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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명재영 기자] 타가트가 오랜만에 푸른 날개를 시원하게 펼쳤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33라운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열렸다. 수원은 이날 타가트가 전반 13분, 후반 17분, 후반 추가시간에 세 골을 터트리며 해트트릭을 기록해 후반 8분 박주영의 한 골에 그친 서울을 3-1로 꺾고 리그 2연승을 달렸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5년 넘게 이어져 오던 슈퍼매치 징크스를 끊어냈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타가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 팀의 경기력이 아주 훌륭했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신 다음부터 매 경기 좋아지는 모습이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오늘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여러 차례 득점을 할 수 있었다"고 승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타가트의 해트트릭 여부는 경기 후에 확정됐다. 후반 17분에 터진 두 번째 골이 당초 서울 고광민의 자책골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기록이 경기 후에 정정되면서 타가트의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타가트는 "해트트릭으로 바뀐 사실을 알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며 "다른 팀이 아니라 서울을 상대로 이런 기록을 완성해서 기분이 더욱 좋다.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리그에서 19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던 타가트는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초 일정이 꼬이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가트의 기록은 18경기에서 5골에 불과했다. 타가트는 "올해는 특히 힘든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도 힘들었지만 팀도 아쉬운 순위에 있다. 그러나 새 감독 부임 이후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된다. 특히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과 퍼포먼스가 나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타가트는 이날 한석희와 투톱을 이뤘다. 최근 한석희가 선발급 자원으로 도약하면서 타가트와 짝을 맞추는 시간이 늘어났다. 지난 경기들 중에서는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한석희와 타가트가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 중계방송에 포착되기도 했다. 타가트는 한석희와의 호흡에 대해 "한석희는 좋은 친구다. 영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좋은 퍼포먼스를 위해 경기 중에는 다소 거친 대화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는 프로의 세계다. 오늘은 한석희가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훌륭한 선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타가트는 팬들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했다. 타가트는 "축구를 하며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역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뛰는 것이다. 올해 상황을 통해 팬들에 대한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특히 우리 수원 팬들은 선수들만큼 승리에 대한 의지가 불타는 최고의 팬들이다. 팬들이 없어서 집중이 안 될때도 있지만 모두가 다시 좋아질 미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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