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의 마지막 ‘병장’들이 떠나며 남긴 말


[스포츠니어스|상주=조성룡 기자] 상주상무의 ‘병장’들이 마지막을 함께하며 추억했다.

상주상무는 1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5라운드 대구FC와의 홈 경기에서 안태현의 선제골과 대구 김재우의 자책골에 힘입어 대구를 2-1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상주는 리그 3연패에서 탈출했다. 특히 상주는 상주에서 펼쳐진 마지막 홈 경기에서 팬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이날 상주는 지난 2019년 4월 22일 입대한 12기 김민혁, 김선우, 김진혁, 박세진, 배재우, 송승민, 황병근의 전역식도 거행했다. 상주의 마지막과 함께 이들 또한 떠나는 것이다. 올 시즌 계속해서 무관중 경기가 이어졌지만 다행히 이들의 전역식에는 관중들이 함께해 작별인사를 건넸다. 상주의 마지막을 함께 한 이들에게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상주는 이들의 마지막을 조금 더 특별하게 기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상주는 사전에 기자들에게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역하는 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라고 귀띔했다. 상주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병장들의 소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건장한 ‘병장’ 7명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들은 “아직도 전역이 실감나지 않는다”라고 입을 모았다. 군생활에 익숙한 것도 있지만 아직 전역이 35일 가량 남기도 했기 때문이다. 지금이 이들에게는 가장 시간이 가지 않을 시기다. 병장들은 “35일이 35년 같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이들은 한동안 휴가 및 외박도 통제된 상황이었다. 더 시간이 가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이제 이 선수들은 마지막 휴가를 기다리고 있다. 국군체육부대장의 달콤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병장들은 “부대장님께서 이번 경기 이후 휴가를 보장해주신다고 약속하셨다”라면서 “그동안 휴가를 쉽게 나가지 못해 답답했다. 하지만 부대장님 덕분에 전역을 앞두고 휴가를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뻐했다.

병장들은 군 생활을 추억하면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입대하고 첫날 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불침번을 서면서 ‘내가 누구고 여기 왜 와있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후회되는 시간은 아니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상주에서의 군 생활이 참 감사한 시간이다. 밖에서 누군가 쉴 때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

이제 김천으로 가게 되는 상무에는 이들의 후임 밖에 없다. 그들은 후임을 향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시즌 중에도 군인의 본분을 다하느라 컨디션 관리하기 힘들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 답게 좋은 모습을 보이더라”면서 “후임들이 우리가 없어도 잘할 것 같다. 다만 경기대장님과 부대장님께 잘해야 한다. 그래야 더 편한 군 생활이 된다. 군 생활 더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원소속팀인 대구와 경기를 한 김진혁은 이미 대구 선수들에게 군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 모양이었다. 그는 “경기 전에 선수들을 만나 ‘미필’ 선수들에게 격려해줬고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들에게는 ‘말 섞지 않겠다’라고 하고 왔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김우석은 꼭 군대에 와야한다. 여기 와서 정신 좀 차리고 제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상주에서의 1년 7개월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좋은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를 뛸 수 있는 것에 너무나도 기쁘다. 상주상무의 역대 최고 성적을 우리가 일조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이제 소속팀에 돌아가면 더욱 좋은 모습으로 팬들께 인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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