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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조성룡 기자] 갑작스러운 방문에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3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명예회장이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16년 동안 대한축구협회장을 역임했고 1994년부터 1998년까지 4년 동안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도 겸임했던 축구계의 거물이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한 때 축구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최근에는 그다지 뚜렷한 행보를 보여주지 않았다. 지난 2015년 FIFA로부터 자격정지 6년의 징계를 받았지만 2018년 CAS(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항소에서 이겨 그 즉시 징계가 해제됐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조용하고 간접적으로 한국축구를 지원했다.

정 명예회장이 갑자기 수원종합운동장에 나타나자 구단 관계자들도 놀랐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의 경기장 방문은 별다른 뜻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수원FC 관계자는 방문 이유를 묻자 미소를 지으면서 "그냥 바람 쐬러 오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만큼 단순히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민감하지 않은 경기를 일부러 택해 왔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K리그1에서는 생존 싸움을 결정짓는 중요한 한 판이 연달아 있다.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가 만나고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가 사활을 걸고 싸울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순위 싸움에 비교적 부담이 없다고 여길 만한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 명예회장은 전반 10분 쯤 수원종합운동장에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와 함께 입장해 VIP석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경기를 보고 있다. 아쉽게도 전반 7분 터진 안병준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은 보지 못한 셈이다. 이런 아쉬움을 방지하기 위해 축구장은 제 시간에 맞춰서 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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