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잡은 전북 바로우의 결승골 뒤에는 의무 ‘특공대’가 존재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김도연 기자] 전북현대 바로우가 울산현대를 상대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전북의 ‘특공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현대는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울산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18분 터진 바로우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두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전북은 승점 57점을 기록, 울산과의 승점을 3점 차로 따돌리고 선두에 올라서며 리그 역전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이 경기가 치러지기 전까지 양 팀은 승점 54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은 올 시즌 리그에서 전북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반드시 이 경기를 잡겠다는 각오를 다진 상태였다. 다득점에서 울산에 크게 밀리고 있는 전북은 이 경기에서 패배할 시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0’에 가까워지는 상황이었기에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두 팀 모두에 매우 신중한 경기였기에 경기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전반 15분 전북 이용의 중거리 슈팅과 전반 22분 울산 윤빛가람의 프리킥이 모두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등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또 전반 34분 전북이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 구스타보가 키커로 나서 이를 처리했지만 조현우에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전반 44분에는 전북 조규성의 슈팅이 다시 한번 왼쪽 골대를 강타하며 치열했던 양 팀의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됐다.

이어 후반 9분 전북은 조규성을 빼고 바로우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바로우는 경기장에 투입하자마자 모라이스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경기장 이쪽저쪽을 활발하게 누비며 울산 수비진을 뒤흔든 바로우는 후반 13분 결정적인 왼발 크로스를 선보이며 한교원의 헤더 슈팅을 도왔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약 5분 뒤 이 경기의 선제골이 드디어 터졌다. 그 주인공은 바로우였다.

후반 19분 전북이 수비 진영에서 길게 찬 공을 김기희가 백헤더로 조현우에게 건네주려 했지만 이 공이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고 이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던 바로우가 어느새 공 앞에 나타나 발만 살짝 갖다 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전북은 바로우의 선제골을 마지막까지 잘 지켜내며 울산을 잡고 리그 역전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사실 바로우는 이 경기를 앞두고 경미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에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이날 바로우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려뒀다. 하지만 이 경기를 무조건 승리로 가져가야만 했던 모라이스 감독은 고민 끝에 바로우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 카드가 그대로 적중하면서 전북은 6,973명의 울산 팬들이 모인 적지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바로우가 경기를 소화해내기 어려울 정도의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펄펄 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북 의무 트레이너들의 공이었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바로우에 대해 “다들 아시다시피 바로우는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인 선수다”라며 “하지만 오늘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바로우가 경미한 부상이 있어서 울산전 출장이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모라이스 감독은 “그런데 치료실에 있는 네 명의 트레이너가 사흘 동안 바로우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노력했다”며 “바로우가 그 덕분에 경기에 나올 수 있었다. 다음 경기도 중요하기 때문에 바로우의 몸 상태를 꾸준히 체크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모라이스 감독은 지우반 트레이너를 비롯해 김재오, 김병선, 송상현 트레이너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바로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바로우는 선제골을 성공시킨 직후 지우반 트레이너를 향해 달려가 껴안으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지우반 트레이너 역시 이날 경기 종료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부상 당한 첫날부터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치료와 재활을 시작했어. 고마워 날 믿어줘서’라는 글과 함께 바로우와 깊은 포옹을 나누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스포츠니어스>와 연락이 닿은 전북 구단 관계자는 “부상을 당해 재활이 필요한 선수들은 걱정이 많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하다”며 “그런데 지우반 트레이너가 이런 선수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지우반과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더 애틋한 감정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바로우도 어제 경기에서 지우반에게 달려가 포옹을 했던 것 같다. 이전에 부상을 당했던 김보경이나 이용 등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물론 이날 바로우가 완전한 몸 상태로 경기에 출전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구단에서도 바로우가 울산전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보고 ‘특공대’가 투입됐나보다 생각했다. 트레이너들이 밤낮으로 바로우에게 붙어서 많이 돌봐준 것 같다”고 바로우의 출전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하기도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실제로 지우반 트레이너는 전북 선수들에게 있어서 매우 소중한 존재다. 2017년 전북에 합류한 그는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치료부터 시작해서 세부적인 컨디셔닝과 식단 조절, 신체 강화 프로그램 등을 맡아왔다. 앞서 지우반은 세계적인 스타인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카카 등의 재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북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신욱을 비롯해 로페즈 등을 지도하며 성장시키기도 했다.

지우반은 선수들을 위한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지우반 트레이너는 자기 일에 대해 열정이 워낙 많은 진정한 프로다”라면서 “지우반이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할 일이 있으면 쉬는 날도 상관없이 나와 선수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지우반뿐만 아니라 전북의 다른 트레이너들 역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앞서 언급했던 네 명의 트레이너 중 지우반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트레이너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선수들과 함께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선수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원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김재오 트레이너는 8년째 구단에 헌신하고 있다”며 “선수들과 숙소 생활을 함께하면서 유대 관계도 워낙 좋다. 선수들 역시 믿고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북이 매년 리그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는 숨인 일등 공신인 트레이너 ‘특공대’가 존재했다. 전북이 K리그 사상 첫 4년 연속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데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재오 트레이너(맨 오른쪽)가 지난해 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김재오 트레이너 인스타그램 캡쳐

dosic@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NYSgd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