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성남=전영민 기자] 성남FC 김남일 감독이 잔류의 소회를 밝혔다.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는 3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 라운드의 승자는 성남이었다. 성남은 전반 31분 이동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20분 홍시우의 동점골과 후반 32분 마상훈의 역전골로 부산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성남(승점 28점)은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남일 감독은 "먼저 정말로 모든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이다.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인내를 하면서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잔류를 만들어낸 것 같다"라고 경기 총평을 전했다.
다음은 김남일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문.
경기 총평.
먼저 정말로 모든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이다.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인내를 하면서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잔류를 만들어낸 것 같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올해 초반에는 시즌을 시작하면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으나 몇 경기 이후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그 상황에서 부상자도 생기며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김)영광이를 비롯해 주장 (서)보민이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연)제운이가 이겨내준 상황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줬다. 올해 들어와서 고참들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생각한다. 중심을 잘 잡고 힘든 시기에 선수들을 끌고 가려고 했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 오늘 솔직히 (홍)시후가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는데 우리로서는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분명히 발전 가능성이 있지만 어린 선수가 큰 경기에 나가서 과연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제 역할을 해줬다. 이 모든 결과가 한 사람이 아닌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를 했기에 승리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 홈경기인데 팬들의 함성소리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게끔 만들어줬다.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팬들의 함성소리가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항상 뒤에서 은수미 시장님께서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을 격려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이재하 대표님도 어려운 살림 속에서 항상 선수들을 지원해주시기 위해 노력해줘서 감사하다. 올해 정말 부족한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조금 더 올해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내년에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잔류 확정의 순간 어떤 마음이 들었나?
다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들도 말이다. 선수들에게 이게 운명의 장난인지 모르겠지만 이 상황에 우리가 충실히 하자.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실에 충실하자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를 했다.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올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올해 사실 시즌을 준비하며 자신감도 있었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사실 생각만큼 현실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말 많은 경험과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때로는 내가 내 미스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던 적이 있었다. 비길 수 있는 경기도 진 적이 있다. 그런 걸 하나씩 곱씹으며 올해 경험을 한 것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조금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전반전 끝나고 나서의 심정은?
마지막 부산전을 준비하며 생각이 많았다. 우리가 이기고 있을 때, 지고 있을 때, 퇴장을 당했을 때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했다. 물론 첫 골을 실점했지만 준비를 철저히 했기에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교체를 했다. 거기에 대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상훈이 골을 넣었는데?
상훈이는 분명 장점이 있는 친구다. 제공권이 있고 힘도 있다. 그런 장점들을 살렸다. 항상 경기를 하면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누군가 잠재력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으로 경기를 하는데 오늘은 상훈이가 터졌다. 고맙다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올 한 해를 돌아보자면?
내 기억으로는 홈에서 8월 14일 부산과 경기를 했을 때 1-0으로 이기고 있다가 마지막에 코너킥에서 실점을 해서 비겼던 기억이 생각난다. 그 경기가 올해 들어서 가장 아쉽던 경기였다. 그 경기를 이겼으면 탄력을 받았을 텐데 그 경기에서 비겨서 아쉬움이 크다.
홍시후에 대한 평가.
시즌 전부터 기대를 많이 한 친구다.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페이스를 올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시후에 대한 기대치는 나뿐 아니라 선수들도 크다. 오늘 보여준 어린 선수답지 않게 과감한 모습들이 내년엔 더 나올 거라 생각한다. 물론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준비를 하는가다. 시후한테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하루하루 훈련이 너한테 소중한 시간이니 그 시간을 잃지 말고 정제해 나가야 한다. 여기서 만족을 하면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시후도 어린 친구지만 굉장히 생각이 깊다. 오늘 팀을 위해 큰 공헌을 했다.
올 시즌 공격력이 고민이었을 텐데?
맞다. 올해 공격력이 저조했다. 공격수 영입에 포커스를 맞춰 골을 넣을 수 있는,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와야 올해보다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본다.
프로 감독으로서 첫 해였다. 올 시즌에 대한 소회는?
선수 때의 일들은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선수 때하고 지도자가 되고 나서는 다른 점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올해 경기를 하고 나서 아쉬웠던 게 이랬으면 어땠을까 그런 것들이었다.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의 경험이 앞으로의 지도자 생활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내일 절친한 후배 이동국이 은퇴를 한다.
동국이와 어렸을 때부터 같이 대표팀 생활을 했다. 굉장히 좋아했던 친구고 후배다. 정말로 한국축구의 역사 한 페이지를 썼다. 동국이를 생각하면 대단한 친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지도자가 되고 나서 동국이하고 연락을 자주는 못했지만 경기를 챙겨 보고 항상 응원을 했다. 동국이가 은퇴를 한 것에 대해 갑작스러워서 나도 조금 놀랐다. 적절한 타이밍에 좋게 마무리를 한 것에 대해 잘했다는 말로 응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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