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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김도연 기자] 안양 김형진의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을 더욱 빛낸 한 팬(?)의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FC안양과 부천FC1995와의 경기 시작 전에는 특별한 기념식이 열렸다. FC안양의 부주장인 김형진이 지난 19일에 열린 20라운드 전남과의 경기에서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양 팀 선수단은 킥오프 전 김형진의 100경기 출전을 축하하기 위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 같은 김형진의 100경기 출전 뒤에는 따뜻한 사연이 숨어있었다. 얼마전 안양 구단 사무실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이 김형진의 팬이라며 김형진의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을 축하하기 위해 훈련장에 '커피차'를 쏘고 싶다는 전화였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김형진에게는 훈련장에 커피차를 보낼 정도로 관계가 깊은 팬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안양 관계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걸려온 전화번호 뒷자리를 적어둔 뒤 김형진에게 찾아가 '여자친구 휴대폰 번호 뒷자리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안양 구단 관계자는 "평소 선수들의 팬들이 누군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며 "김형진이 이런 큰 축하를 보낼 정도의 팬이 있었나 잠시 생각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축하를 보내려고 한 것이지 않을까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의아한 김형진은 안양 관계자를 향해 "왜 알려달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안양 관계자는 위와 같은 상황을 설명했고 대답을 얻어낸 그는 통화 속 주인공이 바로 김형진의 여자친구가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안양 관계자는 "이후 구단에서 그녀의 이벤트를 흔쾌히 허락했고 훈련장에 정말로 커피차가 왔다"며 "김형진과 선수단 전체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끝난 뒤 커피 타임을 즐겼다"고 전했다.

그녀의 축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단과의 전화 통화에서 커피차를 보내겠다는 것 뿐만 아니라 김형진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보냈다. 안양 관계자는 "구단에서 그녀의 요청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며 "이후 그녀가 김형진의 이름으로 아동양육시설인 '안양의 집'에 필요한 물품을 사서 보내는 방법으로 따뜻한 기부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형진의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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