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인천=조성룡 기자] 인천현대제철 김정미가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웠다.

16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인천현대제철과 경주한수원의 경기에서 홈팀 인천현대제철은 후반에 터진 정설빈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경주한수원을 1-0으로 꺾고 승리했다. 1차전을 0-0으로 마친 인천현대제철은 합산 결과 승리해 WK리그 8연패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다음은 김정미 골키퍼의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내가 작년에 부상으로 인해 올해 뜻깊은 것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재활에서 복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년이 걸렸다. 또 주위 분들께서 아킬레스건 부상과 나이 때문에 복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씀 해주셨다. 그것을 극복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내가 경기 하면서 자신감도 되찾고 팀의 일원이자 언니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후배들에게 고맙다. 잘 따라줘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이번 경기에 선방이 많았다. 아찔한 순간도 있을 것 같다.

경주한수원 이네스의 슈팅에 이은 전은하의 오프사이드가 가슴 철렁했다. 사실 유효 슈팅으로 들어오는 것이 다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 백 포 라인과 미팅을 정말 많이 한다.

올 시즌 우리가 경주한수원에 1승을 하지 못했다. 실점하는 부분에 대해 모여서 어떻게 할지 미팅을 많이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선수들이 측면 돌파나 일대 일 등도 정말 잘 막아줬다. 전반전 끝나고도 최대한 위험한 상황이 나오지 않기 위해 어떻게 커버할지 그런 것 위주로 했다.

공수에서 베테랑이 활약했다. 큰 경기에서 책임감이 남달랐을 것 같다.

우리 팀이 다른 팀에 비해 연령대가 좀 높다. 그렇다는 것이 나는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진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했던 것이 잘 됐던 것 같다.

우리가 비야와 따이스가 빠진 이후 득점할 수 있는 부분에서 그런 것 때문에 흔들린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네넴과 엘리가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주한수원에 승리하지 못한 것도 동기부여가 됐다. 우리끼리 "리그 때 우리가 못이겼던 것이 오히려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이 됐다"라고 샤워하면서 이야기 했다.

경주한수원의 등장은 그래도 위협적이다.

아무래도 경주한수원 선수들의 공격 라인이 정말 좋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조금 어려웠던 것이 있다. 세트피스도 날카롭고 공격 전개 과정도 좋다.

공교롭게도 경주 송주희 감독과 2003년 미국 월드컵 동기다.

나는 송 감독님이 화천에 계실 때부터 좋은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감독과 선수의 유대 관계와 조율이 잘된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 경주에서도 이세진이나 윤영글 등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너무나도 멋있게 느껴진다.

슬슬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내가 항상 팀에서도 그렇고 대표팀에서도 왕언니라는 수식어가 있다. 나이나 이런 것 때문에 골키퍼의 세대교체를 원하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편견을 깨고 싶다. 나이 많은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최대한 돌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내가 젊을 때보다 하락한 부분도 있지만 최소화하기 위해 여전히 코칭스태프의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근력 운동도 많이 하고 노련미도 발휘하려고 한다. 멀리 보지 않고 한 해 한 해 준비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콜린 벨 감독도 "나이는 없다"고 하더라.

진짜 큰 동기부여가 된다. 예전에 내가 했던 것을 콜린 벨 감독은 한 번도 보지 않았다. 미래만 보고 계신다. 내가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팬들 앞에서 챔피언결정전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직접 찾아올 수 없어 중계로 보겠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힘이 난다. 빨리 코로나19가 풀려서 우리 여자축구도 관중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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