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았던 전남과 박준혁의 잊을 수 없는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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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전영민 기자] 전남드래곤즈 선수들과 박준혁에겐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던 하루였다.

전남드래곤즈는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골 폭풍을 몰아치며 4-3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전남(승점 36점)은 단숨에 리그 3위로 도약했다.

이날 전남 전경준 감독은 늘 그래왔듯 베테랑 골키퍼 박준혁에게 골문을 맡겼다. 박준혁은 이번 시즌 리그 전경기에 출전하며 활약 중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는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19골만을 내주며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때때로 불안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전경준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박준혁에게 변함 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날 전남은 전반 1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골 폭풍을 몰아치며 단숨에 경기를 3-1로 뒤집었다. 단순히 득점만 넣은 것이 아니라 경기 내용 역시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는 축구의 격언처럼 이때부터 전남의 잔혹 동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박준혁이 있었다.

박준혁은 전반 31분 어이없는 실수로 추격골을 허용했다. 지나친 여유가 독이 됐다. 자신에게 굴러온 공을 잡아 다음 동작을 이어나가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박준혁은 시간 끌기에 나섰다. 이후 근처에 있던 라스가 박준혁에게 접근했고 박준혁은 라스에게 공을 내줬다. 그렇게 너무나 어이 없이 전남은 실점을 내줬다.

전반 37분 내준 페널티킥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박준혁은 자신에게 온 평범한 백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위기 상황을 자초했고 결국 공을 탈취하려 다가온 라스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후 키커로 나선 안병준이 깔끔한 킥으로 동점골을 기록하며 전남은 3-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전남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준혁은 “전반전 끝나고 선수들이 ‘팀에 많이 공헌했으니 오늘은 우리가 도와주겠다’라고 하면서 옆에서 컨트롤을 해줬다. 그래서 후반전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위축된 박준혁을 다독이며 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 후반 45분을 준비한 것이다.

그렇게 그라운드로 돌아온 전남은 후반 초반부터 수원을 압도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전남은 에르난데스와 이종호를 중심으로 거센 공세를 이어가며 추가골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43분 박찬용의 결승골이 터지며 결국 4-3 극적인 승리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전남은 리그 3위로 올라서며 플레이오프 싸움에서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종료 휘슬이 경기장에 울림과 동시에 전남 수비수들은 박준혁에게 뛰어갔다. 그러면서 경기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을 박준혁을 위로했다. 경기 종료 후 박준혁 역시 “오히려 내 실수가 팀원들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라며 경기를 되돌아봤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았던 전남과 박준혁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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