천현대제철은 WK리그 8연패를 하면서 우승 경험을 한 번 더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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