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올해도 인천은 생존했다. 그리고 올해도 생존을 결정지은 경기 기자회견에서 김도혁이 입을 열었다. 김도혁은 "처음엔 나도 포기했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김도혁은 생존 비결로 조성환 감독을 꼽았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인천유나이티드가 아길라르의 결승골로 서울에 1-0 승리를 거두고 1부리그 생존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의 주장 완장을 찬 김도혁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조성환 감독님이 오기 전엔 나도 포기했던 것 같다"라면서도 "감독님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게 희망을 주고 목표를 세워주셨다. 감독님을 믿고 따라가니까 어둠에도 빛이 생겼다. 오늘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샤워하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잔류했냐'라고 서로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날 FC서울 김남춘의 사망 소식에 관해서는 "나도 심란해지고 먹먹해졌다. 그러나 나중에 변명하기 싫었다"라며 "남춘이 형의 장례식장을 찾아가서 애도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천유나이티드 김도혁 기자회견 전문

경기 및 생존 소감

어떻게 보면 부담감을 가질 경기였다. 감독님께서 우린 잃을 게 없다고 말씀했다. 선수들도 우리 손으로 잔류를 마무리짓고 싶었다. 모두가 진짜 감독님 부임 시 말했던 원팀이 돼서 잔류했다.

인천의 '잔류왕'이라는 꼬리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프로선수도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이 자랑스럽지 않다. 우리도 떼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잔류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매년 말했다 시피 올해 꼭 잘 준비해서 내년에 꼭 잔류왕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서울이 경기 하루 전날 비보가 있었다. 경기 준비에 있어 부담은 있었나

우리 같은 동료가 그런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전해들었을 때도 걱정스러웠다. 나도 심란해지고 먹먹해지더라. 그런데 이게 거기에 빠져서 중요한 결과를.. 쉽게 말해서 변명하기 싫었다. 나도 그렇고 감독님부터 최선을 다하고 장례식장에 가자고 했다. 저녁이 되면 남춘이 형의 장례식장을 찾아가서 애도를 표할 것이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조성환 감독 부임 후 결국 생존을 이뤄냈다

감독님이 처음 부임하셨을 때 성남전을 치렀다. 감독님이 그때 우리의 스타일을 파악하셨다. 그 이후 스리백으로 포지션을 바꿨는데 잘 맞았던 것 같다. 우리의 장단점을 알고 하나로 뭉칠 수 있게 이끌어주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산에서 군복무한 것 빼고는 늘 인천에 있었다. 항상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팀인데 어떤 게 달라져야 할까

앞으로 달라지기 보다는 우리 대표님께서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잡고 변화를 주려고 노력 중이시다. 우리는 감독님과 코치진의 지시를 잘 따르면 내년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잔류 순간 늘 본인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시즌 특별한 느낌이 있나

솔직히 감독님이 오시기 전엔 포기했던 것 같다. 감독님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게 희망을 주고 목표를 세워주셨다. 감독님을 믿고 따라가니까 어둠에도 빛이 생기더라. 샤워하면서도 선수들끼리 "우리가 어떻게 생존했냐"고 서로 얘기했다. 선수단을 대표해서 이자리를 통해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항상 인천이 살아남는 정신을 내부의 사람으로서 설명한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름 이적 시장 때 부산과 성남을 비교하자면, 부산과 성남은 많은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고 팀의 지출을 아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대표님께서 선수들로 보강해주셨다. 임대로 와준 선수들도 우리 팀에 녹아들었다. 결국 우리가 하나의 팀이 됐다. 축구를 하면서 느낀 건 서로 자기가 잘하려고 하면, 특히 인천은 더 잘 안되더라. 선수들도 희망이 생기고 목표가 생기니까 하나 되기 위해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intaekd@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