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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포항=조성룡 기자] 이동경이 동해안 더비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포항스틸러스와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이동경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은 일부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원두재를 벤치에 앉혔고 '골무원' 주니오 대신 비욘존슨을 선발로 기용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비욘존슨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게다가 포항전에서 골을 넣은 기억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동경의 선발이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동경은 한동안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포르투갈 보아비스타 이적을 추진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이 "곧 떠난다"라고 할 정도로 이적에 근접했지만 막판에 틀어지고 말았다. 그는 이적 불발 이후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맹활약했다. 이동경은 "이적이 불발된 것은 이미 지난 일이다"라면서 "이제 울산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조금 민망할 수 있다. 이적이 근접해 팀 동료들과 인사를 하고 짐을 싸서 구단을 떠났다. 그런데 다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다. 팀 분위기에 썩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후 상당히 중요한 '동해안 더비'에서 울산과 김도훈 감독은 이동경을 선발로 전격 기용했다. 예상을 벗어나는 한 수였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이동경에 대해 "이적이 불발돼 오히려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더라"고 귀띔했다. 이동경은 이적이 불발된 만큼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울산 우승을 꼭 만들어보겠다"라고 각오를 새롭게 했다. 이동경의 이적 불발에 대해 팀 동료들도 함께 모여 위로해 이동경의 상실감을 최소화하고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줬다.

여기에 김도훈 감독도 이동경의 능력을 믿기로 했다. 과거와 달리 이동경은 이번 동해안 더비에서 2선 중앙에 배치된다. 얼마 전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이동경이 맹활약할 때의 포지션이다. 벤투 감독도 해당 포지션에 대해 "이동경이 더 편하게 뛸 수 있는 포지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 감독 또한 이동경이 맹활약할 수 있는 곳에 배치했다.

물론 이동경에게 마냥 위로만 한 것은 아니다. 울산의 일부 팀 동료들은 구단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이동경에게 "여기는 보아비스타가 있는 포르투가 아닌데 왜 왔냐. 여긴 울산이다"라는 농담을 던지면서 이동경을 반긴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로 기용된 만큼 동해안 더비 승리를 위해 울산은 이동경의 활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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