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안산=김현회 기자] 안산그리너스가 네 번 중 세 번이나 상을 받았다. 이쯤이면 ‘사랑 나눔상’의 전북현대쯤 된다.

지난 5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가 열렸다. 이 시상식을 통해 손준호는 최고의 별에 선정됐고 김기동 감독은 K리그1 3위팀 감독 사상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송민규는 압도적인 표를 얻으며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시상식 1부에서 진행된 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팀이 있다. 바로 안산그리너스다. K리그1 시상식에서 K리그2 소속으로 이날 시상식에 참가한 건 안산그리너스와 FC안양 닐손주니어 뿐이다. 연맹은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사비로 라면과 반찬, 물 등 생필품을 구매해 전달하는 선행을 펼친 FC안양의 외국인 선수 닐손주니어에게 표창했다.

이날 안산그리너스는 ‘사랑 나눔상’을 수상했다. K리그 22개 전 구단을 대상으로 한 '사랑나눔 상'은 다양한 지역사회활동을 통해 지역민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한 구단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안산은 지역밀착 관계 형성과 K리그에 대한 팬들의 인식향상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이날 사랑 나눔상은 안산그리너스와 포항스틸러스, 대전하나시티즌에 수여됐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랑 나눔상은 말 그대로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구단의 업적을 인정하는 상이다. 더군다나 안산그리너스는 이 상을 올 해 처음 받은 게 아니다. 2017년 이 상이 생긴 뒤 안산그리너스는 지난 해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네 번 중 무려 세 번이나 상을 받았다. 전북현대가 K리그1 챔피언을 독식하고 있다면 사랑 나눔상은 K리그 전체를 통틀어 안산그리너스가 독식 중이다.

안산그리너스는 무관중 경기를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하나 하나 채웠다. ⓒ안산그리너스

안산그리너스는 2017년 사회공헌활동을 한 해 동안 무려 240회나 했다. 이뿐 아니다. 2018년에는 사회공헌활동을 340회로 늘렸고 지난 해에는 365회로 프로스포츠 구단으로써 역대 최다 사회공헌활동 기록을 달성했다. 올 시즌에도 이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지역 사회 방역 활동을 위해 구단 자체적으로 ‘방역 소년단’을 구성해 사회공헌활동을 이어 나갔다.

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안산그리너스와 부천FC의 경기는 안산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치르는 시즌 마지막 경기라 다소 김이 빠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안산 구단 관계자들은 그래도 밝은 표정이었다. 올 한 시즌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내달려온 그들에게 사랑 나눔상이 수여됐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사랑 나눔상은 꼭 받고 싶었다”면서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자리를 놓쳐 아쉬움이 컸다”고 웃었다.

연맹에서 수여하는 사랑 나눔상은 사회공헌활동 횟수는 물론 올 시즌부터는 그 내용에도 배점이 적용됐다. 각 구단별로 사회공헌활동 횟수와 내용 등을 제출토록 한 뒤 점수를 매겨 사랑 나눔상 주인공을 선정했다. 상이 재정되고 네 번의 기회 중 세 번이나 이 상을 받은 안산그리너스는 사랑 나눔상에 관해서는 K리그 최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날 하프타임에는 이제영 CSR 총괄을 비롯해 올 시즌 ‘방역 소년단’으로 활동한 구단 직원들을 위한 이벤트도 열렸다.

안산그리너스는 무관중 경기를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하나 하나 채웠다. ⓒ안산그리너스

이제영 CSR 총괄은 “올 한 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회공헌활동이 힘들었다”면서 “매년 300회 이상 하던 사회공헌활동이 올 해에는 140여 회로 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지역 사회에 안산그리너스를 알리고 함께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올 시즌 무관중 경기가 이어졌고 제한적 관중 입장 허용 이후에도 관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런 사회공헌활동이 내년에도 큰 빛을 볼 것이라고 기대한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안산그리너스는 ‘방역 소년단’ 외에도 훈훈하고도 정이 넘치는 이벤트를 여러 차례 기획했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에는 안산시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경기장 좌석이 일일이 붙여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로 이 그림을 일일이 비닐로 덮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추석을 앞두고는 직원들은 물론 볼 스태프까지 한복을 입고 경기장에 허수아비를 세우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사랑 나눔상은 작은 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상을 받기란 대단히 어렵다. 지역 연고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K리그 22개 구단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4년 중 세 번이나 상을 받은 팀은 그 클래스가 다르긴 달랐다. 안산그리너스 직원들의 이 사랑 나눔상에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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