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수원=조성룡 기자] 과연 찰리와 축구부활공장은 가동할까.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수원삼성과 FC서울의 경기 전 수원 팬들이 N석에 여러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대부분 수원을 응원하는 문구다. '백 마디의 말보다 결과로 증명해', '푸른 옷깃을 세워라', '영광스런 그 날까지 우린 함께해'라는 문구가 기존의 걸개와 함께 걸려있다.

수원의 N석은 한동안 구단을 성토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수원의 부진이 길어지고 새로운 감독 선임이 늦어지자 팬들은 '성적도 파탄 운영도 파탄 우리의 심정도 파탄'이라는 걸개를 비롯해 여러 문구로 구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때는 경기장 안 뿐 아니라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으로 출입하는 도로변에도 걸개가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건하 감독 부임 이후 팬들의 여론은 급속도로 바뀌는 모양새다. 박 감독은 수원의 전설 출신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에도 팀에 대한 충성심으로 유명했다. 과거 옷깃을 세우는 골 뒤풀이로 유명했던 박 감독은 팬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있다. 박 감독 부임 이후 수원의 경기력도 빠르게 안정되는 모양새다. 박 감독 부임 이후 수원은 세 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걸개는 역시 '찰리와 축구부활공장'이라는 문구다. 과거 박 감독은 선수 시절 외국인 선수들이 박 감독의 이름을 부르기 어려워해 대신 '찰리박'이라고 그를 불렀다. 찰리박이라는 애칭은 곧 박건하의 또다른 이름이 됐다. 팬들은 '찰리박'에서 착안해 영화 '찰리와 초콜릿공장'을 패러디한 '찰리와 축구부활공장'이라는 문구로 승리를 기원했다.

어쨌든 수원의 축구가 '찰리박'의 손에서 부활하기 위해서는 이번 슈퍼매치 승리가 절실하다. K리그의 대표적 라이벌 경기로 꼽히는 슈퍼매치에서 수원은 최근 18경기 동안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이 19번째 도전이다. 게다가 수원의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이번 경기 승점 3점이 필요하다. 많은 것이 걸린 경기다.

이번 경기에서 수원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타가트와 한석희가 투톱으로 나서고 좌우에 김민우와 김태환이 배치됐다. 중원에는 박상혁과 고승범이 나섰고 수비형 미드필더에 한석종이 기용됐다. 백 스리 라인은 양상민과 민상기, 그리고 장호익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양형모가 선발로 낙점 받았다.

서울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슈퍼매치 이틀 전 김호영 감독대행이 자진사임하며 현재는 박혁순 코치가 감독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다. 박 대행은 선발 라인업에 '대행 박혁순'이라고 서명하며 이번 슈퍼매치의 지휘봉을 잡았다. 절박한 수원 앞에 상황이 썩 좋지 않지만 서울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파이널B에서 K리그1 생존 확정에 단 승점 1점만 남는다.

서울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전방에 박주영이 원톱으로 출격했고 그 밑에 정현철이 배치됐다. 좌우에는 한승규와 조영욱이 나섰고 오스마르와 김원식이 중원을 맡았다. 좌우 풀백에는 고광민과 윤종규가 출전했고 센터백은 김남춘과 황현수 조합으로 나선다. 골키퍼 장갑은 양한빈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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