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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상주=김현회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K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상주상무 팬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는 상무상무와 전북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경기가 열렸다. 올 시즌 4위에 올라 있는 상주상무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전북과 펼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김태완 감독은 이 경기에서 주축인 문선민과 권경원, 황병근을 아예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원소속팀인 전북과의 경기에서 부담을 느낄 문선민을 빼고 경기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었다.

올 시즌 K리그는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주상무의 홈 경기장인 상주시민운동장 S석 뒤편의 언덕에는 관중이 몰리고 있다. 상무가 상주를 연고로 한 경기는 올 시즌이 마지막이어서 무관중 경기여도 언덕 위에서 관전하는 관중에 대한 문제 제기는 딱히 없었다. ‘올 시즌이 마지막이니 거리두기가 이뤄진다면 이 정도는 넘어가자’는 의식이 꽤 많았다. 언덕에 모인 관중도 서로 거리를 두고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구단에서도 “무관중 경기에서 우리가 제지할 수 있는 건 경기장 내부에 들어오는 관중 뿐”이라면서 “경기장 밖에서 관람을 하는 건 우리의 통제 밖이다. 언덕 위의 관중이 거리두기를 잘 하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상주 뿐 아니라 몇몇 구단에서도 경기장 외부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일이 제법 벌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 거리두기가 이어지면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에도 약 20여 명의 관중이 언덕으로 몰려 들었다. 상대가 스타 군단 전북이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임에도 관중이 모이는 걸 방치하다보니 도가 지나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매 경기 언덕 위를 지켜보면 거리두기가 점점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날 경기가 열리자 언덕 위 관중은 촘촘히 붙어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무관중 경기의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었다.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날 두 팀이 0-0으로 전반전을 마치고 라커로 들어간 상황에서 경기장 밖 언덕 위 관중의 일부가 초대형 깃발을 들고 등장한 것이다. 이 관중은 언덕 위에서 초대형 깃발을 펄럭이며 응원에 돌입했다. 이 깃발은 경기장 내부에서 보기에도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이 관중은 힘차게 깃발을 돌리면서 상주상무를 응원했다.

이후 주변 인물들의 제지로 이 초대형 깃발은 사라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응원 도구까지 소지한 채 경기장 밖에 모여 응원하는 팬들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 팀이 곧 연고지를 떠난다고 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언덕 위 관중까지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더군다나 초대형 깃발까지 동원한 응원은 무관중 경기 지침을 명백히 위반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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