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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홍인택 기자] 부천종합운동장이 오랜 만에 활기로 가득 찼다.

하나원큐 K리그2 2020 부천FC1995와 경남FC의 경기가 열리는 25일 부천종합운동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이번 시즌 두 번째 제한적 관중 입장을 맞이한 부천 팬들은 경기가 열리기 1시간 반 전인 12시부터 야외 잔디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부천 구단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팬들을 맞이하는 부천 구단 측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를 안내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이벤트는 '럭키박스'다. 유니폼, 슬리퍼, 패딩 조끼 등 구단 상품을 무작위로 박스에 담아 팬들에게 하나당 1만 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다. 100개 한정 판매로 진행된다고 밝혀 이른 시간부터 팬들이 야외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팬들은 방역수칙을 지키며 '럭키박스' 구입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상품 구입 후 바로 박스를 열어 안에 들어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기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팬은 "앗싸 유니폼이다"를 외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팬들도 하나씩 박스 물품을 확인하고 슬리퍼나 구단 상품을 하나둘 씩 챙겨갔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 상품을 많이 준비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아무래도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기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라며 '럭키박스' 이벤트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인력을 동원해서 팬들의 방역에도 신경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부천 팬들이 이벤트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이다 ⓒ 스포츠니어스

그동안 부천종합운동장 야외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경우가 많았다. 특히 4월과 5월 즈음 봄철에 경기장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경우는 보통 월미산에서 열리는 '진달래 축제'를 보러 가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다. 경기장 앞에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정작 경기가 열리는 부천종합운동장 내부에는 팬들이 적게 들어왔던 경우가 매년 있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달랐다. 그동안 경기장을 그리워했던 부천 팬들이 시즌 두 번째 제한적 관중 입장을 맞아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번만큼은 진달래가 아닌 부천의 이벤트와 축구를 기대하며 경기장으로 왔다. 마침 부천은 지난 17일 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며 10경기 연속 무승 기록도 깰 수 있었다. 제한적 관중 입장을 앞두고 팬들을 초대하는 분위기를 잘 마련한 셈이다.

'럭키박스' 이벤트는 15분 만에 모든 판매를 마감할 정도로 인기리에 진행됐다. 길게 줄을 서며 기다렸지만 끝내 상품 구입을 못한 팬들도 생겼다. 비록 이번 시즌 부천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산됐지만 부천 선수단은 오랜만에 홈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단단한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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