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아산=김현회 기자] K리그1에서 생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K리그2에서도 승격을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살얼음판을 걷는 이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팀도 있다. 바로 충남아산FC와 안산그리너스다.

두 팀은 나란히 하나원큐 K리그2 2020에서 10위와 9위를 기록 중이다. 18일 경기를 앞두고 충남아산과 안산그리너스는 나란히 5승 6무 12패 승점 21점을 얻은 가운데 다득점에서 충남아산이 앞서며 9위에 올라 있었다. 충남아산은 20골을 넣었고 안산그리너스는 15득점을 했다. K리그2와 K3리그 사이에 승강제도가 아직 실시되지 않는 가운데 이 두 팀은 올 시즌 승격, 강등과는 관련이 없다.

이 두 팀이 18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격돌했다. 이날 K리그 팬 대부분은 승격을 놓고 제주와 경쟁 중인 수원FC의 경기에 집중했다. 또한 부산아이파크와 수원삼성의 경기도 생존 경쟁에는 중요한 승부였다. 포항스틸러스와 울산현대의 동해안더비도 K리그1 선두권 다툼을 위한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당연히 충남아산과 안산그리너스의 K리그2 최하위 탈출을 위한 맞대결은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 두 팀에는 자존심을 건 중요한 승부였다. 비록 K리그1으로의 승격 가능성도 없어졌고 K3리그로의 강등도 없지만 두 팀은 K리그2 9위냐 10위냐에 자존심을 걸었다. 올 시즌 줄곧 최하위권을 유지했던 두 팀은 이 승부에 따라 8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승점 21점의 두 팀은 승점 22점의 FC안양을 위협하고 있었다.

전반전이 0-0으로 끝난 뒤 하프타임 때 만난 충남아산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니어스 유튜브를 통해 조성룡 기자 패션 포기 영상을 재미있게 봤다”면서 “오늘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승부다. 다른 분들은 K리그2 최하위 결정전에 큰 관심이 없겠지만 우리에게 9위와 10위의 의미는 다르다. 제주나 수원FC 같은 팀은 지는 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다르다. 오늘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충남아산 홍보를 담당하면서 구단 SNS도 관리한다. 10위나 9위나 거기에서 거기인 것 같지만 이 관계자는 10위와 9위는 천지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위를 하고 있을 때는 공식 공식 SNS로 ‘주접’을 떨 수가 없다”면서 “우리가 경기에서 이기고 9위로 올라가야 ‘주접’이 가능하다. 이럴 때 ‘눈 부신 김찬’이나 ‘훈훈한 감독님’ 사진 등을 대거 게재해야 한다. 다시 꼴찌로 내려가면 올릴 수 없는 사진을 이때 막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0위와 9위는 구단 분위기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면서 “올 시즌 우리는 가장 높은 순위가 지난 달 2연승을 하면서 기록했던 8위다. 오늘 우리가 승리하면 8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우리에게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오늘 경기에서 이긴 뒤 SNS로 ‘주접’을 많이 떨 수 있었으면 한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날 충남아산은 안산그리너스를 상대로 0-1로 패하며 최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주접'은 잠시 뒤로 미뤄둬야 했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