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K4리그에서 나온 이변, ‘혹시’라는 의심 나오는 이유


이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최근 벌어진 K4리그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 이후 주변에서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상위권 팀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승부조작이나 고의패배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심쩍은 부분을 지적할 만했다. 이날 상위권 팀은 주축 선수 상당수를 빼고 경기에 임했고 결국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약체팀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승격권에서 경쟁하던 이 상위권 팀의 순위는 더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대한축구협회는 K3리그와 K4리그를 분리해 재출범했다. K리그1과 K리그2가 승강제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결과에 따라 K3리그와 K4리그 팀들도 승격과 강등이 진행된다. 장기적으로는 K3리그와 K리그2의 승강제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1부리그부터 4부리그까지 승강 시스템이 도입된다. 한국 축구의 오랜 숙원이 풀리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1부리그에서 활약하던 팀이 몇 년 만에 4부리그로 추락할 수도 있고 4부리그의 무명 팀이 차근차근 성장해 1부리그에 오를 수도 있다. 상상만 해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 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내셔널리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내셔널리그와 과거 K3리그 중 일부가 올 시즌 재출범한 K3리그에 합류했고 나머지 팀들은 K4리그에 속하게 됐다. 하지만 K3리그와 K4리그가 승강제를 실시하면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다. 앞서 말한 상위권 팀이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 이런 우려는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경기 결과로 인해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끄집어 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의 활용이다. 흔히 말하는 ‘공익근무요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현재 K4리그는 사회복무요원을 활용할 수 있지만 K3리그는 사회복무요원이 뛸 수 없다. 이는 앞으로도 K4리그와 K3리그의 승강제에 있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사회복무요원을 활용하는 K4리그 팀 중에서는 K3리그로 승격하게 되면 사회복무요원들을 전부 팀에서 내보내야 한다. 물론 그 자리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선수들로 채울 수밖에 없다. 재정이 열악한 K4리그 구단 중 대다수는 K3리그로 올라갈 기회를 줘도 당장은 그럴 능력이 없다.

이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한축구협회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뛰는 선수들은 평균적인 기량이 높은 편이다. 혈기왕성한 나이에 군 문제로 인해 한두 단계 아래 리그로 내려와서 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회복무요원 중에는 팀의 주축 선수들이 많다. 프로에서 뛰다가 군 문제 때문에 K4리그로 내려온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주축이 돼 팀을 K4리그에서 K3리그로 승격시킨다면 이들은 곧바로 팀을 떠나야 한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빠지면 K3리그에서도 뛸 수 있지만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다가 산업기능요원이 되는 건 쉽지 않다. K4리그 팀 중 상당수는 K3리그로 올라가는 걸 원치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K4리그 선수는 시즌 전 구단과 선수들간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이 선수는 “‘올 시즌 우리가 만약에 승격을 이룰 경우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은 거취가 어떻게 되느냐’는 선수단의 질문에 구단은 딱히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구단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하지만 승격 이후 미래가 더 불안해 질 수도 있다는 점에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K3리그와 K4리그의 승강제는 여러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지난 해까지 내셔널리그는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이 뛸 수 없었고 K3리그와 K4리그는 사회복무요원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내셔널리그와 일부 K3리그가 통합된 새로운 K3리그에는 사회복무요원이 뛸 수 없도록 했다. 이는 프로로 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K3리그에 속하고 싶었지만 인건비 문제로 사회복무요원을 활용해야 하는 팀들은 K4리그로 내려갔다. 그런데 만약 이 팀들 중 성적이 나와 K3리그로 승격하는 팀이 있다면 승격을 포기하거나 사회복무요원들을 팀에서 내보내야 한다.

K3리그 팀들과 K4리그 팀들의 격차는 상당하다. 지난 해까지 내셔널리그에 속했던 현 K3리그 팀들 중 일부는 프로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경주한수원이나 김해시청 등은 사실상의 프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성FC 등 지난 해까지 K3리그에 있던 팀들은 최근 아예 사회복무요원을 선발하지 않으면서 자생력을 키웠다. 반면 K4리그에 속한 팀들은 재정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 혹시라도 K4리그에서 승격을 이뤄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을 모두 팀에서 내보낸 뒤 K3리그에 도전한다면 기존 K3리그 팀과의 경쟁은 대단히 어렵다. 한 시즌 만에 K4리그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그때 다시 사회복무요원을 받을 수 있다. 구단이 승격을 하느냐 강등을 당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팀의 정체성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상위권 팀이 갑자기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뒤 하위권 팀에 패하자 ‘혹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상위권 팀이 하위권 팀에게 잡힌 이 이변이 승부조작이나 고의패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고 나선 이런 경기 하나 하나가 오해를 받을 만큼 아직 제도적인 장치가 완벽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현재 K4리그 한 팀에는 10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뛸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또한 선수들의 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의 활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승강제를 놓고 봤을 때는 과연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이 승승장구해 프로의 문턱에 진입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비가 전혀 돼 있질 않다. 우리는 지난 2006년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승강제를 시도했다가 구조적인 한계에 막혀 실패한 적이 있다. 현재 K3리그와 K4리그의 승강제는 2006년 당시와 꽤 많이 닮아 있다는 사실을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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