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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포항=김도연 기자] 포항스틸러스가 두 명씩이나 퇴장당한 울산현대를 완파하고 2020년 마지막 '동해안 더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포항스틸러스는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5라운드 울산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각각 터트린 멀티골에 힘입어 4-0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포항은 리그 8경기 무패 행진(7승 1무)을 기록함과 동시에 4연승의 파죽지세를 이어나갔다. 이 경기 패배로 울산은 같은 날 광주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긴 전북과 승점 동률(승점 54점)을 이루며 우승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홈팀 포항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강현무가 꼈고 강상우, 김광석, 하창래, 전민광이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은 최영준과 오범석이 책임졌으며 좌우 날개로는 이광혁과 팔라시오스가 출격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이승모가 출전했고 최전방에는 일류첸코가 자리 잡았다.

원정팀 울산 역시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홍철, 불투이스, 정승현, 김태환이 백 포 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은 신진호와 윤빛가람이 나섰고 양쪽 측면은 김인성과 설영우가 출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이동경이 지켰고 최전방은 비욘존슨이 책임졌다.

전반 2분 만에 포항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팔라시오스가 측면 돌파 이후에 올린 크로스를 김태환이 걷어냈고 이 공을 그대로 이승모가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정승현의 몸에 맞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강상우가 기가 막힌 크로스를 올렸고 일류첸코가 그대로 머리를 갖다 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포항의 기세는 매서웠다. 전반 16분 일류첸코가 몰고 가던 공을 비욘존슨이 태클로 저지했지만 주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이후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선 강상우가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을 선보였지만 왼쪽 골대 상단 구석을 맞고 튕겨 나왔다. 조현우 골키퍼가 손도 쓸 수 없는 날카로운 궤적이었다.

전반 중후반에도 울산은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해내지 못했다. 되려 앞서고 있는 포항의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37분 오범석이 길게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은 이광혁이 돌파 이후 골문 근처로 침투하던 이승모를 발견해 정확한 대각선 패스를 건넸다. 이를 이승모가 지체 없이 왼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아쉽게 골대를 빗나갔다.

그나마 울산은 김인성의 빠른 발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불투이스가 전방에 위치한 비욘존슨을 바라보고 길게 패스한 공을 비욘존슨이 헤더로 떨궈냈다. 이후 김인성이 침투해 공을 따냈고 왼발 땅볼 슈팅을 시도했지만 강현무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막판에도 비욘존슨이 건네준 공을 김인성이 따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지만 이 역시 강현무에게 막혔다. 이렇게 전반전은 1-0 포항이 앞서가며 종료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울산이 먼저 전술 변화를 꾀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이동경을 불러들이고 주니오를 투입하면서 공격 라인에 무게감을 실었다. 이와 동시에 울산은 비욘존슨을 활용한 원톱에서 비욘존슨-주니오 투톱 조합으로 포메이션을 변화했다. 또 설영우와 김태환의 자리를 맞바꾸며 동점골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반면 포항은 큰 변화 없이 그대로 후반전에 임했다.

후반 11분 울산에 치명적인 변수가 발생했다. 최영준이 최전방에서 침투하던 일류첸코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이 공을 받은 일류첸코가 울산 수비라인을 깨트리고 공을 앞으로 몰고 갔다. 이 과정에서 불투이스가 백태클을 가했고 이를 본 주심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후 포항은 본래 준비하고 있던 첫 번째 교체 카드로 이광혁을 불러들이고 송민규를 투입했다.

후반 16분 울산의 충격적인 두 번째 퇴장자가 발생했다. 정승현의 롱패스를 따내기 위해 비욘존슨과 강상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치열한 볼 경합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선수 모두 넘어졌고 볼이 이미 떠난 상황이었지만 비욘존슨이 강상우의 머리를 발로 가격했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 주심은 VAR을 통해 해당 장면을 다시 살펴봤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울산은 불과 5분 만에 두 명의 선수를 그라운드에서 떠나보내고 말았다. 이에 따라 울산 김도훈 감독은 고민 끝에 전술 변화를 강행했다. 후반 21분 울산은 두 번째 교체 카드로 윤빛가람을 불러들이고 원두재를 투입하며 수비를 보강했다. 대량 실점을 방지하기 위한 울산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후반 25분 포항의 추가 골이 터졌다. 오른쪽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김인성을 앞에 두고 뒤흔들던 팔라시오스가 문전 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을 오범석이 헤더 슛을 시도했지만 김태환의 몸에 맞고 나왔다. 이후 바로 옆에서 자리 잡고 있던 일류첸코가 주저하지 않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고 이 공이 왼쪽 구석에 정확히 꽂히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포항은 골 상황 이전에 교체 투입을 준비하던 팔로세비치를 투입했다. 오범석을 빼고 사용한 두 번째 교체 카드였다.

후반 33분 포항의 세 번째 골이 나왔다. 강상우의 패스를 이어 받은 송민규가 정승현과 김태환을 앞에 두고 그 사이로 전방에 위치한 팔로세비치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전달했다. 팔로세비치는 이 공을 몰고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몰고 들어갔고 왼발 땅볼 슈팅으로 울산의 오른쪽 골대 구석을 갈랐다.

1분 뒤, 포항의 네 번째 골이 터졌다. 후반 44분 강상우가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였다. 이후 문전에서 자리 잡고 있던 팔로세비치가 설영우와의 경합을 가볍게 이겨내고 감각적인 헤더 골을 성공시켰다. 수적 열세에 놓인 울산으로써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후반 36분 울산 김도훈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로 신진호를 불러들이고 이근호를 투입시켰다. 이후 후반 39분 포항 김기동 감독 역시 마지막 교체 카드로 팔라시오스를 빼고 고영준을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후반 막판까지 울산은 포항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정신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포항은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격했다. 이후 추가 골은 더이상 터지지 않았고 후반 추가 시간 3분 이후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2020년 마지막 '동해안 더비'는 포항의 4-0 대승으로 종료됐다.

이날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포항은 14승 5무 6패 승점 47점으로 리그 3위 자리를 지켜내며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했다. 울산은 16승 6무 3패 승점 54점으로 전북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리그 1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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