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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리그에 암표가 등장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내달 1일 열리는 전북현대와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경기에는 정가의 7배에 달하는 암표까지 등장했다. 한 인터넷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는 1만4천 원짜리 경기 입장권을 10만 원에 판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는 K리그에서는 최근 들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전북현대는 내달 1일 대구FC와 홈에서 올 시즌 K리그1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전북은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K리그 최초의 4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가운데 역사의 현장을 경기장에서 지켜보려는 이들의 관심이 뜨겁다. 또한 이 경기는 최근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이 K리그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19 이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K리그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제한적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경기장 규모에 따라 최대 25%의 관중을 받을 수 있는 가운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10,201명의 관중 입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역사적인 경기를 앞두고 10,201석의 입장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전북현대는 27일 오전 입장권 발매를 시작해 28일 오후 입장권을 모두 팔았다. 이틀 만의 매진이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암표 거래 정황이 포착되자 전북현대 측에서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11월 1일 전북현대 vs 대구FC 경기와 관련해 암표 거래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 암표거래 적발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티켓 구매 취소 및 경기장 입장이 불가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관중을 제한적으로 입장시키고 있지만 K리그에서 모든 티켓이 팔리고 암표까지 등장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전북 관계자는 “과거에도 K리그에 암표는 있었다”면서 “그런데 그 암표라는 게 할인권을 구입한 분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이들에게 기존 입장권보다 더 싸게 파는 행위였다. 예를 들어 티켓 30장을 정가보다 훨씬 싸게 구입한 이가 있다면 이를 다른 이들에게 정가보다 1~2천 원 더 싸게 파는 경우다. 이게 K리그에서는 암표 아닌 암표였다”고 말했다.

ⓒ전북현대

그러면서 그는 “경기장 입장권이 매진돼 암표가 돌아다니는 일은 최근 K리그에서는 없었다”면서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인터넷에 올라온 암표 거래 행위를 포착한 뒤 구단 차원에서 이를 그냥 둘 수는 없어 sns로 공지를 했다. 경찰 분들이 단속을 나와도 암표상은 과태료 처분 정도라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공지했다. 우리 팬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정말 1만 4천 원짜리 티켓이 10만 원에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여 명이 넘는 관중에 취재진과 관계자들도 몰려들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방역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축구계 모든 눈과 귀는 전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전북 관계자는 “우리는 제한적 관중 입장 허용 이후 늘 1만 명의 관중 입장 기준에 맞춰 방역을 진행해 왔다”면서 “우리가 하던 대로 하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북현대 측은 1만여 명의 관중이 거리를 두고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암표 외에도 구단은 밀려드는 입장권 구입 문의로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전북 관계자는 “티켓 매진 사실을 모르고 구단으로 연락해 오는 분들이 많다”면서 “어떻게 티켓을 구입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다. 우승을 결정하는 경기에 이동국의 은퇴 소식까지 겹치면서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티켓은 전석이 매진됐다’고 전하면 수화기 너머로 아쉬움이 전해진다”고 밝혔다. K리그 경기에 정가의 7배에 달하는 암표가 나올 정도의 ‘티켓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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